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이 300회를 돌파했다.
출연자 인터뷰 포맷의 정통 토크쇼로는 거의 유일하게 예능 시청률 순위 상위를 지켜 왔고 마침내 300회라는 금자탑을 쌓게 됐다. 유재석이라는 최고의 토크 진행자와 조세호의 맛깔 나는 도우미 역할, 그리고 ‘자기님’이라 칭하는 인터뷰 대상을 흥미롭게 선정하고, 재미와 감동을 다 잡는 인터뷰 구성 주역인 제작진까지 관계자 모두가 힘 합친 결과다.
2018년 8월 시작된 ‘유퀴즈’는 초기 일반 시민 길거리 인터뷰 형식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영향으로 출연자를 섭외해 제한된 공간에서 진행하는 스튜디오 토크쇼 형식으로 변모했다. 이 과정에서 과거 형식을 그리는 팬들의 아쉬움도 있었지만 탁월한 토크쇼 운영으로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볼 수 없는 출연자들을 독보적으로 만나는 특별한 예능이 됐다.
예능의 웃겨야 하는 부담을 힘들어하는 톱스타, 학자 기업가처럼 화제의 인물이지만 방송이 익숙하지 않은 이들이 ‘유퀴즈’로 몰려 왔다. 언론의 대대적 관심을 받지는 못하더라도 사회 곳곳에서 소박하지만 의미 있는 일을 해내는 소시민들을 발굴해 심도 있게 조명해주는 긍정적 역할도 해왔다.

지난 2일 300회, 9일 301회 두 주에 걸쳐 펼쳐진 ‘300회 특집’은 ‘유퀴즈’의 발자취를 요약해 보여줬다. 할리우드와 한국의 톱스타 스칼렛 조핸슨과 이효리가 모습을 보였다. 뮤지컬 토니상 6관왕의 주인공이지만 좀처럼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힘들었던 박천휴 작가를 섭외해 ‘유퀴즈’ 출연자만의 노출 희귀성을 자랑했다.
수박 농사를 짓다 우주공학자가 된 공근식 박사 등 화제성 출연자 발굴 능력도 확인시켜줬다. 그리고 초기 거리 인터뷰 시절 화제가 됐던 ‘샤넬 미용실’ 자기님들을 다시 만나 초심도 잊지 않고 있음을 전했다.
300회 축제를 화려하고 성대하게 치를 만큼 좋은 토크쇼로 우뚝 섰지만 늘 말끔했던 것은 아니었다. 방송에서 긍정적으로 소개한 출연자 실상이 알고 보니 논란이 있던 경우도 있었고 자료 화면의 무단 사용 문제도 있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출연했을 때는 정치적 중립을 선택적으로 적용한다는 논란으로 가장 큰 위기를 맞기도 했다.
현재는 2023년 2월 방송 중단 해프닝 이후 큰 잡음 없이 최고의 토크쇼 위상을 잘 지켜나가고 있는 상황. 인터뷰 토크쇼가 논란에 빠지는 경우는 대개 출연자의 화제성에 매몰될 때이다.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 좋다고 출연자의 화제성에만 매달리다보면 방송국은 수사기관이 아니니 검증 한계가 있고 그러다 숨겨졌던 부정적 측면들이 방송 후 드러나 문제가 된다.
그런 측면에서 축제를 끝내고 다시 400회를 향해 발걸음을 떼는 16일 302회 출연진은 의미가 있어 보인다. 뇌과학자 장동선 박사, 대장암 전문의 박규주 교수, 코요태가 출연했는데 이날 출연진은 멤버들의 결혼 이슈가 있는 코요태를 제외하면 화제성 보다는 정보 제공 측면이 강한 구성이라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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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박사, 박 교수는 각각 뇌 과학과 대장암 분야에서 알려진 인물이기는 하지만 이날은 이들의 화제성에 초점이 맞춰지지 않았다. 그보다는 AI 시대 뇌 활용 관련된 이야기와 대장암에 대한 다양한 정보 전달이 방송 시간 대부분을 차지했다. 물론 두 박사의 가족과 일 관련한 에피소드들이 감성을 자극하는 순간들도 있었지만 정보 제공 비중이 두드러졌다.
어쩌면 준비된 화제성 인물들을 특집인 300, 301회에 몰아 써서 302회는 정보 전달 위주로 풀어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전에도 화제성 인물을 다룰 때 정보 전달 측면이 어느 정도는 동반됐다.
정보 제공 비중이 유달리 커진 느낌이었던 302회는 특집이었던 300, 301회가 3%대에 머문 것에 비해 4%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23일 303회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 상품기획팀장, 청주여자교도소 교도관, 난치병 투병한 마라토너 이봉주이 출연했는데 국립중앙박물관 경우 정보 제공 측면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다시 화제성으로 기울어진 분위기였다.
‘유퀴즈’의 300회 이후 방향성은 302회에 힌트가 있는지도 모른다. ‘유퀴즈’는 이미 토크쇼로는 독보적이 됐고 출연자의 화제성을 극대화하는 능력은 더할 나위 없다. 지금까지도 소흘하지는 않았지만 정보 제공 기능이 좀 더 강화돼 화제성과 균형을 잘 맞춘다면 완성도가 더 나은 토크쇼가 되지 않을까 싶다.
최고에게는 더 많은 기대가 뒤따른다. 최고의 토크쇼 ‘유퀴즈’의 300회 돌파를 축하하며 더 멀리, 더 오래 가기를 기원한다.
최영균(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