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구 씨티은행장, 4연임 기대 충족이 과제

하영구 씨티은행장, 4연임 기대 충족이 과제

김지민 기자
2010.03.14 13:21

은행 최초로 4연임에 성공한 현직 은행장이 나왔다.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은 2001년 한미은행장에 선임된 이후 4번 연속 한국씨티은행장의 자리를 이어가게 됐다.

씨티그룹 본사 출신인 하 행장이 내부에서 신망을 두텁게 받아왔다는 것은 금융권에 익히 알려져 있던 터라 이번 연임은 사실상 예견 가능한 것이었다. 하지만 일각에선 하 행장의 조직 경영 방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씨티 그룹 내 요직 두루 거친 '실력파'=하 행장은 1981년 씨티은행 서울지점에 입행해 자금담당 총괄이사, 투자금융그룹 대표, 기업금융그룹 대표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실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1998년 한국인 최초로 소비자금융그룹 대표를 맡았고 2001년 48세의 나이로 한미은행장에 취임했다. 그 이후 2004년 한미은행과 씨티은행의 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통합 이후 난제인 노동조합과의 화해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8년 금융위기 속에서 건전성을 비교적 잘 지켜냈다는 점도 인정받았다. 하 행장이 평소 강조한 내실 경영의 결과가 어려울 때 진가를 발휘했다는 것이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자본력이나 유동성 측면에서 상당히 건실한 모습을 견지해왔다"며 "2008년~2009년 사이에 어느 한 분기도 손실이 난 분기가 없을 정도로 리스크 관리를 잘 해왔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소극적 경영 방식 비판=하지만 하 행장의 안정적인 조직경영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노조는 지난달 내부 성명을 통해 하 행장의 소극적인 성장전략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하 행장에 대한 그룹 내의 신망에 비해 실질적인 은행의 발전은 이뤄내지 못했다는 게 주된 이유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해 3분기 379억원의 당기순익을 냈다. 전년대비 59.7% 감소한 저조한 실적이었다. 수익성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각각 0.57%(전년대비 0.28%포인트 하락), 7.55%(전년대비 4.65%포인트 하락)했다. 순이자마진(NIM)도 전년대비 0.82%포인트 감소한 2.51%에 그쳤다.

노조 관계자는 "한미은행과 통합된 것이 2004년인데, 통합 후에도 점포수(현재 230여개)에 거의 변화가 없다"며 "최근 10년 동안 성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적극적으로 영업망을 확산하지 않다보니 자연스럽게 인사적체 문제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빚어진 직원 사기 저하 문제 등도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외국계 은행으로서 한국시장 공략에 안착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는 반면 국내 은행과의 격차가 아직까지 현저하다는 점도 하 행장이 풀어야 할 과제다.

한편 차기 행장에 취임한 이후 하 행장은 금융지주사 전환 추진 작업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달 금융위원회에 지주회사 설립 본인가를 신청했다. 본인가가 결정되면 하 행장이 지주사 회장도 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하 행장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고 있다. 하지만 모범규준은 은행장이나 은행지주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겸직할 경우 선임사외이사를 두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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