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근 회장, 조정호 회장 주택 행정소송 및 가처분 신청
2009년 신세계그룹 이어 두번째 한강조망권 소송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의 한강조망권을 지키기 위해 법적 대응에 나섰다. 2009년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과 조망권 법정공방을 벌인 지 17년만이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한남동에 건축 중인 지하 2층~지상 2층 규모(연면적 2014.19㎡) 단독주택이 자신의 주택 한강조망권을 침해한다며 용산구청과 시공사 장학건설을 상대로 한 행정소송과 함께 공사중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1995년부터 이곳에 거주 중인 이 회장은 자택 옆에 나대지를 보유했는데 조 회장의 주택은 이 나대지 맞은편에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들어선다.
지난달 27일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은 기각됐다. 서울서부지법 민사21부는 조 회장의 주택이 신축되면 이 회장 주택의 왼쪽 조망이 일부 제한될 걸로 봤다. 그러나 △조 회장이 자신의 토지 소유권을 자유롭게 행사할 수 있는 점 △조 회장이 이 회장의 조망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할 목적으로 주택을 신축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 △이 회장이 영구적으로 시야 제한 없는 한강조망권을 가진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회장은 이에 불복해 항고한 상태다.

이 회장은 용산구청을 상대로 한 행정소송도 진행 중이다. 조 회장의 주택 부지는 제1종 전용주거지역으로 건축법과 서울시 조례 등에 따라 건축물 높이는 8m 이하, 층수는 2층 이하로 제한된다. 이 회장 측은 조 회장의 자택 부지가 상당한 경사지에 있어 상대적으로 지표면이 낮은 남측 도로에서 바라볼 경우 건축물 최고 높이 기준을 초과한다고 주장한다. 용산구청이 건축허가 과정에서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며 건축허가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 회장은 또 조 회장 측이 불법으로 성토해 지표면을 높게 설정한 데다 건축물 높이 산정에서 제외되는 승강기탑을 활용해 건축 규모를 키웠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용산구청 관계자는 "고저차가 큰 경사지의 경우 통상 건축물 외벽이 접하는 각 지표면의 높이를 가중평균해 건축물의 지표면을 산정한다"고 설명했다. 또 공사 과정에서 이뤄지는 성토·절토는 개발행위허가 대상으로 해당 부지의 경우 용산구 심의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이 회장이 한강조망권 사수를 위해 법적 분쟁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9년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이 이 회장 자택 맞은편에 주택을 신축하자 행정소송과 공사중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당시 법원은 신세계 측 건물 신축으로 부영 측의 조망이익이 사회 통념상 일반적으로 인용되는 수인한도를 넘어섰다고 판단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후 이명희 회장이 당초 지상 2층으로 계획했던 주택을 1층으로 낮추기로 하면서 양측 갈등은 일단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