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한다더니 차트 1위…전소연, 힘 빼고 다시 통했다 [K-POP 리포트]

퇴사한다더니 차트 1위…전소연, 힘 빼고 다시 통했다 [K-POP 리포트]

한수진 ize 기자
2026.09.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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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연의 솔로곡 '퇴사할게여'가 직장인의 공감을 얻으며 멜론 일간 차트 1위에 올랐다. 이 곡은 익스의 '잘 부탁드립니다'를 오마주하여 친숙한 화법과 쉬운 멜로디로 대중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전소연은 일상적인 가사와 밴드 사운드를 통해 팀의 강렬한 색깔과는 다른 새로운 음악적 가능성을 증명했다.
아이들 전소연 / 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아이들 전소연 / 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사표를 내겠다는 노래가 출근길을 붙잡았다. 아이들 전소연의 솔로곡 '퇴사할게여'가 그 주인공이다. 직장인의 속마음을 옮긴 가사와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멜로디가 많은 이들의 출퇴근길 플레이리스트를 책임지고 있다.

'퇴사할게여'는 전소연이 지난 7일 발매한 솔로 정규 1집 '끝내주는 인생'의 타이틀곡이다. 발매 5일째인 11일 멜론 일간 차트 80위권에 진입한 뒤 꾸준히 순위를 높여 19일 정상에 올랐고 수일째 1위를 지키고 있다.

'TOMBOY'(톰보이), 'Nxde'(누드), '퀸카' 등 아이들의 히트곡을 만든 전소연에게는 반가운 반등이다. 최근 아이들의 음원 성적이 예전만큼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소연도 MBC '라디오스타'에서 앨범 결과가 기대에 못 미쳐 멤버들에게 미안했다고 털어놨을 정도다. 그런 부담 속에서 전소연은 화려하지 않지만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노래로 입지를 되찾는 계기를 마련했다.

'퇴사할게여'는 곡 공개 초반에 익스의 '잘 부탁드립니다' 표절 의혹도 받았다. 이후 전소연은 익스 측에 사전 허락을 받고 곡을 오마주했다고 설명했고, 곡 발매 전 익스 보컬 이상미와 함께 촬영한 가창 챌린지를 공개하며 상황을 반전시켰다.

아이들 전소연 / 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아이들 전소연 / 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오마주한 만큼 두 곡은 말을 건네듯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닮았다. 익스가 "안녕하세요"로 말을 걸면 전소연은 "퇴사할게요"로 용건을 꺼낸다. 짧은 존댓말과 익숙한 어휘만으로 상황을 전달한다. 익스의 노래를 아는 사람에게는 친숙하고, 모르는 사람에게도 어렵지 않은 화법이다.

그 안에 담긴 사정은 달라졌다. 익스는 "한 번의 실수쯤은 눈감아 줄 수는 없나요"라며 서툰 자신을 이해해 달라고 한다. 전소연은 "원래 이렇게 열심히 살 생각 없었거든요"라고 너스레를 떨다가 "수백 번을 참았거든요"라며 쌓인 피로를 드러낸다. 열심히 버텼지만 이제 그만두고 싶은 마음을 가벼운 말투에 담았다.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구성은 이런 이야기를 퍼뜨리는 데 유리하다. 반복되는 '-거든요'가 말맛을 살리고, '라라라' 후렴은 가사를 외우는 부담을 덜어준다. 첫 소절만 불러도 뜻이 통하니 짧은 영상에 활용하기도 쉽다. 소속사에 따르면 20일 기준 이 곡을 사용한 인스타그램 릴스는 9,800개를 넘겼다.

이런 접근은 전소연이 작사·작곡한 '나는 아픈 건 딱 질색이니까'에서도 확인됐다. 2024년 아이들 정규 2집 수록곡으로 발표된 이 곡은 간결한 밴드 사운드를 앞세워 뒤늦게 음원 차트 정상에 올랐다. '퇴사할게여' 역시 밴드 사운드와 따라 부르기 쉬운 선율로 듣는 부담을 낮춘다는 점에서 결이 닿아 있다.

아이들 전소연 / 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아이들 전소연 / 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가사가 감정에 접근하는 방식도 비슷하다. '나는 아픈 건 딱 질색이니까'는 빵으로 아침을 때우고 커피로 피로를 견디며 지하철을 타는 일상으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익숙한 우리네 삶를 담아내니 뒤따르는 감정에도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퇴사할게여'도 오래 참아온 피로에서 출발해 해방을 갈구하는 바람으로 나아간다. 두 곡 모두 청자가 쉽게 자기 경험을 떠올리게 한다.

아이들은 오랫동안 강렬한 사운드와 당당한 메시지, 화려한 퍼포먼스로 팀의 색을 세웠다. 그 색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매력을 보여주는 일은 앞으로의 과제다. '나는 아픈 건 딱 질색이니까'와 '퇴사할게여'의 성과는 그 방향을 가늠하게 한다. 친근한 선율과 일상적인 가사 역시 이들의 음악을 찾게 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소연은 팀에서 확인한 가능성을 솔로곡으로 이어갔다. 꺼내기 어려운 속마음을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로 만드는 감각이다. '퇴사할게여'의 흥행은 그 감각을 다시 확인한 성과이자, 아이들이 앞으로 음악적 선택지를 넓힐 근거가 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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