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저축은행, 위기를 기회로

[기자수첩]저축은행, 위기를 기회로

권화순 기자
2008.08.05 09:07

최근 들어 저축은행에 고객들의 문의 전화가 부쩍 늘었다고 한다. "정말 문제없는 거 맞죠?"에서부터 "BIS비율이 얼마죠?",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어떻게 되나요?" 라는 전문용어(?)가 섞인 질문까지. 신문지면을 떠들썩하게 장식하고 있는 '저축은행 위기론' 때문에 불안해서다.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저축은행 부동산 PF대출 연체율이 지난해 말 11.6%에서 올 들어 14%로 높아졌다. 부동산 경기는 바닥이 보이지 않고 문을 닫는 지방 건설사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들에게 PF대출을 해준 저축은행에 불똥이 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저축은행업계는 억울하다고 항변한다.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노무현 정권시절 1가구 2주택 과세,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할 때부터 이미 부동산 경기가 침체될 것을 예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PF대출 비율을 낮추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했는데 '앵무새'처럼 '위기론'만 이야기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의 말대로 실제 PF대출 비중은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감독당국 기준인 30%에 맞추기 위해 저축은행들이 신규 대출을 줄이고 있는 탓이다. 손실흡수능력(Coverage Ratio)도 크게 개선됐다. 2005년 말 56.6%에 불과했던 흡수능력은 지난해 말에는 106.8%까지 상승했다. 부실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쌓아 위기대처 능력을 키웠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위기론'이 설득력 있게 들리는 이유는 뭘까. 무엇보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저축은행의 영업정지, 소유주와 경영진의 불법·탈법 경영 등으로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특히 영업정지된 저축은행을 살펴보면 동일인 여신한도를 위반했거나 출자자 대출로 인한 부실 등에 기인한 경우가 많았다.

이러다 보니 저축은행업계가 아무리 위기가 아니라고 항변해도 선뜻 믿음이 가지 않는 것이다. 심지어 일부 금융사에선 "저축은행들이 내놓은 통계는 믿을 수 없다"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 정도다.

어찌 보면 저축은행 '위기론'이 '기회론'이 될 수도 있겠다. 이참에 위기 대처 능력을 키우고, 감독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맞게 투명경영에 적극 나선다면 잃었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권화순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권화순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