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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의 드라마화가 발표되면서부터 수없이 회자된 문제의 노출 수위 화제작 '금붕어 아내'는 예의 섹스 신으로 포문을 연다. 아내를 두고 여러 여자와 혼외 관계를 맺는 남자의 적나라한 섹스 신으로 시작한 작품은 매회 수위 높은 노출 장면을 선보인다.
화제의 원작을 TV시리즈로 만든 넷플릭스 오리지널 '금붕어 아내'는 일본판 '부부의 세계', '위기의 주부들'이라 할 수 있다. 꽃처럼 다소곳하고 부유한 여성들이 품위있는 모습으로 모임을 갖는 고급 멘션. 부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이곳의 입주민들은 제각각의 사정으로 부부 사이에 위기를 겪고 있다.
8부작으로 구성된 '금붕어 아내'의 주요 등장인물은 이 고급 아파트에서도 최고층 펜트하우스에 사는 사쿠라와 타쿠야 부부다. 유명 미용실을 운영하는 이들 부부는 아내의 생일에 남편이 성대한 파티를 열어주는 등 겉으로는 행복한 척 하지만 사실 오래전부터 관계가 어그러진 쇼윈도 부부다. 아내의 생일에도 다른 여자와 섹스를 하고, 불륜녀는 사쿠라의 향수를 뿌리고 보란듯이 "골든 로즈예요"라며 사쿠라의 앞에서 향수 이름을 말하기도 한다.
오래전 소녀를 구하다 입은 부상으로 어깨를 다친 사쿠라는 가위를 잡을 수 없게 됐다. 이후 자신을 퇴물 취급하며 바람을 피우는 남편에게 소극적인 모습으로 의존해왔다. 사쿠라의 생일 파티에서 아파트 거주민인 점성술사는 "금붕어는 풍수지리적으로 번영을 상징하지요"라며 "금붕어처럼 무언가 애정으로 보살필 대상이 있으면 부부관계가 개선된다"고 조언한다. 점성술사의 말은 드라마의 제목인 '금붕어'에 대한 여러 상징을 담고 있다. 삐걱거리는 부부관계를 되돌리기 위해 애정을 쏟을 공통의 무언가가 절실했던 그녀들. 그들에게 금붕어는 위기의 부부사이를 회복시킬 무엇인가였을지도 모른다.

남편의 폭력을 피해 집을 나온 사쿠라는 앞서 만난 금붕어 가게 청년 하루토를 찾아가 그의 따뜻한 애정과 보살핌을 받는다. 사실 하루토는 사쿠라를 보자마자 과거 자신의 여동생을 구해준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고 그녀에 대한 사랑을 키워왔다. 하루토와 하룻밤을 보내고 그의 가게에서 함께 지내며 웃음을 찾는 사쿠라. 이후 사쿠라는 남편의 폭력과 무시에 길들여진 자신을 돌아보며 "금붕어는 강인하죠. 어항밖으로 나온다해도 침착하게 헤엄을 칠 수 있잖아요. 저도 이제 금붕어처럼 강인해져야 해요"라고 각성한다.
하루토의 살뜰한 애정을 받는 금붕어를 바라보며 "금붕어가 부러웠어요. 누군가에게 나도 그런 보살핌을 받고 싶었어요"라며 흐느끼는 사쿠라의 본심을 '금붕어 아내' 속 여러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아내들의 속마음을 대변하는 말이라 할 수 있다.
1편은 사쿠라와 타쿠야, 하루토의 에피소드로 이뤄져있다. 이후에는 아파트 주민들의 은밀한 사생활을 그리며 매 에피소드마다 화끈한 베드 신, 자극적인 불륜 스토리를 이어간다. 남편과의 관계에서 무료함을 느끼다 어느날 걸려온 전남친의 전화를 받고 그와의 자극적인 섹스에 빠지는 여자('외주아내' 편). 자유분방한 전남친에게 지쳐 안정적인 남자를 선택해 결혼했지만 다시 전연인의 매력에 빠져든 여자는 죄책감에 괴로워한다. 그녀에게 점성술사는 "트윈레이를 만났군요"라고 의미심장하게 말한다. "사람이 태어나면 영혼이 둘로 갈라지는데 갈라진 반쪽이 트윈레이, 바로 영혼의 동반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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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은 거부하면 할수록 자석처럼 끌려가는 여자의 심리와 죄책감을 반감시키는 위로처럼 들리기도 한다. 이밖에도 성공에만 목을 매며 한때 함께 인생을 달렸던 아내가 점점 생기를 잃어가는 것을 몰랐던 남자의 반성('러닝메이트 아내' 편)과 8년 동안 아이를 갖기 위해 노력했지만 실패했던 부부가 남편의 후배를 끌어들여 사그라진 성욕을 다시 점화시키는('도시락 아내' 편) 그야말로 막장 스토리도 등장한다.
작품의 말미 다시 남편에게 돌아간 사쿠라의 선택에 답답했던 가슴은 하루토와의 재회를 암시하는 사이다 결말로 해소된다. '금붕어 아내'는 일본 드라마 특유의 감성적이면서도 느린 전개가 다소 지루하게 느껴지지만, 화끈한 노출 수위로 단점을 일정 부분 상쇄시킨다.
꽃미남 시절의 안도 마사노부를 생각하면 세월을 정통으로 맞은 그의 모습(게다가 폭력남편에 불륜남이라니)이 무상하게 다가온다. 가수와 배우로 모두 성공을 거둔 시노하라 료코, 하세가와 료코, 마시마 히데카즈, 이와타 다카노리 등이 출연하며 무엇보다 화끈한 노출 신과 섬세한 아내의 감성을 연기한 여배우들의 '하드캐리'가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