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도 출근!', 서인국·박지현이 살려낸 아는 맛 [드라마 쪼개보기]

'내일도 출근!', 서인국·박지현이 살려낸 아는 맛 [드라마 쪼개보기]

한수진 ize 기자
2026.06.2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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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하지만 그래서 더 당기는 오피스 로맨스의 정석

tvN 월화드라마 '내일도 출근!'은 직장인 차지윤이 까칠한 상사 강시우를 만나 일과 사랑의 설렘을 되찾는 오피스 로맨틱 코미디다. 서인국과 박지현은 익숙한 설정을 안정적인 호흡과 매력적인 연기로 소화하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다만 차지윤의 첫사랑 조가을 역을 맡은 최경훈의 경직된 연기는 극의 몰입도를 떨어뜨려 아쉬움을 남겼다.
'내일도 출근!' 스틸 컷 / 사진=tvN
'내일도 출근!' 스틸 컷 / 사진=tvN

클리셰는 죄가 없다. 이미 여러 번 본 이야기라도 배우들의 호흡과 캐릭터의 매력이 살아 있다면 시청자는 기꺼이 다시 설렌다. tvN 월화드라마 '내일도 출근!'은 바로 이 익숙한 공식을 충실히 따르는 오피스 로맨틱 코미디다.

'내일도 출근!'은 일상적인 권태에 빠진 7년 차 직장인 차지윤(박지현)이 까칠한 직장 상사 강시우(서인국)를 만나 일과 사랑의 설렘을 되찾아가는 이야기다. 냉정하고 완벽한 상사와 현실에 지친 부하 직원이 티격태격하다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가 된다는 설정부터 크게 새롭지는 않다.

강시우는 웃지 않고, 사람과 가까이 지내지 않으며, 쉽게 사과하지 않는 이른바 '삼노맨'이다. 업무 능력은 뛰어나지만 말 한마디로 주변의 온도를 낮추는 차가운 상사다. 반면 차지윤은 뛰어난 실무 능력을 갖추고도 더 이상 회사에 온 힘을 쏟지 않는 인물이다. 적당히 일하고 정시에 퇴근해 집에서 치킨과 맥주를 즐기는 모습은 수많은 직장인의 현실과 닿아 있다.

성격이 정반대인 두 사람이 프로젝트를 계기로 충돌하고, 회사 밖에서 서로의 다른 얼굴을 발견하며 가까워지는 과정 역시 예상 범위 안에 있다. 강시우가 오래전부터 차지윤의 능력을 눈여겨봤다는 사실이나 그가 차지윤에게 새로운 TF팀 합류를 제안하는 전개도 오피스 로맨스에서 자주 활용되는 장치다.

'내일도 출근!' 스틸 컷 / 사진=tvN
'내일도 출근!' 스틸 컷 / 사진=tvN

하지만 '내일도 출근!'은 이 익숙함을 굳이 감추려 하지 않는다. 대신 퇴사 충동과 직장 내 괴롭힘, 성과에 대한 두려움, 반복되는 출근의 피로처럼 현실적인 직장 생활을 로맨스 사이에 촘촘하게 끼워 넣는다. 출근하기 싫어도 결국 알람을 끄고 회사로 향하는 차지윤의 일상은 특별하지 않아서 오히려 공감을 얻는다.

무엇보다 작품을 무난하게 굴러가게 만드는 힘은 서인국과 박지현의 호흡이다. 실제 일곱 살 차이인 두 배우는 직장 상사와 직원 사이의 거리감부터 조금씩 번지는 호감까지 자연스럽게 이어간다. 강시우와 차지윤이 회사에서 팽팽하게 맞설 때보다 퇴근 후 우연히 만나거나 술자리에서 속내를 꺼내놓을 때 두 사람의 케미가 더욱 잘 살아난다.

서인국은 역시 로맨스에 강하다. 무심한 말투 속에 은근한 다정함을 숨기는 인물은 그가 여러 작품에서 능숙하게 소화해 온 영역이다. 이번에도 특유의 시니컬한 표정과 건조한 대사 처리로 강시우의 까칠함을 매력으로 바꾼다.

이번 작품으로 처음 드라마 로맨틱 코미디 주연을 맡은 박지현도 무난하게 안착했다. 그동안 다소 무겁거나 긴장감이 강한 인물로 각인됐던 박지현은 영화 '동화지만 청불입니다'와 '와일드 씽' 등을 거치며 한층 가볍고 유연한 연기를 차근차근 준비해 왔다. 강시우의 말을 연애 고백으로 착각하거나, 자신을 인정하는 그의 진심에 흔들리는 순간의 미묘한 표정이 로맨스의 설득력을 높인다.

'내일도 출근!' 스틸 컷 / 사진=tvN
'내일도 출근!' 스틸 컷 / 사진=tvN

다만 차지윤의 첫사랑 조가을을 연기하는 최경훈의 연기는 아쉬움을 남긴다. 갑자기 사라졌다가 8개월 만에 돌아온 조가을은 차지윤과 강시우의 관계를 흔들어야 하는 중요한 인물이다. 단순한 과거 연인이 아니라 차지윤의 오래된 상처와 미련을 끌어내는 역할인 만큼 존재감이 필요하다.

그러나 초반 최경훈의 연기는 지나치게 경직돼 있다. 대사에는 자연스러운 감정의 흐름이 부족하고, 시선 처리와 표정도 장면에 충분히 녹아들지 못한다. 인물의 절박함이나 미련이 전달되기보다 정해진 문장을 읽는 듯한 인상이 강하다.

이 때문에 차지윤과 조가을의 장면에서는 박지현이 혼자 감정선을 끌고 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두 사람에게 깊은 과거가 있다는 설정과 달리 배우 사이의 긴장감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으면서 순간 몰입도도 떨어진다. 서인국과 붙을 때 자연스럽게 살아나는 박지현의 연기가 최경훈과의 장면에서는 힘겹게 고군분투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내일도 출근!' 스틸 컷 / 사진=tvN
'내일도 출근!' 스틸 컷 / 사진=tvN

아직 방송 초반인 만큼 최경훈이 캐릭터에 적응하며 나아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 조가을의 사라진 이유와 숨겨진 사정이 본격적으로 드러난다면 배우가 표현해야 할 감정의 폭도 넓어질 수 있다. 다만 삼각관계가 극의 주요 갈등으로 자리 잡으려면 서인국과 대등하게 맞설 수 있는 존재감부터 확보해야 한다.

'내일도 출근!'은 까칠한 능력자 상사, 지친 직장인 여주인공, 갑자기 돌아온 첫사랑까지 로맨틱 코미디에서 익히 보아온 재료가 빠짐없이 들어 있다. 인물들의 오해와 우연도 예상한 순서대로 등장한다.

그럼에도 채널을 돌릴 만큼 지루하지는 않다. 서인국은 자신이 가장 잘하는 방식으로 설렘을 만들고, 박지현은 첫 로코 주연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간다. 두 배우가 주고받는 편안한 호흡이 익숙한 서사의 약점을 상당 부분 가린다. 지금까지는 가볍게 챙겨보기 좋은 수준의 설렘을 확보한 '내일도 출근!'. 배우들의 케미를 타고 어디까지 힘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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