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복지·주거·고용' 연계…프랑스는 '주거수당·대출·임대주택' 하나의 체계로

정부가 청년 실수요자에 대한 대출 규제 완화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청년 주거 정책 전반을 다시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급 확대와 금융 지원에 머물렀던 기존 정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공공임대와 주거비 지원, 취업 등을 연계하는 종합적인 청년 주거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청년가구(만 19세 이상 34세 이하) 자가점유율은 2023년 14.6%에서 2024년 12.2%로 2.4%포인트(p)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청년가구 임차 거주 비율은 8.2.6%로 1.5%p 상승했다.
2024년 기준 청년이 고시원, 판잣집, 비닐하우스, 컨테이너 등 주택 이외의 거처(오피스텔 제외)에 거주하는 비율도 5.3%로 일반가구(2.2%)를 크게 웃돌았다.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 비율도 6.1%에서 8.2%로 높아졌다. 청년층의 주거 여건이 전반적으로 악화하는 모습이다.
집값 상승도 청년층의 내 집 마련 문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토지주택연구원은 서울에서 6억원 이하 주택 비중이 2022년 40.3%에서 2024년 20.6%로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집값 상승 속도를 대출 한도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청년층이 현실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주택은 빠르게 줄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청년 주거 현실이 정부 정책 논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생애최초 주택 구매자는 완화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70%를 적용받지만 대출 한도는 최대 6억원으로 제한된다. 이와 관련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최근 "청년의 (대출) 한도 문제는 고민해봐야겠다"고 말했다. 청년 주거 문제를 일반 주택 수요와 따로 떼어놓고 고민해야 한다는 의미다.
공급 확대와 금융 지원을 각각 추진하는 한국형 청년 주거 문제 해법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LH토지주택연구원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0개국의 청년 주거정책을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는 공공주택 공급과 금융 지원 중심의 정책 비중이 높은 반면 해외 주요국은 주거와 복지, 고용 등을 연계한 통합 지원체계를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를 먼저 안정시킨 뒤 복지와 고용 서비스를 연계하는 핀란드의 '하우징퍼스트'(Housing First) 정책이 대표적이다. 이 정책은 안정적인 주거를 확보한 뒤 정신건강 관리와 취업 지원 등 자립 프로그램을 함께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프랑스는 또 주거수당(APL)과 함께 임대보증, 대출, 임대주택을 묶은 '악시옹 로쥬망'(Action Logement) 체계를 운영한다. 영국도 주거와 교육·직업훈련을 결합한 '포이어'(Foyer) 모델을 통해 청년 자립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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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은 우리나라도 공급과 금융을 각각 지원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공공임대와 주거비 지원, 금융, 취업 지원, 사례관리 등을 하나로 묶은 '하우징 플러스'(Housing Plus·주거 패키지) 방식으로 청년 주거정책을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주거 지원을 청년 자립의 출발점으로 삼아 정책 간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정부는 14일부터 공급·금융·세제를 주제로 부동산 공개 토론회를 열고 청년 주거안정 방안을 포함한 부동산 정책 방향을 논의한다. 토론 결과는 23일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하는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를 거쳐 이달 말 발표 예정인 부동산 종합대책에 반영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토론회는 공급 확대가 중심이지만 청년층의 전월세 부담과 주거 사다리 문제도 주요 논의 대상이 될 것"이라며 "매입임대와 건설임대 등 공급 정책과 함께 전월세 관련 의견도 폭넓게 수렴해 향후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