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부녀 킬러' 정준원, 전국 유부녀 심쿵하게 한 로맨스 킬러

'유부녀 킬러' 정준원, 전국 유부녀 심쿵하게 한 로맨스 킬러

한수진 ize 기자
2026.08.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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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남편' 권태성 역으로 안방극장에 설렘 장전
로맨스 시작되자 존재감 폭발…'언슬전' 이어 멜로 강자 입증

MBC 드라마 '유부녀 킬러'에서 권태성 역을 맡은 정준원이 다정한 남편의 모습으로 안방극장에 설렘을 선사했다. 극 중 권태성은 아내 유보나의 정체를 모른 채 평범한 가정을 지키며 아내를 향한 단단한 사랑과 의지를 보여주었다. 특히 7·8회에서 공개된 과거 로맨스 서사를 통해 정준원은 인물의 감정을 진정성 있게 그려내며 멜로 강자로서의 진가를 입증했다.
'유부녀 킬러' 정준원 / 사진=MBC
'유부녀 킬러' 정준원 / 사진=MBC

비밀이 무서운 건 그 안에 감춰진 진실이 잔혹해서만은 아니다. 그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 무너질 소중한 일상이 있기 때문이다. '유부녀 킬러'의 총성과 추격이 아슬아슬하게 다가오는 것도 권태성이 만든 평범한 가정이 소중하게 버티고 있어서다. 그리고 그 일상에 단단한 온기를 불어넣은 이는 권태성을 연기한 정준원이다.

MBC 금토 드라마 '유부녀 킬러'는 평범한 직장인이자 아내, 엄마로 살아가던 전설의 킬러 킹피셔 유보나(공효진)가 다시 총을 잡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사회부 기자인 남편 권태성은 자신이 한때 추적했던 저격수 킹피셔가 유보나라는 사실을 모른다. 아내는 킬러라는 정체를 감추고, 남편은 진실을 향해 걸어간다. 두 사람의 사랑이 깊어질수록 비밀이 터지는 순간의 파괴력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이 위태로운 부부에게는 시청자가 제발 깨지지 않기를 바라게 되는 안온한 일상이 있다. 권태성은 바로 그 일상의 온기를 책임지는 인물이다. 아내와 딸에게 따뜻한 미소와 살뜰한 애정을 건네고, 무심히 지나칠 수 있는 작은 마음까지 먼저 알아본다. 그의 다정함이 차곡차곡 쌓일수록 유보나가 지키려는 평범한 삶도 더욱 귀하게 다가온다.

권태성은 이른바 '유니콘 남편'이다. 집안일과 육아를 함께 하는 것은 기본이고, 어머니와 아내 사이에서도 좋은 게 좋은 거라며 얼버무리지 않는다. 제사 준비를 하다 손까지 다친 유보나를 어머니 선자(차미경)가 몰아세우자 "이 사람 나한테 귀한 내 아내예요"라고 말하며 철저하게 아내 편에 선다.

특히 권태성의 높아진 언성에는 아내가 더는 상처받지 않기를 바라는 단단한 의지와 절박한 호소가 깃들어 있다. 목소리는 거세게 일렁이지만 아내를 향한 마음만은 한 치도 흔들리지 않는 단단함을 꽉 쥔 채로. 단호함과 애틋함을 함께 담아 자신의 사랑이 얼마나 뜨겁고 단단한지를 보여주며 말이다. 고부 갈등 속에서 남편의 애매한 태도로 속을 끓여본 전국의 아내들에게는 깊은 감동을 안긴 순간이다.

다만 극 초반 권태성에게는 좋은 남편이라는 답만 있을 뿐 그 답에 이르는 과정은 없었다. 안정적인 부부의 모습은 따뜻했지만 두 사람이 왜 서로를 선택했고, 권태성이 어째서 유보나의 평범한 일상을 그토록 귀하게 여기는지는 선명하지 않았다. 완성된 사랑은 있었지만 시작의 떨림은 비어 있었다.

7·8회에서 과거가 공개되자 그 빈칸이 채워졌다. 로맨스 서사가 본격적으로 펼쳐지면서 정준원의 진가는 더 빛을 발했다. 과거 소매치기 사건을 취재하다 크게 다친 권태성은 유보나의 신고로 목숨을 구했다. 이후 병원 옥상에서 다시 만난 그는 자신을 살린 사람이 유보나라는 사실을 모른 채 삶을 포기하려는 그에게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들려줬다. 유보나는 권태성의 생명을 살렸고, 권태성은 유보나의 마음을 되살렸다.

'유부녀 킬러' 정준원 / 사진=MBC
'유부녀 킬러' 정준원 / 사진=MBC

설산 속 외딴 산장에서 이뤄진 재회는 그 인연을 사랑으로 바꿨다. 킬러 생활에 지쳐 감정이 무뎌진 유보나에게 권태성은 눈 덮인 풍경과 평범한 하루의 아름다움을 하나씩 보여줬다. 자신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서운해하거나 성급하게 마음을 요구하지도 않았다. 유보나가 스스로 세상을 다시 바라볼 때까지 그저 곁을 지켰다.

로맨스 연기는 이때 제대로 힘을 발휘했다. 총을 들고 눈 덮인 산속으로 사라진 유보나를 발견하자 걱정과 안도가 뒤섞인 얼굴로 그를 끌어안고, 눈꽃 아래에서 망설임 없이 사랑을 고백했다. 권태성의 고백은 능숙하지 않아 더 설렜고, 그의 기다림은 나긋해서 애틋했다. 정준원은 설렘을 부풀리지 않고 일상의 결에 가만히 포개며 사랑에 빠진 한 사람의 진심을 고스란히 건져 올렸다.

정준원은 영화 '박열', '독전', '탈주'와 드라마 'VIP', '허쉬' 등에서 크고 작은 역할을 거치며 10년 동안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로 뒤늦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구도원의 인기가 캐릭터의 힘에만 기댄 우연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권태성으로 보여주고 있다. 윤종호 감독이 그를 두고 "특별한 설명 없이도 인물의 감정과 상황을 믿게 만드는 힘이 있다"고 평가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빗나갈 틈 없이 현실의 온기와 진정성을 장전한 그의 로맨스가 앞으로 또 어떤 설렘을 명중시킬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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