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은 들러리"…분양회사-관리업체 짬짜미 계약

"주인은 들러리"…분양회사-관리업체 짬짜미 계약

지영호 기자
2013.12.22 17:06

[부동산 주간 리뷰]집합건축물 관리 엉망, 부조리 만연

일러스트=임종철
일러스트=임종철

 상가나 오피스텔, 지식산업센터 등 집합건축물 관리를 둘러싼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한 건물당 적어도 몇 건에서 많게는 10건 이상 관리관련 부조리가 적발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서울시 내에 6125개의 집합건물이 있지만 시에는 집합건축물에 관한 자료 요구권이나 조사권이 없다.

 전문가들은 아파트에 비해 느슨한 행정감독이 갈등을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윤홍배 법무법인 민 소속의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분양 계약시 관리회사를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운 점을 이용해 분양업체와 관리업체의 짬짜미가 빈번히 이뤄진다"며 "계약시 서면동의로 관리회사를 선정하기보다 입주 후 수분양자로 구성된 관리단이 직접 선정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6월 개정된 집합건물법 개정안은 임차인의 권리 참여가 일부 인정되는 내용이 포함됐지만 여전히 관리주체와 수분양자의 갈등을 해결하는 데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영두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여전히 특정 수분양자들이나 시행사가 위탁관리업체를 내세워 자신들의 이익만 극대화하려는 경우가 많다"며 "아파트에 현장소장을 둔 후 투명성이 강화된 것처럼 집합건물에도 건물관리사를 두도록 규정하면 투명한 관리가 이뤄질 수 있다"고 제안했다.

 구성원의 적극적인 참여로 상호 감시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소수 관리단이 관리감독 없이 운영하면서 발생하는 유혹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민태욱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상가나 오피스텔의 관리문제는 결국 수분양자들의 무관심과 참여부족이 화를 키운 측면이 있다"며 "법·제도로 보완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주민이나 상인들의 자각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집합건물 관리 문제는 정치권에서도 인식하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장인 강창일 의원(민주, 제주시 갑)은 지난 11월 상가나 오피스텔 같은 집합건물에 관한 회계관리와 지자체의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방안을 입법발의했다.

 강 의원실 관계자는 "정기국회 준비과정에서 상가 관리 문제가 거론돼 이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입법을 추진했다"며 "내년 정기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도 법무부와 협의를 통해 제도 개선에 나섰다. 주택법처럼 행정의 조사나 시정권한을 두고 거부시 벌칙과 과태료 규정을 두는 한편 관리인의 선임과 해임을 구청에 신고토록 했다.

 제3자를 관리인으로 둬 발생하는 문제를 차단하기 위해 관리인 자격을 소유자나 점유자로 제한한다. 관리인이 자신을 감독하는 관리위원을 겸직하는 것도 막는다.

 서울시 관계자는 "상가나 오피스텔 관리 비리가 심각하다는 것에 국회나 정부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이번주 중으로 법무부와 논의해 상가나 오피스텔에 만연한 관리부실을 막는 법안을 조속히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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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호 산업2부장

'두려울수록 맞서라' 처음 다짐을 잊지 않는 기자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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