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지역에서 비슷한 시기에 서보인 아파트의 청약 결과가 분양가뿐 아니라 교통사정, 조망권 등에 따라 뚜렷하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시장 불황기 이후 수요자들의 입맛이 그만큼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1~2년 전부터 청약 열풍을 이어가던 부산 분양시장도 입지와 분양가 등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 7일 청약 접수를 했던 '명지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는 5개 유형 중 4개 유형에서 미달을 기록했다.
지난달 말에 공급한 '한신 휴플러스'도 7개 유형 중 전용면적 74.74㎡와 84㎡A, 84㎡B형 등 3개 타입 만이 순위내 마감을 기록했다. 같은 날 분양한 '명지오션시티 엘크루 솔마레'는 2순위 청약까지 35.5%의 낮은 청약률을 보인 후 3순위에서 가까스로 청약을 마무리했다.
명지신도시의 부진한 분양 성적 원인은 교통난으로 꼽힌다. 신도시를 잇는 간선도로 하나에 녹산국가산업단지를 비롯한 4개의 산업단지 4만3000여명의 근로자들이 출·퇴근하고 있어 교통체증이 심하다는 게 악재였다.
반면 지난달 분양을 마친 '화명신도시2차 동원로얄듀크'의 경우 평균 3.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모든 타입에서 순위내 청약을 마감했다. 전용 66㎡형의 경우 부산 내에서만 18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명지와 달리 지하철 2호선 수정역과 걸어서 1분대 거리에 위치한다는 점이 부각됐다. 화명대교 개통 이후 남해고속도로와 경남, 김해 접근이 쉬워졌고 산성터널 완공 등으로 교통여건이 더 개선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수도권도 마찬가지다. 같은 날, 같은 지역, 같은 건설사가 분양했음에도 청약 결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대우건설이 지난 6월12일 송도에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와 '아트원 푸르지오' 등 2개 단지의 청약을 동시 진행했으나 인기 면적에 수요가 몰려 경쟁률이 극과 극을 기록했었다.
당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는 아트원 푸르지오보다 분양가가 다소 높게 나왔음에도 1,2순위 청약에서 533가구 모집에 1315명이 몰려 평균 2.4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아트윈 푸르지오는 29가구만 신청했다. 아트윈 푸르지오는 지난 3월 중소형에 이은 후속 분양으로 106~210㎡ 중대형 타입으로만 구성됐다. 이와 달리 센트럴 푸르지오는 전체의 83%가 수요층이 두터운 전용 84~96㎡의 중소형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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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센트럴 푸르지오 단지에서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타입은 모두 84㎡, 96㎡ 타입이었다. 중소형 선호 현상을 보여준 단적인 사례다.
같은 서울 강남권에 위치한 재건축아파트 사이에도 희비는 엇갈렸다. 강남구 도곡동 진달래1차를 재건축해 지난 2월 분양한 '래미안 도곡 진달래'가 평균 5.9대 1, 최고 51대 1의 높은 청약률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됐다.
반면 같은달 분양된 서초구 방배동 '롯데캐슬 아르떼'는 1.66대 1의 저조한 성적으로 순위내 마감에 턱걸이했고 4월에 선보인 '롯데캐슬 프레지던트'는 순위내 마감에 실패했다.
분양가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래미안 도곡 진달래 분양가는 3.3㎡당 2800만~3000만원대로,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편이어서 강남권 입성을 원하는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반면 롯데캐슬 프레지던트와 롯데캐슬 아르떼 분양가는 각각 3.3㎡당 3441만원, 3199만원으로 주변보다 비싸 고분양가 논란을 빚었었다.
한강과 접근성 여부도 청약 결과에 영향을 준다. 지난 5월 분양한 마포구 상수동 '밤섬 리베뉴1,2차'는 모두 모든 유형에서 순위내 마감했다. 밤섬 리베뉴는 망원·난지 한강시민공원과 도보 거리에 있다. 일부 가구는 철새도래지인 밤섬을 조망할 수 있다.
하지만 1개월 앞서 분양했던 '아현 래미안 푸르지오'는 13개 유형 중 2개 유형이 미달되며 평균 0.85대1의 부진한 경쟁률을 나타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과거에는 부동산시장이 대세적으로 움직였지만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된 후에는 상품, 분양가, 입지 등의 경쟁력에 따라 시장이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양상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