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엔블루의 가장 그리운 그때 [인터뷰]

씨엔블루의 가장 그리운 그때 [인터뷰]

한수진 ize 기자
2024.10.16 09:38
씨엔블루 / 사진=FNC엔터테인먼트
씨엔블루 / 사진=FNC엔터테인먼트

밴드 씨엔블루가 3년 만에 새 앨범을 냈다. 팬들의 짙은 기다림과, 멤버들의 부푼 설렘이 담긴 이번 신보는 미더운 음률들로 중첩돼 있다. 그리움을 회한하며 애잔한 감성을 끝없이 항해하는 신보 타이틀곡은 지금 계절에 듣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씨엔블루는 지난 14일 미니 10집 ‘X’를 발매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이들의 무려 3년 만에 새 앨범이자, 열 번째로 내놓은 미니라는 점에서 멤버들에게 의미 있는 앨범이다. 그 때문에 신보에 실린 6트랙 모두가 이전처럼 멤버들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특히 씨엔블루의 곡 작업을 도맡아왔던 정용화뿐만 아니라 강민혁과 이정신도 곡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리며 팀의 음악색을 짙게 드러냈다.

“‘X’는 10집다운 앨범이라고 설명하고 싶어요. 지금까지 씨엔블루를 하면서 저희의 노하우도 있을 거고 새로운 도전도 있을 거잖아요. 그런 것들이 집약체처럼 담긴 앨범이에요. 처음엔 정규 앨범을 낼까 생각했는데 알맹이 있는 앨범을 만들기 위해 미니로 나오게 됐어요. 15년 동안 활동하면서 앞으로도 계속 저희가 해낼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는 앨범이에요.”(이정신)

“왠지 모르게 7, 8 이런 숫자에 의미를 부여하진 않잖아요. 그런데 뒤에 0이 붙으면 더 의미 있게 느껴지고 챙기게 되는 것 같아요. 10, 20처럼요. ‘X’는 이후에 낼 또 다른 0집으로 가기 위한 시작인 것 같아요. 다시 내딛는 발걸음이라는 느낌이 들어요. 이제 열 번째가 됐으니까 스무 번째를 위해 열심히 달려가자는 마음이 들게 하는 앨범이에요.”(정용화)

“10집이라는 앨범 자체에서 그간의 연륜을 담은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앨범 같아요. 10이라는 숫자가 엄청 거대하고 많이 쌓아 올린 것 같지만 밴드에는 한창 때의 앨범이라 청춘이 새 시작을 알리는 앨범 같아요.”(강민혁)

씨엔블루 / 사진=FNC엔터테인먼트
씨엔블루 / 사진=FNC엔터테인먼트

‘X’는 많은 시간을 지나온 씨엔블루의 현재를 나타내는 앨범이자, 변치 않는 존재감을 보여주는 앨범이다. 씨엔블루라는 이름을 견고하게 만든 지난 시간, 그리고 여전히 건재한 그룹임을 증명하는 씨엔블루의 단단함이 6개의 트랙에 잘 녹아있다.

타이틀곡 ‘그리운건 그대일까 그때일까(A Sleepless Night)’는 독특한 휘슬 소리의 도입부가 인상적인 미디엄 템포 록 장르의 곡이다. 하상욱 시인의 ‘그리운건 그대일까 그때일까’ 구절을 인용한 이 곡은 헤어진 연인에 대한 기억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반복되는 추억과 그리움이 여전히 맴도는 상황을 그린다. 감수성 짙은 정용화의 보컬과 강민혁, 이정신의 풍부한 밴드 사운드가 한 번 들으면 잊히지 않는 짙은 울림을 준다.

“우연히 하상욱 시인의 ‘그리운건 그대일까 그때일까’ 캘리그라피를 보게 됐어요. 그 구절을 보자마자 생각이 많아지더라고요. ‘그리움은 뭘까?’라는 생각을 하다가 사람을 그리워하는 건지 그때를 그리워했던 건지 여러 상념에 꽂혀서 곡을 쓰게 됐죠. 아무래도 유명한 글귀이다 보니까 회사를 통해 하상욱 시인과 연락해 먼저 글귀 사용을 허락받았어요. 다른 분의 글귀에 영향을 받아서 곡을 쓴 건 처음이어서 걱정했는데 흔쾌히 허락해 주셔서 감사했죠. 하상욱 시인이 곡 제목 중 ‘그리운건’에서 ‘그리운’과 ‘건’을 띄어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주셔서 4글자씩 ‘그리운건 그대일까 그때일까’로 짓게 됐어요.”(정용화)

그리움을 노래한 만큼 멤버들이 씨엔블루로서 가장 그리웠던 그때도 궁금해졌다.

“개인적으로 데뷔했을 때가 제일 그리워요. 그때 워낙 시간이 빨리 지나갔어요. 1등에 대한 자각도 없었고요. 정신없이 지나가 버린 그때의 시간이 그리워요.”(이정신)

“저도 처음 앨범 냈을 때요. 녹음하고 처음 모니터 음원을 받아서 딱 들었을 때 정말 설렜어요. 녹음한 걸 세상에 빨리 들려주고 싶은데 앨범 발매 시기는 아직 멀어서 일부러 차에서 녹음 음원을 크게 틀고 홍대 거리를 몇 바퀴씩 돌고 그랬죠.(웃음) 그때는 정말 순수하게 음악을 한 것 같아서 그리워요.”(정용화)

“저도 형들과 같아요. ‘외톨이야’ 작업했을 때랑 활동했을 때가 가장 그리워요. 아무것도 몰랐던 스무 살이 활동하고 1등을 했을 때 모든 게 신기했어요. 그래서 새로운 앨범을 낼 때마다 그때랑 비교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때랑 지금이랑 비슷한 느낌인가?’, ‘ 이 노래 잘될 것 같다’ 하면서 기대를 했거든요. 이번도 그런 마음이었고요.”(강민혁)

씨엔블루 / 사진=FNC엔터테인먼트
씨엔블루 / 사진=FNC엔터테인먼트

‘X’에는 타이틀곡 ‘그리운건 그대일까 그때일까’ 외에도 귀에 착 감기는 트랙들로 가득하다. 몽환적인 느낌의 ‘BAD BAD(배드 배드)’, 기타 리프와 드럼 사운드가 특징인 ‘RACER(레이서)’, 감성적인 보컬이 돋보이는 ‘가장 사랑했던 너에게(To. My Love)’, 이정신의 자작곡 ‘Personal Color(퍼스널 컬러)’와 강민혁의 자작곡 ‘Tonight’(투나잇)까지 수록곡들의 감상이 다채롭다. 특히 피지컬 CD에만 수록된 'SKIT(스킷)’은 목소리로만 이뤄진 트랙인데, 자신들의 이야기를 소박하게 털어놓는 멤버들은 유쾌함이 인상적이다.

“밴드 붐이고 하니까 음악 방향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런 걸 어떻게 맞춰가야 할지 고민하다 보니 앨범 발매가 늦어진 것 같아요. 한동안은 밴드의 섹션을 잡는다거나 리얼 악기의 소리를 부각하기보다는 다른 가공된 소스를 더 넣어서 신나게 만드는 것에 치중했던 면이 있었는데 ‘X’에는 조금 더 원초적인 밴드 음악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서 그런 방향으로 작업했어요.”(정용화)

2010년에 데뷔한 씨엔블루는 어느덧 15년 차가 됐다. 많은 앨범을 냈고 많은 무대에 올랐다. 어떤 곡들은 크게 사랑받았고, 그렇지 못한 곡들이 생길 때면 고민과 성장도 함께 키웠다. 그렇게 15년간 음악을 하며 이들이 지켜온 오늘날은 음악에 대한 사랑이었다. 그리고 이들이 앞으로 지켜낼 것도 이것이 중심이다.

“저희의 음악은 팝이 가미된 밴드 사운드라고 생각해요. 팝에 가까운 밴드 사운드를 했을 때 가장 잘 어울린다고 느끼고, 캐치한 멜로디를 했을 때 대중들이 호응해 주신다는 걸 느꼈어요. 많은 분이 쉽게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씨엔블루하면 캐치한 밴드 음악을 하는 팀이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특히 저희끼리의 만족보다는 저희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자랑스럽게 느꼈으면 하는 게 더 큰 목표예요.”(정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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