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유의 어색함 캐릭터성으로 승화
임성한 작가 독특한 세계관과 기묘한 시너지

배우 정이찬이 특유의 어색함을 캐릭터성으로 승화하며 안방극장에 묘한 몰입감을 선사하고 있다. 임성한 작가의 파괴적이고 독특한 세계관이기에 가능한 기묘한 시너지다. '닥터신' 속 임 작가의 화법을 빌려 표현하자면 '신박스럽고, 찰떡스러운' 매력이다.
정이찬은 TV조선 주말미니시리즈 '닥터신'(극본 피비(임성한), 연출 이승훈)에서 독보적인 실력을 지닌 누아 병원 신경외과 원장 신주신을 연기하고 있다. 그는 4회까지 방송된 드라마의 서사 중심을 이끌며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극 중 신주신은 자신의 연인인 모모(백서라)와 예비 장모 현란희(송지인)의 뇌를 맞바꾸는 전무후무한 수술을 감행하며 비극의 서막을 열었다. 하지만 수술 후 깨어난 모모(현란희 뇌)가 예비 장모의 말투와 태도를 고스란히 보이자 스스로 불러온 파국 앞에 혼란에 빠졌다.
신주신이 마주한 상황은 더욱 가혹해졌다. 그는 모모의 행적을 캐는 기자 금바라(주세빈)의 누아 재단 보육원 출신 이력을 약점 삼아 서늘한 압박을 가했으나, 도리어 예상치 못한 폭로 기사가 터지자 "은혜를 원수로 갚아?"라며 매서운 분노를 표출했다.

설상가상으로 모모의 뇌를 이식받았던 현란희의 육신마저 숨을 거두면서 비극은 절정에 달했다. 신주신은 모모(현란희 뇌)를 위로하면서도, 차가운 안치실에 누운 현란희(모모 뇌)의 몸을 향해 '모모야 잘한 걸까. 이렇게 널 보내야 돼?'라고 독백하며 뒤엉킨 슬픔을 드러냈다.
이토록 기괴하고 휘몰아치는 전개 속에서 타이틀롤 정이찬의 연기를 향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반전되고 있다. 방영 초기 대사 처리나 감정 표현이 다소 경직되고 어색하다는 지적이 일었지만, 회차를 거듭할수록 정이찬 특유의 이질적인 톤이 오히려 신주신의 독특한 캐릭터성을 완성하는 무기로 작용하고 있다.
정형화되지 않은 정이찬의 낯선 연기톤이 임성한 작가 특유의 예측 불가하고 파괴적인 세계관과 맞물리며 이상한 몰입감과 기묘한 재미를 유발하고 있는 것이다.
어색함마저 캐릭터의 고유한 매력으로 탈바꿈시키며 극의 화제성을 견인하고 있는 정이찬. 모모의 얼굴을 한 현란희와 마주하게 된 그가 앞으로 남은 회차에서 또 어떤 예측 불가능한 행보를 보여줄지 기대가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