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겉은 평범해 보이지만 남들과는 다른 욕망을 가진 여자가 있다. 남들이 보기엔 그럭저럭 보통의 삶을 살아가는 첼리스트다. 그런데 그의 앞에 선배의 남자가 나타난다. 갖고 싶을 만큼 매력적이고, 이는 여자의 욕망을 끓게 한다. 단둘이 있게 되자 순식간에 욕정이 불타오르고, 결국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는다. 그런데 이 모습을 선배가 지켜보고 있었다.
오케스트라와 화려한 집을 배경으로, 비릿한 정서를 담아낸 영화 ‘히든페이스’(감독 김대우, 제작 스튜디오앤뉴·보이드)는 이 여자 미주(박지현)의 의뭉스러운 얼굴로 극적인 재미를 갖는 작품이다. 사라진 줄 알았던 수연(조여정)이 비밀의 공간 밀실에 갇힌 채 성진(송승헌)과 미주(박지현)의 애정 행각을 목격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히든페이스’가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은 건, 바로 미주 역 박지현의 파격 정사신 때문이었다. 전작(‘재벌집 막내아들’, ‘앵커’ 등)을 통해 도회적이고 강인한 이미지가 강했기에 ‘히든페이스’ 출연은 많은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노출이 전제된 작품이기에 출연하기까지 고민이 있었을까 싶었지만, 박지현은 ‘히든페이스’ 대본을 읽자마자 출연 의지가 불타올랐다. 노출은 신경 쓸 사안도 아니었을 만큼 스토리 자체에 매료됐고, 그 선택에 후회가 없을 만큼 현장에서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대본을 읽었을 때 스토리가 정말 좋았고, 미주라는 캐릭터를 정말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글 대본을 봤을 때 상상이 많이 되는 영화였죠. 홀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서 ‘내가 하면 이렇지 않을까?’ 했죠. 제가 표현한 미주가 보고 싶었어요. 노출에 대해선 크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대본을 읽고 미주가 저랑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만 했었거든요. 운명 같은 게 있나 봐요. 미주는 제가 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사라진 수연을 대신해 성진의 오케스트라 첼리스트로 합류한 뒤, 욕망에 따라 행동하는 미주는 굴곡진 서사를 따라 극에서 보여주는 모습도 변화무쌍하다. 박지현은 욕망에 충실한 미주의 자취를 따라 작위적이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이 같은 변화를 담아냈다.
“미주가 가지고 있는 양면성의 간극을 일부러 넓히려고는 안 했어요. 저만해도 가지고 있는 성격이 되게 다양해요. 단면적으로 단정지을 순 없다고 생각했죠. 미주는 본인의 욕망에 본능적으로 충실한 캐릭터라고 느꼈어요. 특히 본인이 사랑했던 사람이 자신을 배신했다고 느꼈을 때 욕망에 충실한 인물이기에 분노를 더 크게 느끼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런 행동들이 따라온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미주가 되게 부러웠어요. 욕망하는 대로 행동할 수 있는 점이요. 실제로는 그런 삶을 살기 쉽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게 살면 사실 안 되고요(웃음). 캐릭터를 부러워하면서 이해가 자연스럽게 됐어요.”
‘히든페이스’는 박지현, 송승헌, 조여정 세 배우가 이끌어가는 작품이다. 그 때문에 감정 흐름이 셋을 통해 이뤄지고, 같이 붙는 신도 많다. 박지현은 자신과 경력 차이가 상당한 송승헌, 조여정과의 호흡에서 많은 걸 배웠고, 또 감사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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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헌 선배와의 만남에 처음엔 긴장했어요. TV에서만 보던 선배님이랑 함께 연기하는 거니까(웃음). 그런데 성격이 재밌으세요. 유머 욕심도 많으시고요. 그런데 그 유머 코드가 저랑 잘 맞아요. 그래서 그런지 금방 편해졌어요. 유하게 대해주신 데다가 워낙 동안에 잘 생기셔서 정말 편하게 연기했어요. 조여정 선배는 저보다 훨씬 경력이 많으시지만, 현장에서는 수연 그 자체로 보였어요. 평소에도 수연이가 미주를 대하듯 애정있게 대해주셨거든요. 되게 노련하다고 느꼈어요. 저는 아직 현장 경험이 많지 않기도 하고 저 빼고 다른 선배님들과 감독님은 여러 번 호흡을 맞췄다 보니 저도 모르게 긴장했었나 봐요. 먼저 저의 긴장을 눈치채 주시고 보살펴 주셨어요.”
박지현에게 ‘히든페이스’는 “기억하는 현장 중에 가장 애정이 넘쳤던 현장”이기도 했다. 현장에서 부대끼는 모든 인원 간의 애정과 배려가 가득했고, “과정에서 많은 걸 배운 작품”이었다. 때문에 흥행에 대한 욕심이나 큰 꿈조차 꾸지 않았다. 다만 “많은 분이 봐주셨으면 좋겠다”라며 수줍게 바람을 내비쳤다.
“‘히든페이스’를 통해 순수한 이미지를 쌓았다고 생각해요. 가족들이 시사회에 왔었는데 제 모습이 새로워서 좋았다고 하더라고요. 지금까지는 성숙한 역할을 많이 연기했는데 ‘히든페이스’에서는 교복 입은 모습이나 날 것 같은 화술, 또 성숙하지 않은 느낌이 있어요. 도전은 늘 재밌어요. 상상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서 해보지 않았던 걸 시도하는 걸 좋아해요. 저라는 사람이 투영될 수밖에 없어서 매번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어렵지만 그렇게 봐주셔서 늘 감사해요.”
/사진=스튜디오앤뉴, 솔레어파트너스(유), N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