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자동차 리스사의 '하소연'

[기자수첩]자동차 리스사의 '하소연'

정현수 기자
2012.10.08 05:45

"억울하고 또 억울한 일입니다"

자동차 리스사들의 하소연이다. 사연은 이렇다. 서울시는 지난 7월 자동차 리스사 9곳에 대해 총 2690억원의 세금을 추징하기로 결정했다. 이들 리스사들이 서울에 본점을 두고 있음에도 서울시에 자동차 등록세 등 세금을 내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과세권을 가진 서울시로서는 이해가 되는 행보다.

하지만 리스사들의 사정을 들어보면 또 이야기가 달라진다. 서울시의 결정 이후 이들 리스사들은 세금을 탈루한 것처럼 보도됐다. 실상은 달랐다. 이들은 세금을 탈루한 것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에 세금을 납부한 상태였다. 서울시의 결정으로 오히려 이중과세의 처지에 놓였다.

리스사들이 "억울하다"고 표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서울에 본점을 두고 있던 리스사들이 지방자치단체에 세금을 납부한 이유는 채권 매입 비용에서 차이가 나서다. 서울의 경우 자동차 가격의 20%를 채권으로 매입해야 하지만 경남 등 일부 지역에서는 5%만 매입하면 된다.

따라서 리스사들은 너도나도 지방으로 사용본거지를 신고해 세금을 납부했다. 어디까지나 합법적 테두리였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리스사들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지방에 세금을 내는 건 관련 금지규정이 없었기에 일종의 관례처럼 여겨졌다.

그러던 중 갑자기 서울시에서 제동을 걸고 나섰다. 과세 직후 관련 규정의 정비도 이뤄졌다. 리스사들로서는 마른 하늘의 날벼락이었다. 이에 따라 리스사들은 지난 8월 말 서울시에 과세전 적부심사를 청구했다. 이번 과세 결정을 제고해달라는 요구였다. 이 요구는 최근 기각됐다.

리스사들은 끝까지 물러서지 않을 기세다. 일부 대형사의 경우 이번에 물게 되는 추가적인 세금만 1000억원 이상이다. 따라서 조세심판원에 추가 조세불복제를 신청하는 것을 비롯해 행정소송까지 불사한다는 생각이다. 이미 이들로부터 세금을 받은 지방자치단체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이미 예산으로 잡혀 집행이 끝난 리스사들의 세금을 돌려주기도 힘든 상황이다. 결국 이번 분쟁은 서울시와 지방자치단체, 리스사 3자의 법적 분쟁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리스사들의 억울함은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리스사들은 이미 지자체간의 세수 확보 경쟁의 피해자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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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수 기자

머니투데이 경제부 정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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