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1월24일 서울 영등포의 한 노인복지시설 앞, 당시 김석동(SD) 금융위원장은 기자와 만나 작심한 듯 입을 열었다. "우리금융 민영화를 다시 추진하겠다. 나는 시간 안 끄는 걸 알지 않느냐"고 말했다. 1997년 외환위기 때 금융감독위원회 담당국장으로서 우리금융 출범의 산파 역할을 했던 그는 "결자해지 하겠다"고도 했다. 취임한지 불과 3주를 맞은 SD는 매서운 겨울바람을 맞으며 비장했다.
#2013년4월18일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기자단 만찬간담회에서 "우리금융 매각에 '직'을 걸었다"고 천명했다. "공직에서 마지막 사명이라는 각오로 할 것", "지금 안되면 5년을 또 기다려야하는 만큼 제일 비장한 각오로 임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6월 구체적인 매각방안을 발표하면서 핵심인 우리은행 매각에 대해서는 "주인 없는 은행을 만들 생각이 지금은 없다"고 말했다.
#같은 해 5월 어느 날 저녁, 박상용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위원장(연세대 교수)은 기자에게 "주인 있는 은행이 하나쯤 나온다고 무슨 문제가 생기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우리나라에 전문경영인 체제를 정착시키는데 큰 기여를 한 그였지만 변화한 환경에 따라 생각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기존 방식으로는 세계무대에 내놓을 만한 성과가 없으니 이제 다른 시도를 해봐야하지 않겠나"라는 설명이었다.
#우리나라 최고 전문가들이 줄곧 사활을 걸었지만 우리은행 경영권 매각은 또 다시 실패했다. 내년 다섯 번째 매각에 들어간다고 해도 현재로서는 지분 쪼개 팔기가 아닌 주인 찾아주기는 요원해 보인다. 2004년 1차 블록세일로 정부지분을 팔기 시작한 이래 10년이 지났다.
강산이 변하도록 골칫덩이 자식을 결혼조차 못 시키는 게 대한민국 금융이라는 집안 꼴이다. 출신, 직업 다 따지면 결혼 안 되고 온갖 규제로 얽어매놓으면 어떤 전문가도 제대로 실력발휘 못한다. 혁신을 막는 제도나 의식은 과감히 수술할 필요가 있다. 은행의 주인이슈를 현실에 맞게 매듭짓지도 못하고 '금융의 삼성전자' 떠드는 건 어불성설이다. 모바일을 넘어 사물인터넷 시대를 맞고 있지만 '금산분리'에 막혀 인터넷 전문은행 하나 못 세우는 게 우리나라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