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일의 거짓말'의 음악이 인물들의 사랑과 시대의 비극을 잇는 또 하나의 주역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tvN 토일드라마 '100일의 거짓말'은 이가경(김유정)이 구국단의 밀정이 돼 조선총독부에 잠입하면서 본격적인 첩보 로맨스의 막을 올렸다. 이가경과 사토 히데오·김태웅(박진영)의 관계도 깊어지며 긴장과 설렘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흥행 지표도 상승세다. 4회 만에 순간 최고 시청률 10%를 돌파하며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 1위에 올랐고, 남녀 2049 시청률에서도 전 채널 정상을 차지했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 펀덱스 10월 3주 차 TV-OTT 드라마 화제성 부문에서는 2위를 기록했다. 출연자 화제성에서는 김유정과 박진영이 각각 2위와 3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디지털 영상 누적 조회수도 1억 뷰에 육박했다.
강렬한 서사와 배우들의 열연에 힘을 보탠 것은 김태성 음악감독의 음악이다. 영화 '파묘', '극한직업', '명량'과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 '참교육', 'SKY 캐슬' 등에 참여한 그는 웅장함과 섬세함을 오가는 선율로 작품의 시대적 무게와 인물들의 감정을 함께 담아냈다.

유인식 감독과 '원더풀스'에 이어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춘 김태성 음악감독은 처음 작품을 제안받았을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감독님이 일제강점기의 로미오와 줄리엣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며 "처음에는 밀정이라는 설정이 사랑을 가로막는 장애물 정도라고 생각했지만 대본을 읽고 완전히 착각했다는 걸 알았다. 사랑뿐 아니라 독립운동에 진심인 이야기였다"고 밝혔다.
음악의 중심에는 시대극의 품위와 청춘의 희망을 함께 담겠다는 방향이 있었다. 김 감독은 "어른들의 이야기는 정통으로 풀고, 가경이 등장할 때는 젊은이들의 설렘과 희망으로 함께 뛰기를 바랐다"며 "일제강점기 이야기에서 반복되는 패배감보다 다가올 희망을 그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매회 오프닝을 장식하는 메인 테마도 이러한 의도에서 출발했다. 티저 작업 중 떠오른 선율을 최정인 음악감독과 발전시켜 이탈리아 고전 영화풍의 현악기와 현대적인 클래식 사운드를 결합했다. 이 곡은 회차마다 희망과 설렘, 비극을 아우르며 극 전체의 정서를 이끈다.

인물별 테마보다 관계의 감정에 집중한 점도 특징이다. 김 감독은 "베일에 싸인 한 인물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테마를 사람과 사람 사이에 뒀다"고 말했다. 이가경과 히데오의 음악에는 설렘과 여백을 담아 혼자만의 꿈이 두 사람의 꿈으로 자라나는 과정을 표현했고, 유소란(김현주)과 유필립(이무생)의 테마에는 성숙하고 깊은 사랑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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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커플의 사랑을 떠받치는 또 다른 감정은 조국을 향한 마음이다. 김 감독은 "남녀 간의 사랑에서 조국과 미래 세대를 향한 사랑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음악 곳곳에 의미를 담았다"고 전했다.
그가 꼽은 장면은 이가경이 처음 조선총독부에 들어서는 순간이다. 김 감독은 "이야기의 비극은 그 장면부터 온도가 올라간다. 앞으로 벌어질 일을 모르더라도 시청자는 그 온도를 직감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죽은 사람들이 산 사람들에게 보내는 편지 속 문장으로 만든 노래도 여러 버전으로 등장할 예정이다.
김 감독은 "회차마다 쌓인 핵심 테마가 후반부에 다시 등장한다. 귀 기울여 들으면 새로운 재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가사가 있는 노래도 하나씩 나온다. 공들여 쓴 가사에 숨겨둔 감정이 많이 담겨 있으니 함께 봐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