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병원·식당에 한옥 입히는 사람"

"호텔·병원·식당에 한옥 입히는 사람"

김창익 기자
2011.08.30 05:51

[MT가 만난 건설인]조정구 구가도시건축사무소 소장

↑조정구 구가도시건축사무소 소장 ⓒ이명근 기자
↑조정구 구가도시건축사무소 소장 ⓒ이명근 기자

29일 오후에 찾은 서울 중구 정동아파트 1층의 구가도시건축사무소. 60년대 지어진 아파트의 1층 갤러리를 개조한 그의 사무실은 딱 필요한 것과 딱 필요한 만큼만의 공간이 존재했다.

명함을 나눈 뒤 셔츠가 땀에 젖어 있는 이유를 묻자 조정구(45·사진) 소장은 "이태원 현장 답사를 갔다 오는 길"이라고 했다. "이태원에도 작업중인 한옥이 있냐"고 묻자 조 소장은 "이슬람 성당길 인근을 둘러보고 왔다"고 했다.

다소 의아해하자 그는 '삶의 형상을 찾아서'란 구가도시건축사무소의 모토를 소개했다. 그는 시간날 때마다 도시 곳곳의 골목길을 돌아다니며 한국 사람들이 거주하는 건축물과 그 속의 삶의 형상을 기록한다.

조 소장은 건축계에서 '21세기 대표적인 한옥 건축가'로 꼽힌다. 레스토랑·호텔·병원·갤러리·게스트하우스 등 한옥과는 거리가 먼 여러 종류의 건축물에 그는 한옥의 옷을 입혔다.

하지만 정작 조 소장 자신은 '한옥 건축가'란 타이틀이 부담스럽다고 한다. 한옥이란 그에게 한국적인 삶의 형상을 찾을 수 있는 하나의 채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사실 그는 대학에서 현대건축을 전공했고 전통적인 한옥 짓기나 설계를 정식으로 배워본 적이 없다. 그의 한옥은 현대건축과 한국적인 삶의 형상이 결합된 결과로서의 건축물일 뿐이다. 그는 자신의 한옥을 '현대한옥'이라고 불렀다.

그가 한옥 건축과 인연을 맺은 건 10년 전 한 스승의 소개로 서울시의 북촌 한옥마을 가꾸기에 참여하면서다. 이후 조 소장은 여러가지 한옥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명실상부 한옥 건축가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그 자신이 현재 사는 집도 서대문 인근의 한옥이다.

대표적인 작업이 경주의 한옥호텔 '라궁'이다. 객실별 숙박과 온천을 결합한 호텔 양식이 마치 일본의 전통 여관인 '료칸'과 흡사하다. 그 역시 일본의 유명 건축가인 고(故) 이타미준이 지은 제주도 포도호텔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했다.

한옥의 전통미와 현대건축양식 일본의 료칸 방식 등 그의 건축은 전통의 사슬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시공을 자유롭게 넘나든다.

그가 지금 열중하고 있는 작업은 △대구 L의원 컴플렉스 △21세기 서울형 한옥개발(서울시 프로젝트) △은평 한옥마을 단지계획 △가회동 한옥 설계 현장 등 대부분 한옥에 대한 것들이다.

조 소장은 "한옥이 보급되려면 50~100가구 이상의 단지형 한옥마을이 많이 생겨야 한다"며 "한옥뿐 아니라 그때그때 시대가 필요로하는 새로운 형태의 저층 주거단지를 만들어 내는 게 소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정구 소장 약력=△서울대 건축학과·대학원 졸업 △동경대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1996~2000년 경영위치건축사 사무소 근무 △2000년~현재 구가도시건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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