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누굴위한 판교 불법단속인가

[기자수첩]누굴위한 판교 불법단속인가

장시복 기자
2009.10.20 08:04

"워낙 수법이 교묘하고 다양해 지다보니 현재 단속 방식으로 불법 여부를 밝혀내는데 어느 정도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에요."

지난 오후 15일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에서 부동산중개업소, 부동산컨설팅업체, 컨테이너영업장 등 50곳을 대상으로 벌인 정부 합동단속의 실적 발표후 국토해양부 담당자의 말이다. 국토부는 이번 첫 합동단속에서 40건의 불법 행위를 적발했다고 자신있게 밝혔다.

그러나 이번 단속의 '주타깃'이 됐던 불법전매 행위 적발 건수는 3건에 불과했다. 나머지 37건은 게약서에서 서명을 누락했거나 수수료 요율표 등을 게시하지 않는 등의 위반사항까지 포함된 수치다.

불법전매가 의심되고 있는 4건을 추가 검토하고 있다곤 하지만 130명이 총동원됐던 것에 비하면 다소 궁색한 결과라는 평가다. 단속 장면까지 촬영해 보도자료를 뿌린 것을 두고 결국 '전시성' 아니냐는 뒷말도 나온다.

게다가 국토부는 단속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달 말부터 사전조사를 벌이고 기존 순회식 단속이 아닌 동시다발적 단속을 벌이기까지 했던 터라 실망감이 크다.

사실 판교 부동산시장에서 불법거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지적은 부동산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한 지난 4월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럼에도 관련 지자체와 기관들은 서로 '단속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했다.

심지어 한국토지주택공사의 한 관계자는 "제도를 악용하는 사람들은 항상 나오기 마련"이라며 "실질적으로는 적발하기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 "부동산 투기는 사회적 공적"이라고 지목하자 태도는 돌변했다. 비로소 부동산 불법 거래 단속에 재빠른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때문에 사실상 그동안 국토부 등 관계 부처, 기관이 불법을 사실상 방조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면치 못하고 있다.

불법행위의 수법이 정교화, 다양화되고 있는 현상도 정부가 진작 강력한 단속과 처벌에 나섰다면 막을 수 있지 않았냐는 얘기다.

이런 지적들이 나오자 국토부 관계자는 부족했던 점을 인정하면서 "첫 단속이었던 만큼 추가 검토를 통해 단속 방법을 정교하고 단속 인원 규모도 조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 때문이 아닌 진심으로 국민들을 위해 먼저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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