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학주기자의 히트&런]1~19동 vs 20·21동, 대지지분차 10년 갈등

국내 최고가 아파트 중 한 곳인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한신1차' 재건축을 둘러싸고 주민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현재 공사가 진행중인 이 아파트를 찾아가보면 원래 공사차량이 출입하던 20·21동과 인근 신반포상가 사이 도로 가운데에 형형색색의 꽃이 심어져 있다. 그 옆으로 승용차 한 대가 겨우 빠져나갈 만큼만 뚫려 있다.
인근 상가 내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처음엔 20·21동 주민들이 공사를 방해할 목적으로 경비원을 시켜 직접 공사차량을 막다보니 분쟁이 많았다"며 "화단을 만들어 아예 다 막아버리자 일부 주민과 상가 입주민이 항의해 승용차만 드나들 수 있도록 했다"고 귀띔했다.
왜 이런 일이 생긴 것일까. 이 아파트는 모두 790가구(전용 73~154㎡)로 구성됐다. 이중 가장 넓은 20·21동(154㎡) 주민들과 나머지 1~19동간 주민들은 10여년 동안 대립, 결국 분리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인근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 재건축이 본격화될 무렵 1~19동과 20·21동 주민들은 지분평가 방식을 두고 대립했다. 대형면적의 20·21동 대지지분은 86% 수준인 반면 1~19동 86㎡의 경우 113%로 큰 차이가 나는 탓에 희비가 엇갈렸다.

재건축사업에 있어 수익성을 판가름하는 최우선 잣대가 바로 건설업체들이 재건축 조합원에게 제시하는 '무상지분율'이다. 시공사가 보장하는 무상지분율이 높을수록 조합원의 경제적 부담이 줄며 조합원에게 돌아가는 개발이익도 더 커진다. 즉 무상지분율은 조합원의 경제적 이익과 직결되는 셈이다.
게다가 20·21동 주민들은 재건축을 통해 231㎡ 아파트를 무상으로 지어달라는 조건도 내걸었다. 결국 1~19동 소유주들은 20·21동의 반대로 동별 재건축 요건(동별 소유자 3분의2 이상 동의)을 충족하기 어렵게 되자 대형평수를 빼고 재건축에 나섰다.
현재 1~19동의 철거작업이 진행중인 가운데 20·21동 주민들은 지난달 초 길가에 화단을 조성, 공사차량이 다니기 어렵도록 했다.
인근 한 상가 입주민은 "화단을 만들어놓아도 1~19동 주민들이 다 이주한 데다 건물을 허물고 있어 재건축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며 "이달 말 주민총회가 열리는데 사업을 같이한다는 전제는 아니지만 20·21동 주민도 참여, 의견 조율을 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화단사건' 등 1~19동과 감정의 골이 깊은 데다 재건축 진행 단계도 많은 차이를 보여 통합 개발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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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동 인근 O공인중개소 관계자는 "1~19동 단지는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으로 전용 73㎡의 경우 16억5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된 반면 두 배가 넘는 20동 아파트는 지난달 초 경매에서 17억원에 낙찰됐다"며 "재건축으로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