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대출은 줄이고 규제를 풀면…

[기고]대출은 줄이고 규제를 풀면…

장성수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11.08.02 08:12

지난 6월30일 국민경제대책회의는 올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대해 성장률을 낮춰 물가를 안정시키는 한편 침체된 주택거래 활성화 차원에서 '수도권 아파트 전매제한 완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완화' 등의 정책을 내놨다.

대책의 효과인지 불명확하지만 7월들어 수도권에서 집값이 비교적 저렴한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거래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전세 수요가 매매로 돌아서는 경향이 많아서인지 매매가가 소폭 상승하고 있다. 이런 지역들은 전세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상대적으로 매매가격 변화는 크지 않아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70~80%에 육박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전세 보증금 수준이 매매가의 60%에 근접,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하반기 주택거래시장이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있다.

국민은행의 주택가격동향조사 자료를 보면 지난 5월 말 전국 아파트의 전세가비율은 59%로 2004년(59.5%)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다. 경험상 전세 수요자가 매매로 돌아서는 기준점을 통상 '전세가비율 60%'로 본다.

그렇지만 지역별로 주택가격과 구매력이 다르기 때문에 전세가비율이 반드시 60%를 넘어야 주택시장이 활기를 띠는 것은 아니다. 특히 다른 지역에 비해 가격 상승세가 항상 먼저 이뤄졌던 수도권은 전세가비율이 60%까지 올라가기 전에 이미 거래가 활기를 찾는다.

서울은 2005년 전세가가 매매가의 50%를 넘자 매매가가 상승하기도 했다. 서울 전세가는 2009년 2월 38.3%로 저점을 통과한 후 꾸준히 올라 현재 47%를 기록하고 있다. 수도권의 전세가비율도 29개월째 상승, 2006년 10월 이후 최고치인 49.7%에 달했다.

현재 수도권 매매가 수준이 최저점이라고 전제하고 올 가을 전셋값이 3~4% 추가로 오른다고 가정하면 연말, 늦어도 2012년 초에는 매매시장이 상승국면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

전세시장발 가격상승 요인과 별개로 정책변수도 고려해야 한다. 2011년 하반기 주택시장에 영향을 줄 정책은 분양가상한제 철폐여부와 전·월세상한제 도입 등으로 집약된다.

정부의 정책의지와 정치권이 마찰을 빚고 있는 가운데 분양가상한제가 철폐되지 않는다면 거래 위축 회복과 거래가 상승은 상당한 시간이 지난 후에야 가능할 것이다.

한편 전·월세상한제가 국회에서 입법화돼 2012년부터 시행될 경우 집주인은 앞으로 4년간 전세가를 제대로 인상할 수 없다고 보고 올 하반기 계약시 전세가를 일시에 크게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전세가 상승폭이 한층 급격해지면 구매력 있는 계층이 주택구입에 나서고 이는 매매가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주택시장 활성화 기대에도 대출규제 강화 등 구매력을 제한하는 정책이 함께 나와 거래 활성화 효과를 차단할 우려도 있다.

금융당국은 6월29일 가계부채 연착륙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지난 10년간 연평균 13%씩 증가한 가계부채 증가율을 경상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수준인 7~8%로 낮추겠다며 은행 대출시 소득증빙자료 제출을 의무화함으로써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사실상 전국으로 확대했다.

대출은 줄이면서 주택시장 규제를 풀면 결국 뭉칫돈을 갖고 있는 계층만 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 때문에 물가억제와 주택경기 활성화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하반기 경제정책이 자칫하면 회복되려는 주택시장의 거래를 또다시 위축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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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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