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집마련 디딤돌 대출.'
2일부터 전국 시중은행에서 금리 연 2.8~3.6% 수준의 주택구입자금 대출상품이 판매에 들어갔다. 국민주택기금을 재원으로 하는 근로자서민대출과 생애최초주택구입대출, 주택금융공사가 담당하는 보금자리론 등으로 이원화돼 있던 모기지대출을 하나로 통합해 쉽게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사실상 새해 첫 날부터 정부는 '돈빌려 집사라'고 강요하고 있다. 박근혜정부들어 4번에 걸쳐 내놓은 부동산정책을 살펴보면 대체로 "저리로 주택구입자금을 빌려줄 테니 대출받아 집을 사라"는 것이다. 거래 활성화로 집값을 떠받치겠다는 속셈이다.
이 기조는 '8·28 전·월세대책'에서 시범적으로 내놓은 '공유형모기지' 상품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전·월세대책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1~2%대의 초저리로 주택구입자금을 빌려줄테니 집을 사라는 것이다. 상품 출시 57분 만에 5000가구가 선착순 마감돼 '로또 모기지'라고 불렸다. '12·3 후속조치'에선 1만5000가구로 확대해 시행한다.
이날부턴 연 3.7%대의 '전세금 안심대출' 상품도 출시됐다. 은행이 전세금의 80%까지 대출을 해주고 대한주택보증이 전세보증금과 대출금 상환을 책임지는 구조다. 언제는 돈 빌려줄테니 집 사라고 하더니 이제는 전세를 살라고 한다.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국민들은 난감하다.
정부는 올해 부동산시장에 지난해와 비슷한 총 11조원을 풀 예정이다. 사상 최대 규모로, 이 가운데 2조원이 공유형모기지 대출이다. 결국 정부가 가계 부실을 더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됐다. 가계부채가 1000조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는데 말이다.
반면 현 정부의 핵심 주택정책인 '행복주택'은 기존 20만가구에서 14만가구로 줄이고 '철도 위 임대주택'이란 개발 콘셉트도 대폭 수정했다. 애초 공언과는 달리 철도부지 등 국·공유지만 활용해서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뉴타운 해제지역은 물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보유한 주택 용지도 활용할 방침이다.
'렌트푸어'(전·월셋값 상승으로 고통받는 세입자)를 위해 도입된 '목돈 안드는 전세'는 단 두 건의 저조한 실적만 남긴 채 묻히게 됐다. 여러 부동산대책 중 제대로 시행되는 서민을 위한 대책이 뭐가 있는지 정부는 다시금 냉철한 판단을 내려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