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협업·지역활성화·개발 공감대…3박자 '행복주택'

"기관 협업·지역활성화·개발 공감대…3박자 '행복주택'

김정태 기자
2013.05.14 05:32

[행복주택시대, 도시재생이 답이다<5-1>]행복주택 성공의 키포인트는

[편집자주]  동서양을 잇는 국제금융과 무역의 중심지 홍콩. 서울의 1.8배 정도 면적에 인구 750만명이 사는 중국의 특별자치 도시국가다. 여기에 홍콩을 드나드는 중국인과 외국인이 연간 2000만명에 달해 항상 사람들로 넘쳐난다. 좁은 땅에 많은 인구가 살다보니 오피스와 주거공간은 초고층 빌딩으로 지을 수밖에 없다. 중산층 이상의 일반적인 주거형태도 주상복합아파트 개념이다. 특히 철도기지에 인공대지(데크)를 조성, 복합단지로 개발해 토지활용을 극대화하고 있다.  버블경제의 정점에 있던 일본 역시 도심의 주택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도쿄의 한 전철역 철도기지에 임대아파트단지를 조성한 사례가 있다. 나아가 공공시설과 민간상업시설이 공존하는 복합단지 개발은 도심재개발의 모범사례로 꼽한다.  박근혜정부의 핵심 주거정책인 '행복주택'은 이같은 방식의 모델을 검토 중이다. 이명박정부가 추진해온 보금자리주택사업이 '직주근접'보다 도시 외곽의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로 개발, 서민층의 주거안정에 미흡했다는 지적에 따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박근혜정부의 행복주택 시범사업은 우선 선로 옆 유휴부지와 폐선 등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당초 철도기지나 선로 위에 인공대지를 조성하는 방식은 비용과 기술적 문제를 두고 논란이 있는 게 사실이다.  홍콩과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앞서 이같은 방식의 도시재생사업을 적극 활용하는 사례가 많다. 직접 현지를 둘러보고 문제점은 없는지, 이를 극복하는 방향은 무엇인지 모색하고 우리나라 도시재생사업의 과제를 살펴본다.

 #"홍콩의 철도기지 주상복합아파트 단지는 인기가 높다. 고가의 분양가에도 '완판'되는 이유는 편리한 교통뿐 아니라 단지 내에서 웬만한 편의시설을 모두 이용할 수 있어서다. 교통·상업복합시설을 '원스톱' 개발할 수 있는 MTR의 역할이 크다."(홍콩 마켓리서치 기관 관계자)

 #"롯폰기힐스가 연간 4000만명의 방문객이 찾는 일본의 대표적 인기 명소가 된 이유는 '타운매니지먼트' 개념 덕분이다. 복합개발이라는 '하드웨어'에 그친 것만이 아니다. 주변 지역과 공동상권을 형성할 수 있도록 문화행사나 프로모션 활동을 벌여 지역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있었기 때문이다."(일본 모리빌딩 관계자)

 #"도시재생사업에선 토지소유 권리자와 지역주민들의 민원을 어떻게 반영하느냐가 관건이다. 수백 차례 회의를 거쳐 설득과 합의를 도출해야 성공할 수 있다."(일본 UR 도시재생기구 관계자)

철도 유휴부지를 활용한 행복주택은 2017년까지 20만가구가 공급될 계획이다. 올해는 시범사업으로 약 1만가구가 공급된다./제공=국토교통부
철도 유휴부지를 활용한 행복주택은 2017년까지 20만가구가 공급될 계획이다. 올해는 시범사업으로 약 1만가구가 공급된다./제공=국토교통부

 홍콩과 일본의 도시재생사업 현장을 직접 둘러보면서 인터뷰한 전문가들이 꼽은 '사업의 키포인트'다. 이는 철도 유휴부지 등을 활용, 건설하는 박근혜정부의 '행복주택'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한 시사점이기도 하다.

 홍콩의 철도기지 주상복합 개발에서 자주 거론되는 기업이 MTR다. 이 회사는 철도운영·시설 기업이면서 부동산개발 회사다. 우리나라로 치면 코레일, 한국철도시설공단,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합쳐놓은 곳이다. 한 회사가 주도적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하기 때문에 부지·사업비 확보, 설계·시공 등 측면에서 효율적이다.

 정부의 행복주택 프로젝트에는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다수의 기관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 대상 부지가 철도 유휴부지라는 점에서 한국철도공사(코레일) 한국철도시설공단 등이 관련돼 있다. 개발사업의 노하우를 지닌 LH와 토지 사용의 인·허가권을 가진 관련 지자체와 산하기관 등 여러 이해관계가 걸려 있다.

 황영선 혜원까치건축 부사장은 "정부가 정책조율을 맡겠지만 여러 기관이 사업에 참여하면 업무 추진 과정에서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특히 각 개발 참여자가 임대주택이라는 공공성보다 상업·업무시설이 혼합된 복합시설의 상업성에 집착할 경우 사업 초반부터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지자체와 공기업의 협업과 협조가 사업 성공의 관건이라는 얘기다.

 행복주택 프로젝트를 도시재생사업의 큰 틀에서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금까지 임대주택 단지는 주변의 편견 때문에 인근 지역과 단절되는 '섬'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임대주택을 확대할 수 있는 정책의 지속성을 갖기 어렵다. 정부도 이런 점을 감안해 상업·사회복지시설은 물론 다양한 커뮤니티 공공시설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행복주택 단지 기능도/제공=국토교통부
행복주택 단지 기능도/제공=국토교통부

 여기에 지역활성화 방안도 함께 수립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본 모리빌딩이 롯폰기힐스에 도입한 '타운매니지먼트' 개념처럼 유동인구를 유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행복주택 상업시설에도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 거점으로 구도심화된 주변 지역의 개발도 촉진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황 부사장은 "행복주택단지 주변 지역주민의 민원과 여론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중장기적으로 도심재개발의 확장성을 갖도록 해야 슬럼화되지 않고 상생하는 지역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역적 특성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테마형 행복주택' 조성도 대두한다. 이를 위해선 행복주택 대상 부지의 주변 수요조사가 필수다. 예컨대 IT(정보기술)·벤처기업들이 몰려 있는 서울 구로구 디지털가산역의 경우 '아파트형 공장' 등 상업시설을 임대주택과 함께 조성한다면 지역활성화를 촉진할 수 있다. 대학교 주변 철도기지역을 개발하면 기숙사 임대주택 비중을 높여 대학생들의 주거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

 이같이 행복주택의 추진에는 많은 과제를 안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만큼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시범사업이 중요하다. 정부는 지난달 행복주택을 2017년까지 20만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 아래 시범사업지를 6~8곳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올해는 시범사업으로 1만가구를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시범대상지는 여러 곳을 지정하더라도 우선 대상지 1곳을 집중적으로 추진하면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파악해야 추후 추진 사업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다"면서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면서 각종 문제가 불거진 보금자리주택사업의 재판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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