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건설교통부의 도심낙후지역 정비사업을 위한 재정비촉진지구 지정을 앞두고 사전 투기대책이 마련돼야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최근 정부가 서울 뉴타운지구내 나대지에 대한 토지거래 허가를 실시했지만 사실상 투기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투기수요 발생으로 사업지구내 땅값이 올라갈 경우 총 사업비 부담이 늘어나고 주민 재정착률이 낮아져 사업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게 문제다.
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3차 뉴타운으로 지정된 지역마다 과열상태를 보이고 있다. 또 추가로 뉴타운사업 지역으로 지정될 것으로 기대되는 곳에서도 가격이 급등하는 양상이다.
특히 지난 5·31 지방선거 이후 강서구 화곡동과 양천구 목동 등의 지역에 투기가 나타나면서 부동산 가격이 급격히 오르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기획부동산업자 및 투기적 수요가 몰려 재개발 지분 및 세대분할이 가능한 다가구주택 매입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계획 미확정지역 주의=최근 땅값이 가파르게 상승한 지역으로는 동작구 흑석, 영등포구 신길 등 3차 뉴타운 지역이 대표적이다.
3차 뉴타운 지역 10곳은 아직 개발계획이 세워지지 않은 상태다. 또 12곳의 2차 뉴타운 지역 가운데 한남뉴타운 1곳은 개발기본계획이 보류돼 있다.
한남뉴타운 인근의 10평 미만 지분은 현재 평당 4500만∼5000만원을 호가한다. 2차 뉴타운 지정전 평당 1500만-2000만원 수준이던 땅값이 올 초에 4000만원대로 올랐다가 최근 500만∼1000만원이 더 올랐다.
한남뉴타운 인근 A공인 관계자는 “6평 미만 지분은 물건이 귀해서 부르는 게 값”이라며 “이곳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존치구역으로 지정될 것이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해 사실상 투기적인 현상이 만연해 있음을 시인했다.
흑석뉴타운 지역의 10평 미만 지분은 평당 2000만∼2400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역시 올 초 평당 1000만∼1500만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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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곡동이나 목동지역 등도 사정은 비슷하다. 목동 일부 10평 다세대주택의 지분은 도로를 중심으로 평당 2000만원대의 호가를 보이고 있다.
올 초 평당 시세는 1300만∼1400만원대였으니 최근 호가가 600만∼700만원이나 오른 셈이다. 하지만 매수세가 따라 붙지 않아 거래는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에서는 투기 주의보까지 나온 상태지만 뉴타운지구마다 들썩거리는 현상은 매 일반이다.
유엔알컨설팅 김재일 팀장은 "개발기본계획에는 '개발구역'과 '존치구역'이 있는데, 답십리뉴타운 사업의 경우 존치구역으로 결정된 사례가 있다"며 "존치구역으로 결정되면 비싼 가격에 구입했기 때문에 손해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타운, 투기대책 ‘글쎄’=투기수요나 기획부동산업자들이 노리는 물건은 주로 다가구주택이다. 9평대 이상으로 세대분할할 경우 조합원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다가구주택을 매입, 여러 세대로 분리한 다음 비싼 값에 쪼개 팔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가구주택 보유자들도 조합원자격이 하나만 주어지기 때문에 가급적 나머지는 분할해 지분으로 매각하고 있다. 이처럼 다가구주택보유자들과 기획부동산업자, 투기수요의 담합이 성행함에도 뾰족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분할 등에 의해 조합원 숫자가 증가하면 총 사업비 부담이 늘어난다. 또 서울에서 주택공급원 역할을 하는 뉴타운지구의 땅값 상승으로 아파트 분양가도 크게 높아진다.
업계 관계자는 "투기수요를 잠재우지 않으면 사업 자체가 부담이 커지고 각종 기반시설 설치가 어려워진다"면서 "성동구가 실시한 다세대주택 건축 허가 제한 등 다각적인 방안이 검토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큰 문제는 뉴타운지역 내 세입자나 토지를 적게 소유한 사람들이 사업 완료 후 재정착하지 못하고 투기꾼들만 들어올 수 있다는 점이다.
즉 땅값 상승이 주민들을 내몰게 돼 체계적인 대책이 마련돼야할 것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