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보험, 기본에 충실한 내실경영이 필요한 때

[기고]보험, 기본에 충실한 내실경영이 필요한 때

김수봉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보험담당 ) 기자
2012.09.12 08:30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PIMCO)의 이머징마켓 대표를 지냈던 모하메드 엘-에리언(Mohamed El Erian)은 "성공한 사업가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으면서 피터 번스타인의 「리스크 관리의 놀라운 이야기」를 소개한 바 있다.

이 책에서 저자 피터 번스타인은 위험을 통제하려는 노력이야말로 근대와 과거를 가르는 기준이라고 주장하면서 "리스크를 감수하는 사람은 약정된 보험료에 대한 대가로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 책임을 떠맡는다는 동의를 확증하기 위해 자신의 이름을 계약서 밑에 기재했다. 이들 개인 보험 인수자들은 '서명자(underwriters : 보험업자)'로 불리게 됐다"고 보험회사 탄생배경을 소개하고 있다.

한마디로 보험업은 위험을 감수(인수)하는 것이라 할 수 있으며 이는 현대에 있어서도 국가에서 보장하지 못하는 국민 일상생활에서의 각종 리스크를 보다 더 가깝고 밀접하게 관리하고 보장하는 역할로 이어져 오고 있다.

그러나 최근 보험회사의 경영전략을 살펴보면 위험감수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하는 보험회사들이 정작 자기회사의 위험은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실손의료보험 제도 개편사항과 세제당국의 즉시연금 보험상품 과세 추진 등을 이용해 소비자를 현혹시키는 절판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행태와 외형확대에 치중해 고객에게 자산운용수익률을 초과하는 이율을 제공하겠다는 모습은 진정한 리스크 감수자로서의 역할이라고 보기 어려울 것이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은 유럽 재정위기로 인해 불확실성 및 변동성이 지속되고 있다. 또 국내 금융시장도 가계부채 문제, 저금리 기조 장기화 등의 불안요소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대내외 경제여건을 볼 때 당분간 보험산업은 '위기의 연속' 속에서 살아가야 할 듯 싶다.

한편 대내외 경제여건에도 불구하고 보험산업은 총자산이 650조원을 넘어서고 이익규모도 6조원에 육박하면서 세계 8위의 보험대국으로 발돋움하는 등 외형상으로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으나 경기악화로 인한 수입보험료 성장둔화와 저금리 기조에 따른 자산운용 수익률 하락 등으로 2011년 10.2%이었던 보험산업 성장률이 2012년에는 7.3%로 악화되는 등 보험산업에 있어 장미 빛 전망이 계속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럴 때 일수록 "자식에게 물고기를 주는 것 보다는 낚시를 낚는 방법을 알려주는 어부"와 같은 현명한 지혜를 발휘해 보험산업에 드리워지고 있는 침체의 암운을 걷어낼 필요가 있다.

저금리에 따른 역마진으로 '97~'01년 중 7개 생보사가 파산한 일본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더 이상 변화를 늦출 수 없다.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재무건전성을 해치는 공시이율 적용을 지양하고 각종 경비절감을 통한 수익성 확보 등 비상경영 전략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또 현행 리스크중심의 자기자본제도(RBC)는 당장은 보험회사에 부담을 줄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보험회사의 안정성을 제고하고 보험산업의 건전성을 확충시켜 금융소비자를 한층 더 보호하기 위한 것임을 이해하고 내부유보 확대 및 신규 자본확충 등 재무건전성을 제고시키는 동시에 리스크 관리 전문인력 확보 및 안정적 전산시스템 구축 등 위험관리 인프라 확충에도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그리고 대주주·계열사에 편중된 거래는 유·무형의 손실 초래 등으로 결국 보험회사의 건전성을 악화시키고 공정한 시장질서를 저해하는 것이므로 대주주와의 거래에 대한 엄격한 리스크 관리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보험업의 기본인 ‘리스크 감수인으로서의 역할’에 더욱 충실하기 위해 리스크분석을 통한 집중과 선택, 그리고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한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와 내실경영에 집중함으로써 시장의 신뢰를 쌓아가는 보험회사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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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범 편집국장

박재범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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