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로 '금깡'이요? 다른 금은방에서 팔면 끄떡없죠"

"카드로 '금깡'이요? 다른 금은방에서 팔면 끄떡없죠"

김상희 기자
2014.03.17 05:30

[르포]교묘하게 법망 피하는 '금깡' 실태

귀금속 상점이 몰려있는 종로3가 거리 모습. 본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귀금속 상점이 몰려있는 종로3가 거리 모습. 본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다른 가게 가서 팔면 걸릴게 없죠"

14일 오전 11시, 귀금속 가게가 몰려 있는 서울 종로구 종로3가에서 외진 곳에 위치한 한 금은방을 찾아 들어갔다.

급전이 필요해서 그런데 신용카드로 금을 사면 그것을 재매입 해 줄 수 있냐고 묻자, 사장은 가능하다는 답을 했다. 카드깡의 한 종류인 '금깡'을 해 주겠다는 것.

카드깡은 엄연한 불법행위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르면 카드깡을 통해 자금을 융통하거나 중개를 알선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너무도 쉽게 카드깡이 가능하다는 답을 듣고서 불법 행위로 처벌 받을 가능성은 없는지 불안감을 나타내자, 가게 주인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여기서 사서 바로 돈을 주면 카드깡이 되지만, 다른 가게로 가서 팔면 되지 않는냐"고 말했다.

그리고 나서 사장은 금을 팔 수 있는 다른 가게를 알려주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일부 가게들 간에 사전에 얘기가 돼서 서로 사고 파는 역할을 나눠 위법성을 회피한다는 의미다. 한 곳에서 금을 사고 다른 곳에서 금을 팔면 그 행위가 카드깡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사장은 그렇게 금깡을 진행했을 때 살 때와 팔 때의 가격 차이와 수수료 등으로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금값의 17%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생각보다 많은 비용이 든다고 말하자,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를 이용하거나 대부업체에 가면 20% 넘는 이자를 내지 않느냐는 말도 뒤따랐다.

물론 이 같은 금깡은 일부 가게에서만 가능하다. 대부분의 가게에서는 신용카드로 금 구매가 안 되는 경우도 있고, 재매입을 하지 않는다며 카드깡을 해줄 수 없다는 얘기를 했다.

한편 한국대부금융협회는 최근 변종 금깡도 생겨난 것으로 보고 있다. 금은방이 대부업 등록을 하고서는 금깡을 마치 합법적인 대출처럼 위장을 한다는 이야기들이 들리고 있어서다.

내용은 분명히 금은방에서 신용카드로 금을 사고 현금을 받아가는 금깡이지만, 표면적으로는 대부업체에서 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것처럼 보이도록 속이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문적인 카드깡 업자에 의해 금융소비자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도 많다"며 "불법적인 허위 대출을 발생시키는 카드깡을 근절하기 위한 당국과 카드업계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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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희 기자

안녕하세요. 혁신전략팀 김상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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