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이후 이어진 주택 착공 부진으로 입주 물량 감소가 현실화하고 있다. 정부는 공공택지 후보지 발표부터 착공까지 평균 68개월 걸리는 기간을 37개월로 31개월 단축하기로 했다. 다만 토지 보상과 주민 협의 등 현장 변수가 적지 않아 실제 사업지에서 이 시간표를 얼마나 구현할 수 있을지가 과제로 남는다.
1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민간 주택 착공은 12만1000가구로 10년 평균 19만1000가구의 63% 수준이다. 일반주택 착공도 1만4000가구로 10년 평균 5만6000가구의 25%에 그쳤다. 반면 공공주택은 올해 6만2000가구 착공을 계획해 10년 평균 5만1000가구를 웃돌 전망이다. 공공부문은 회복세지만 수도권 주택 공급의 80% 이상, 서울은 90%가량을 차지하는 민간의 회복은 더디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도 민간 공급 회복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민간 공급 생태계가 복원되지 않으면 전체적인 공급 확대에도 한계가 있다는 게 국토부의 판단이다. 장관은 동시에 주택 공급의 긴 시차를 문제로 꼽았다. 김 장관은 8·13 대책 발표 이후 가진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계란은 부족하면 수입해 대응할 수 있지만 주택은 그렇게 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주택 공급의 긴 시차를 지적했다.
실제 주택은 수요 변화에 맞춰 단기간에 공급을 늘리기 어렵다. 국토부에 따르면 공공택지는 후보지 발표부터 착공까지 평균 68개월이 걸린다. 정부가 8·13 대책에서 지구 지정과 지구계획, 보상과 부지조성 등 기존에 순차적으로 진행하던 절차를 병행해 착공 기간을 줄이기로 한 이유다.
정부는 이 같은 공급 시차를 줄이기 위해 공공택지 조성 단계부터 손질한다. 신규 공공택지는 발표 이후 37개월 내 착공을 목표로 지구 지정과 지구계획, 부지확보·조성 등의 절차를 앞당기거나 병행한다. 3기 신도시 등 기존 공공택지도 사업 추진단계에 따라 1~2년 앞당겨 2030년까지 8만9000가구를 조기 착공한다.
사업지 여건에 따라 21~34개월 내 착공하는 특화모델도 마련한다. 택지 규모에 따라 절차를 통합하고 부지조성과 주택 착공을 병행하는 방식이다. 다만 21개월 모델이 모든 공공택지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실제 현장에서다. 토지 보상과 주민 협의가 지연되면 행정 절차를 줄여도 사업 기간 단축에 한계가 있다. 환경·재해영향평가와 관계기관 협의도 변수다. 전략환경영향평가 간소화 등 일부 조치는 법 개정도 필요하다.
민간 공급 회복도 풀어야 할 과제다. 국토부는 PF(프로젝트파이낸싱) 위기와 공사비 상승 등으로 민간 착공이 위축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PF 금융을 확대하고 재개발·재건축 절차를 단축한다. 일반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한 금융·세제 지원과 규제 완화도 추진한다. 국토부는 2026~2030년 민간 공급 금융·세제 지원과 규제 완화를 통해 5만9000가구+α의 추가 착공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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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택지도 순차적으로 공개한다. 정부가 공개한 신규 공공주택지구 물량은 2만7000가구다. 나머지 7만3000가구+α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김 장관은 이 물량에 대해 협의가 진행된 물량이라며 10월 초쯤 전체적으로 공개가 가능할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결국 68개월을 37개월로 줄이는 것만으로 공급 문제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착공을 앞당겨도 입주까지는 다시 시간이 필요하다. 공공택지의 조기 착공과 함께 민간·일반주택 공급이 회복돼야 실제 입주 물량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가 제시한 시간표를 실제 사업 현장에서 지키고 민간 공급까지 회복시킬 수 있느냐가 대책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