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부업계, 지원대상 'BBB' 이상으로 확대해야
-우정사업본부, 채안펀드보다 엄격하게 운용
정부가 우정사업본부를 통한 자동차 할부금융사들에 대한 유동성 지원 방침을 밝혔지만, 지원대상을 우량사에 한정하면서 업계가 적잖이 실망한 모습이다. 할부업계는 우량사의 경우 자금조달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지원대상을 신용등급이 낮은 비우량사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할부금융사들은 우정사업본부의 채권 매입 대상이 적어도 'A-'까지 확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우정사업본부에선 신용등급 'AA-' 이상 회사채만 매입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신용보강이 이루어진 경우 'A' 등급 회사채도 매입했던 채권시장안정펀드에 비해 지원대상이 한층 엄격해진 것이다. 또한 발행금리도 시장금리와 비슷한 수준에서 책정할 것으로 보여 조달금리 인하 혜택마저 기대할 수 없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우정사업본부는 국책 금융기관인 만큼 보수적으로 자금운용을 할 수밖에 없다"며 "따라서 매입 기준도 채안펀드보다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할부업계는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지원대상이 우량사로 한정돼 정작 지원이 필요한 업체들이 지원을 받지 못했던 채안펀드와 다를 바가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채안펀드는 채권시장의 어려움을 덜자고 만든 펀드인데도 운용처를 신용등급 AA 이상 '초우량'채권에 한정하면서 비난을 샀다"며 "이번 우정사업본부의 매입대상도 우량사에만 한정될 경우 생색내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출범한 채안펀드가 6개월간 여신금융업계에 지원한 규모는 4200억원으로, 현대캐피탈이 지난 1분기 동안 발행한 회사채 규모인 6250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우정사업본부에서 유동성 지원대상으로 밝힌 신용등급 'AA' 이상 자동차 할부금융사는 현대캐피탈, 신한카드, 삼성카드 등 세 곳이다. 이 회사들은 현재 5~6%의 안정적 금리로 자금조달이 가능한 상황이다. 지난 1분기 동안 신한카드는 7000억원, 현대캐피탈 625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우량사들과 대조적으로 A등급 이하 할부금융사들의 경우 회사채 발행이 잘 되지 않아 자산유동화증권(ABS) 위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며 "이마저도 금리가 10%에 가까워 정부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