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신협, '비과세 상품' 신경전

저축銀-신협, '비과세 상품' 신경전

오수현 기자
2009.12.01 07:22

저축은행 판매허용 법안 제출 계기, 속내는 '수신 경쟁'

저축은행과 신협이 '비과세 상품'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 저축은행에 비과세상품 판매를 허용하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면서다. 그동안 비과세 금융상품은 신협, 새마을금고, 협동조합 등 상호금융기관만 취급할 수 있었다.

신협은 개인 소유의 저축은행에 비과세 상품 판매를 허용해선 안된다고 주장한다. 반면 저축은행 업계는 비과세 상품을 허용해야 주 고객인 서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고 맞선다.

◇저축은행 "서민을 위해"=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영식 한나라당 의원 등 국회의원 11명은 저축은행에 비과세 상품 판매를 허용하는 내용이 담긴 '조세특례제한법 개정 법률안'을 지난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에 제출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저축은행 예탁금(1인당 3000만원 이하) 이자소득에 대해 2010년 1월1일부터 2012년 12월31일까지 세금이 부과되지 않고, 이후 2013년말까지 5%의 세율만 부과된다.

배영식 의원은 "상호금융기관이던 농협이 일반 금융기관으로 변모하는 등 상호금융기관과 일반 금융기관 사이의 벽이 허물어진 게 사실"이라며 "상호금융기관과 비슷한 성격인 저축은행에도 비과세 상품 취급을 허용하면 금융기관 간 경쟁을 유도할 수 있고 소비자의 금융기관 선택권도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축은행 업계는 비과세 상품이 없는 탓에 예금고객 유치에 어려움이 컸다는 이유로 개정안을 크게 반기고 있다. 실제 저축은행의 총수신 잔액은 지난 9월말 현재 69조7500억원으로 올들어 14.5% 늘어난 가운데 신협(32조9367억원) 은 같은 기간 24% 증가했다.

저축은행들은 비과세 상품을 허용해야 하는 이유로 서민대출 확대도 꼽는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개인신용등급(CB) 7~10등급의 저신용 서민에 대한 대출은 올 6월말 현재 10조5000억원으로 전체 대출의 18.5%를 차지한다. 전체 거래고객에서 저신용자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84.0%로 신협 등 상호금융기관(32.1%)을 크게 상회한다.

◇신협 "시중은행도 허용?"= 신협은 조합원 출자로 만든 상호금융기관과 달리 저축은행은 개인 소유의 금융회사여서 비과세 상품 판매를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신협은 1좌당 1만원 가량의 가입비를 내고 조합원으로 가입한 고객에게만 비과세 상품을 판매한다. 신협 관계자는 "저축은행에 비과세 상품 판매를 허용한다면 결국 시중은행에도 이를 허용하지 못할 이유가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신협의 반발에는 저축은행의 수신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은행과 저축은행의 예·적금 이자에는 15.4%(주민세 포함)의 세율이 부과되지만 비과세상품에는 1.4%의 농어촌특별세만 부과된다. 예컨대 3000만원을 연리 6%의 저축은행과 신협의 예금에 든 경우 1년 이자는 180만원으로 같지만 세후 이자는 25만원 가량 차이가 난다.

한편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논의가 없었다"면서 "저축은행에 비과세 상품 판매를 허용할 수 없다는 현재 입장에 변화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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