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4월 강남3구 아파트 증여, 전체 30% 차지
증여·상속자금 비중 서울 웃돌아…노도강 격차↑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가 이어지면서 서울 강남권 주택시장이 '그들만의 리그'로 굳어지고 있다. 금융권 차입이 어려워지자 상속·증여를 통한 자산 이전이 주택 매입의 주요 통로로 떠오르면서 강남 진입 장벽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한국부동산원의 '거래원인별 아파트 거래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1~4월 서울 아파트 증여 건수는 총 2001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가 596건으로 전체의 29.8%를 차지했다.
자치구별로는 강남구가 291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서초구 174건, 송파구 131건 순으로 모두 서울 자치구 평균 증여 건수(80건)를 크게 웃돌았다. 반면 이른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은 노원구 71건, 도봉구 78건, 강북구 14건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도 증여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초 양도세 중과 유예 기간 동안 자산가들이 매각 대신 증여를 선택한 사례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 3~4월 강남권 집값 상승세가 주춤하고 절세 목적의 매도 물량이 늘어나면서 증여 수요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남구의 한 세무사는 "강남권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둔화하면서 증여 문의가 늘었다"며 "가격 조정기를 절세를 위한 적기로 판단한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강남3구는 주택 매입 자금 가운데 상속·증여 자금 비중도 높게 나타났다.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금조달계획서에 따르면 올해 1~4월 강남3구 주택 매수 자금 가운데 증여·상속 자금 비중은 7.2%로 서울 평균(6.4%)을 웃돌았다.
자치구별로는 송파구가 7.6%로 가장 높았고 강남구 7.0%, 서초구 6.8% 순이었다. 반면 노원구는 5.2%, 도봉구는 4.0%, 강북구는 3.7%에 머물렀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대출 규제가 이런 흐름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본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지속되는 데다 초고가 주택에 대한 대출 한도도 제한되면서 사실상 자력으로 강남권 고가주택을 매입하기가 어려워져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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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강남구 집합건물의 평균 대출지수(매매 시 근저당권 설정 비율)는 29.44를 기록했다. 이는 매매가격 가운데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평균 3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서울 평균 대출지수(49.01)와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강남권 주택 매입이 대출보다 현금이나 가족 자금에 의존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강남3구는 장기적인 자산가치 상승 기대가 높아 보유세 부담 등을 고려해 자녀에게 증여하려는 수요가 꾸준하다"며 "대출 규제가 강화될수록 상속·증여 등 가족 자금의 역할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자산을 보유한 계층과 그렇지 못한 계층 간 주택시장 접근성 격차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강남권을 중심으로 자산 기반 주택 매입 구조가 더욱 강화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