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보증기금(신보)이 지난 1월 말 시작한 온라인 대출 장터는 중소기업이 '가장 유리한 대출금리'를 제시하는 은행을 고를 수 있다. 그동안 중소기업이 은행에서 돈을 빌리려면 영업점을 직접 방문해 대출 및 보증상담을 받아야 했다. 협상의 주도권이 은행에 있었다는 얘기다. 반면 신보의 대출 장터는 중소기업이 사이트에서 보증대출을 신청하면 각 은행들이 조건을 제시하게 된다.
갑(은행)과 을(중소기업)의 입장이 뒤바뀌는 것이라 과연 은행들의 참여가 활발하겠느냐는 우려가 있었다. 이에 대해 안택수 신보 이사장은 "중기 대출의 80% 이상이 보증대출"이라며 "3개월 정도가 지나면 은행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 달 반이 지난 현재 성과는 안 이사장의 짐작대로다. 총 1708건이 등록돼 지금까지 978억원의 대출이 성사됐다.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독려에 지난해 말부터 은행들의 신용보증기관 특별출연이 부쩍 늘었다. 시중은행은 물론 경남은행 등 지방은행과 농협까지 가세했다. 3월 초 현재 신한·국민 등 은행들이 기술보증기금(기보)에 출연한 규모는 보증료 지원을 포함해 1600억원, 신보는 3770억원에 달한다.
정부 시책에도 호응하면서 우량 중소기업 고객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용보증기관의 자체 평가 시스템을 통해 걸러진 업체들인데다 은행은 대출금의 85~90%를 보증 받을 수 있어서다.
은행 입장에서는 신용보증기관의 손을 빌려 자금을 대출할 중기를 쉽게 찾을 수 있으면서도 떼일 위험도 적다. 특별출연이 아니더라도 은행 중기 대출의 상당 부분이 신보 등을 통한 대출인 이유이기도 하다.
일부 은행들은 보증비율을 좀 더 높이고 업체에는 이자를 줄여주거나, 보증료를 낮추는 방법으로 특별출연을 우량 중소기업 확보 창구로 적극 이용하고 있다. 물론 정책금융기관과 은행이 힘을 합쳐 자금이 필요한 중기에 대출을 늘려주는 일은 좋은 일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은행들의 '역할론'을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우량기업에만 돈이 몰리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우려하기도 한다. 신용보증기관은 시중 은행의 손길이 미치기 어려운 창업 초기 벤처 등에 집중하고 은행은 자체 기업 선별능력을 갖고 보다 성숙 단계에 있는 중기 고객 확보에 나서는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