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교통카드로 활용하던 체크카드를 분실했다. 분실 직후 해당 은행에 전화를 걸어 분실신고까지 무사히 마쳤다. 하지만 뒤끝이 깔끔하지는 않았다. 특히 상담원의 마지막 말이 마음에 걸렸다. "고객님, 체크카드 분실신고는 정상적으로 처리됐지만 교통카드 기능의 경우 최장 3일 정도 후에 분실처리가 될 수 있습니다".
이유가 궁금했다.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교통카드의 경우 은행 시스템과 실시간으로 연동되지 않기 때문이다. 교통카드를 관리하는 회사는 해당 차량이 차고로 복귀한 후 시스템을 점검한다. 신용카드나 체크카드와 달리 교통카드에 대한 분실신고가 실시간으로 적용되지 않는 이유다. 주말이 포함될 경우 시스템 적용은 최장 3일까지 걸린다.
깐깐한 카드 사용자라면 충분히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문제다. 실제로 이 같은 민원은 수차례 제기됐다. 하지만 제도개선은 이뤄지지 않았다. 교통카드로 결제되는 금액이 워낙 소액인데다 교통카드 결제금액을 일일이 따지는 사람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분실신고 후 부정사용이 이뤄지더라도 몇천원 정도인 금액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는 의미다.
하지만 최근 급변하는 결제시장의 특성을 감안하면 간단히 넘길 문제가 아니다. 최근 교통카드는 단순히 교통카드의 기능에 머물지 않는다. 일반 유통매장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국내 최대의 교통카드 사업자인 티머니의 경우 지난해 일반 유통매장에서 결제된 금액만 1000억원을 넘어섰다.
10개 은행과 카드사들이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페이온(PayOn) 브랜드 역시 마찬가지다. 은행계 체크카드가 주로 활용하는 페이온은 티머니와 동일한 형태로 결제되는 교통카드다. 페이온은 올해 4월 주요 편의점을 시작으로 서비스 범위를 유통매장까지 확대했다. 농협 하나로클럽 등과도 가맹점 계약을 체결했다.
교통카드가 유통매장에서도 활용되면서 결제금액 역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단순히 몇 천원에 불과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만큼 사업성도 있고, 이용자들도 환영하고 있다. 하지만 교통카드 분실신고의 '불편한 진실'을 아는 이는 몇이나 될까. 자칫 대규모 피해로도 이어질 수 있는 문제다. 교통카드의 '화려한 변신'을 무조건 환영하기 어려운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