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완화안, 서울시 불만… 입법 진통예고

재건축완화안, 서울시 불만… 입법 진통예고

원정호 기자
2008.11.04 13:17

"이제 강남권에서 서민용 소형평형을 구경하기 힘들겁니다." "지금 아파트를 맘대로 높여놓으면 우리 후손들 생각은 안하나요."

재건축 규제 완화를 뼈대로 한 정부의 경제난국 극복대책 발표가 있던 3일 오후. 서울시는 정부의 추진 방향에 공감하고 후속대책에 협력해 나갈 것이라는 공식 반응을 내놨다.

정부의 재건축 완화 대책이 순항하려면 건축 인허가권을 쥔 서울시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시도 이를 의식한듯 일단 정부 정책에 손발을 맞추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명박 정부의 도심 고밀개발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정부의 마이웨이 행진에 크게 걱정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우선 재건축이 많은 강남권에서 소형평형을 확보하는 게 어려워진 점이다. 시 관계자는 "지금은 전용 60㎡이하 주택을 20%라도 공급할 수 있었다"면서 "그러나 앞으로 주민들이 안 짓겠다고 하면 서민용 소형주택을 확보할 수 없는게 시의 고민"이라고 말했다.

또 임대주택 의무비율 폐지에 따라 2012년까지 재개발재건축 과정에서 14만가구의 임대주택을 공급하려던 시의 계획에 일부 차질을 빚는 것도 우려하는 대목이다.

국토계획법에서 정한 주거지역 한도인 300%까지 재건축의 용적률을 허용하는 점도 문제점으로 거론하고 있다. 서울시 한 국장은 "사업성을 위해 무조건 높여주면 교통난을 불러올 게 뻔하다"면서 "그런 주거 과밀속에서 살아야 할 후손들은 생각 안하느냐"며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주거용으로 쓰는 발코니 확장 면적을 용적률에 포함하지 않는 데 이를 감안하면 지금도 250%짜리 단지가 350%인 것과 다름없다"면서 정부 정책이 근시안적이라고 비판했다.

◇ 서울시·국토부 재건축 괴리…입법과정 진통 겪을듯

국토부와 서울시는 올들어 재건축 규제완화 방안을 놓고 여러번 머리를 맞댔다. 그러나 서로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자 국토부가 일방적 대책을 발표했다는 후문이다.

가장 첨예하게 대립된 곳은 용적률 완화 부분. 국토부는 조례 개정으로 과감한 용적률 완화를 요구했지만 서울시는 친환경이나 우수디자인 등에 대한 인센티브 차원의 부분 완화 주장을 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인센티브로 용적률을 10~20% 더 줘봤자 법정한도에 한창 모자르고 공급확대 효과도 없다"면서 "협의만 했지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국토부의 발표에 대해 서울시는 국토부와 충분히 협의해 자신들의 주장을 최대한 반영한다는 계획이어서 입법 과정에서 진통이 예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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