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8월2일까지 재정비촉진계획 확정안되면 사업 무효…감사원 "조만간 감사여부 통보"

"정치적 이해관계 속에서 하루하루를 그냥 흘려보내는 것 같아 전전긍긍하며 피눈물을 쏟고 있습니다."
서울 최대 판자촌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이 혹독한 겨울을 나고 있다. 내년 8월2일까지 재정비촉진계획이 결정되지 않으면 다음날부터 사업이 무효화되기 때문이다.
도시재정비 촉진을 위한 특별법에 따르면 재정비촉진지구 지정을 고시한 날부터 2년이 되는 날까지 재정비촉진계획이 결정되지 않으면 2년째 되는 날의 다음날 지정 효력이 상실된다.
임무열 구룡마을 토지주협회장은 27일 "구룡마을 1250가구가 30년 가까이 온갖 풍상을 맞으며 살아왔는데 한순간 취소돼 모든 게 물거품이 될까봐 걱정"이라며 "거주민들을 만나보면 피눈물을 쏟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내년 6월 실시될 예정인 지방선거도 주민들에겐 근심거리다. 구룡마을이 정치적으로 이용되면 사업 추진이 더욱 힘들어질 수도 있어서다.
임 회장은 "강남구 소속도 아닌 정치인들이 구룡마을을 꺼내들고 나와 서울시를 상대로 싸우는 것은 정치·정략적 이유 때문 아니겠냐"며 "내년 선거를 앞두고 구룡마을이 정쟁으로 이도저도 안될까봐 걱정"이라고 푸념했다.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지난 13일 "개인의 재산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도 국익과 공익을 위해 사유재산권도 법률 규정에 따라 어느 수준 양보해야 한다는 점을 유의해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주민들에게 보냈다.
신 구청장은 당시 "멸사봉공의 수범을 보여달라"며 강남구가 주장하는 100% 공영개발 방식을 지지해줄 것을 밝혔다. 해당 서한은 약 1주일 후 각 토지주에게도 우편을 통해 전달됐다.
하지만 토지주들은 "멸사봉공의 정신은 토지주가 아닌 강남구청장이 먼저 보여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임 회장은 "대통령도 사유지를 내놓아라, 말아라 하지 못하는데 구청장이 사유지를 내놓아라, 희생하라고 강요할 수 있냐"며 "공문을 띄울 정도면 본인의 재산 먼저 멸사봉공 정신으로 헌납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강남구청은 서한을 통해 토지주들과의 대화를 제의했지만 당분간 이들의 만남이 성사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당초 서울시와 강남구청, 구룡마을 토지주는 매달 한두 차례 정책협의체를 통해 의견을 교환해왔지만 이마저도 강남구청이 참여를 거부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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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주 측은 "이미 대화채널이 마련돼 있음에도 강남구청 스스로가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강남구청 측은 "현재 정책협의체는 일부 환지 방식 도입을 전제로 한 대화채널이어서 원점에서 검토하는 것이 아니라면 협의체에 참석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구룡마을 토지주들이 날짜를 일정을 잡아 구청 측에 통보 요청을 하면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전했다. 일단 이들 모두 감사원의 입만 바라보는 상황이다. 현재 서울시와 구룡마을 토지주·거주민, 강남구청은 각각 구룡마을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감사원 감사청구를 신청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현재 감사 여부에 대한 회의가 이뤄졌으며 몇 가지 행정절차를 밟은 뒤 조만간 각각에게 감사 여부를 통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