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단협약 떠나는 대형 건설사들

대주단협약 떠나는 대형 건설사들

길진홍 기자
2009.12.22 10:46

[thebell note]"재무 안정 자신감" vs "아직 불안한데…"

더벨|이 기사는 12월17일(08:44)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최근GS건설(38,350원 ▼3,350 -8.03%)은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에 대주단협약 적용을 중단해 줄 것을 요청했다.대림산업(71,700원 ▼5,100 -6.64%)도 대주단협약에서 빠지는 것으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GS건설, 대림산업 등과 공동으로 대주단협약을 신청한대우건설(35,200원 ▼1,700 -4.61%)은 탈퇴 결정을 유보하고 있다.

건설사들의 대주단협약 적용 신청이 본격화한 지 1년. 작년 말 대주단협약에 동시 가입한 GS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등 빅3 건설사의 탈퇴가 잇따를 전망이다. 대주단 사무국이 채권금융회사를 애써 설득해 협약 유효기간을 연장했지만 정작 대형 건설사들은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이 우여곡절 끝에 가입한 대주단협약을 탈퇴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간단하다. 협약 적용이 더이상 무의미하다는 판단에서다. 1년 전과 달리 시장의 자금 조달 여건이 개선되면서 대주단협약에 기댈 이유가 사라졌다는 게 건설사들의 얘기다. 회사채와 기업어음 발행이 수월해지면서 대주단협약의 채무상환유예와 신규 자금지원이 매력을 상실했다.

대형 건설사 재무팀 관계자는 “대주단협약은 가입 초기 일시적으로 은행들의 차입금 상환 압박을 견딜 수 있게 해줬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협약 자체를 잊고 살 정도로 실효성이 떨어졌다”며 “특히 시행사와 연계된 PF 사업장의 경우 협약 지원에 많은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대주단협약 연장으로 상환 유예가 가능한 채권의 범위가 기존의 유예 중인 채권으로 제한돼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 탈퇴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대형 건설사의 대주단협약 탈퇴 배경은 '펀더멘털 개선에 대한 자신감'으로 요약된다. 이들 업체들은 지난 1년간 현금과 예금을 쌓고, 차입금 만기 구조를 개선하는 등 재무건전성 확보 노력을 기울여왔다. 또 정부의 잇따른 공공공사 조기 발주가 유동성 압박에 숨통을 틔웠다.

GS건설은 작년말 5조원 수준이던 우발채무를 시장과의 약속대로 3조원대 중반 수준으로 줄였다. 3분기 기준 보유 중인 현금성 자산은 1조2000억원에 이른다. 금융위기 이후 한 단계 떨어졌던 신용등급도 지난 10월 원상복귀 됐다. 최근 시중은행 차입금리도 6%대 수준으로 낮아졌다.

금융위기를 전후해 악성루머에 휘말리면서 주가 폭락 등의 홍역을 치른 대림산업도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1년물짜리가 6%대에 소화되고 있다. 지난해 조달한 고금리 대출금도 대부분 차환을 통해 금융위기 직전 수준으로 돌려놨다.

대주단 사무국은 대형 건설사들의 이 같은 협약 탈퇴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기업 재무구조가 정상화됐다면 굳이 대주단협약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는 게 사무국의 입장이다.

그러나 샴페인을 터뜨리기는 아직 이르지 않은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리먼브러더스 파산에 이은 자본시장 경색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당시 GS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등 대형 3사는 결국 대주단협약을 택했다.

이들 건설사들은 여전히 수천 가구에 이르는 미분양을 떠안고 있다. 유동성 악화에 불을 댕긴 PF 지급보증 축소도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아직도 많은 전문가들이 두바이 사태 등에 따른 국내외 경기 불투명성의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지금 '대주단협약'이라는 꼬리표를 떼는 게 급한 일인지, 잠시 멈춰서서 생각해봐도 좋을 듯 하다. 냉정한 득실 계산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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