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몰매 맞는 금감원, 쇄신의 기회로

[기자수첩]몰매 맞는 금감원, 쇄신의 기회로

박종진 기자
2011.04.28 16:54

"아침에 일어나면 귀에서 망치소리가 들립니다." 금융감독원 한 고위관계자는 고개를 내저었다. 요즘 금감원은 말 그대로 몰매를 맞고 있다. 언론은 연일 날선 비판을 쏟아낸다. 금감원은 죄인이 됐다.

핵심은 부산저축은행 영업정지 조치 누설죄다. 저축은행 직원들이 친인척, 지인, 우량고객들 돈을 미리 빼내줬는데 이조차 감시를 제대로 못했다는 꾸중이다. 서민들의 눈물을 닦아주기는커녕 파렴치한 행태를 조장내지는 방조했다는 비난이다.

최근 연이어 금감원 전·현직 직원들이 비리혐의로 검찰에 체포된 상태에서 '영업정지 전날 밤 의혹'은 금감원을 한순간에 도덕성 상실 집단으로 만들었다.

과연 금감원이 이렇게까지 매도당할 만한가. 1556명 직원 중 이번에 수사당국이 적발한 사람은 5명(전직 포함). 물론 권혁세 금감원장 말대로 형제 중 하나가 사고 쳐도 집안 전체가 욕먹을 수 있다.

하지만 영업정지 정보까지 금감원이 퍼트렸다는 비난은 금감원 입장에선 억울하다. 부산저축은행을 비롯한 7개 영업정지 은행들은 유동성 부족 탓에 스스로 영업정지를 당국에 요청했다. 감독당국이 먼저 부실을 감지하고 조치를 내린 게 아니다. 내부 사정을 뻔히 아는 저축은행 직원들은 누구나 영업정지를 직감할 수 있었다.

더 문제는 이제부터다. 금감원은 권위가 땅에 떨어지고 이미지가 치명타를 입어도 될 만큼 가벼운 조직이 아니다. 앞으로 할 일이 태산이다.

가계부채 문제, 프로젝트 파이낸스(PF) 대출부실 관리, 글로벌 인플레이션 동향 파악, 정책금융기관 재편, 자본시장법 개정 등등…. 정책을 세우는 금융위원회와 함께 우리사회 뇌관을 하나하나 처리하고 금융 산업 발전의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이 판국에 다른 일들은…" 금감원 직원의 자조 섞인 말이 나와서는 안 된다.

권혁세 원장은 취임 직후부터 '제대로 검사하고 감독하는' 금감원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차라리 잘됐다. 이번의 뭇매가 대대적 쇄신의 명분을 만들어 줬다고 생각하면 된다. 금감원은 하루빨리 치욕을 벗고 검사의 칼을 휘둘러야 한다. 우물쭈물하면 정말 금감원이 무능한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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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기자

재계를 맡고 있습니다. 개인이 잘되고 기업이 잘되고 그래서 나라가 부강해지는 내일을 위해 밀알이 되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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