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선박 나포'에 대한 보복?…러 해군, 영국 민간 요트에 '경고사격'

英 '선박 나포'에 대한 보복?…러 해군, 영국 민간 요트에 '경고사격'

정혜인 기자
2026.06.17 07:14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러 "위험하게 접근한 英 선박에 경고사격"
영 "조준 사격 아닌 충돌 가능성 방지 목적"…
영, 러 '그림자 선단' 나포…G7 '러 압박 강화' 논의 중 발생

러시아 해군 호위함 '아드미랄 그리고로비치'/로이터=뉴스1
러시아 해군 호위함 '아드미랄 그리고로비치'/로이터=뉴스1

러시아 호위함이 16일(현지시간) 영국 해협에서 민간 요트에 경고사격을 했다. 영국 정부는 해당 사격이 "요트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다"며 이번 사태로 인한 사상자는 없다고 밝혔다.

AFP통신·BBC방송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자국 해군의 아드미랄 그리고로비치(Admiral Grigorovich)함이 이날 오전 11시40분경 잉글랜드 와이트섬과 프랑스 노르망디 사이에서 "위험하게 접근"하는 영국 요트를 발견해 경고사격을 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해당 요트의 주의를 끌기 위해 신호탄을 발사하고 음향 신호를 울렸다. 그러나 이런 조치에도 요트의 위험한 접근은 계속했다"며 "이에 따라 호위함 함장은 소형 화기를 사용해 해당 선박 방향으로 경고사격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영국 국방부는 "그리고로비치함이 영국과 프랑스 해역 도버 해협에서 영국 선박과의 교신을 시도한 뒤 경고사격을 했다. 이는 해당 선박을 조준한 것이 아니며 충돌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한 시도였다"며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영국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당시 요트에는 60대 부부가 탑승해 있었다고 한다.

영국 국방부 소식통은 AFP에 "사건 당시 러시아 호위함은 동력을 이용해 항해하기보다는 표류 중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영국 민간 요트의 접근이) 더 위험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영국 해병대의 코만도 부대가 14일(현지시간) 영국 해협을 항해하던 러시아의 '그림자 선단' 선박으로 의심되는 'CMR 스미르토스호'를 헬기를 이용해 나포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영국 해병대의 코만도 부대가 14일(현지시간) 영국 해협을 항해하던 러시아의 '그림자 선단' 선박으로 의심되는 'CMR 스미르토스호'를 헬기를 이용해 나포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외신과 전문가들은 이번 경고사격이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영국 등 유럽과 러시아 간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뤄졌다고 짚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스티브 프레스트 연구원은 "(경고사격 당시) 러시아 군함이 다소 예민해진 상태였을 수 있다"면서도 "최근 러시아의 '그림자 선단'을 둘러싼 영국군의 조치를 고려하면 러시아가 (영국을 향해) 위협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영국 국방부는 이번 사건이 영국군의 러시아 '그림자 선단' 선박 차단과 관련이 없는 "단발성 사건"이라고 했다.

AFP는 "이번 사건은 지난 14일 영국 특수부대가 같은 해역에서 러시아의 '그림자 선단'으로 의심되는 선박을 차단 및 나포하고, 이날 G7(주요 7개국) 정상들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기로 합의한 시점과 맞물려 발생했다"고 전했다. 프랑스 에비앙에 모인 G7 정상들은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함께 우크라이나 지원 및 전쟁 종식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회담 결과는 공식 발표되지 않았지만, 프랑스의 외교 소식통은 AFP에 "정상들은 회담에서 석유, 가스 등 에너지 제재로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정혜인 기자

국제부 정혜인 기자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눈에 띄는 흐름을 포착해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마음과 시대의 이야기 '트민자' 를 전합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