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車보험 건수제 3년전 도입했다 "사고 3건에 보험료 50% 인상"

[단독]車보험 건수제 3년전 도입했다 "사고 3건에 보험료 50% 인상"

권화순 기자
2015.12.03 06:15

2013년부터 이미 도입·가벼운 사고에도 보험료 '폭탄'...보험사, 가입자에 안 알려 '논란'

보험사들이 사고 건수에 비례해 자동차 보험료를 50%까지 인상하는 '건수제'를 3년 전부터 이미 비공식 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 '점수제'에서는 사고 심도에 따라서만 보험료를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보험사가 '가벼운 사고를 자주 내면 보험료가 오를 수 있다'는 점을 가입자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다. 최근 들어 할증기준(200만원) 이하 사고를 냈는데도 보험료가 크게 올라 민원을 제기한 가입자가 급증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료 책정기준이 되는 '점수제'를 '건수제'로 전환하는 방안이 한창 논의 중이던 2013년 전후, 11개 보험사가 사고건수요율(NCR·Number of Claim Rate)을 속속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고 건수에 비례해 보험료를 할증하는 방식이다.

A보험사는 NCR에 따라 갱신 직전 1년 동안 사고 1건을 내면 보험료를 최대 5% 인상했고, 2건을 내면 30%를 올렸다. 1년간 사고 3건을 내면 50%까지 급등한다. 가벼운 사고 3건에도 보험료 50%가 올라가는 셈. 물론 3년간 무사고시 보험료가 최대 10% 할인된다. 3년간 무사고 할인을 받다가 경미사고 3건만 내도 보험료가 60%까지 오를 수 있다.

공식적으로 현행 점수제에서는 사고할증기준액(통상 200만원) 이상 사고에 대해서만 보험료가 할증된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는 대목이다. 특히 보험사들이 점수제와 건수제를 병행한 탓에 만약 200만원 이상 사고를 냈다면 점수제로도 보험료가 오르고 건수제로도 인상돼 '이중 부과'가 될 수 있다.

건수제 병행은 2013년 초삼성화재(461,000원 ▼3,000 -0.65%)를 시작으로 전 보험사로 확산됐다. 점수제는 보험개발원의 참조요율서에 명시됐지만 건수제는 비공식적으로 자체요율에 반영한 것.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해율이 안 좋은데 당국이 보험료를 못 올리게 하니까 보험사들이 건수제를 도입할 수 밖에 없었다"며 "보험료 산정 방식은 보험사 고유의 권한인 만큼, 대외적으로 이를 가입자에게 알릴 의무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보험 가입자에게 '할증기준 이하 사고를 내도 사고 횟수에 비례해 보험료가 대폭 오를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보험사들이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금융당국이 2013년부터 건수제 전환을 논의했고, 2018년 도입키로 지난해 확정한 와중에 NCR을 도입했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당국이 도입하려던 건수제는 50만원 이하 소액사고에 대해 보험료를 작게 할증키로 한 탓에 보험사 불만이 작지 않았다.

그 와중에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19일 가격자율화를 내세워 건수제 도입을 철회한 것. 애초대로 건수제를 전면도입하면, 사고 3건을 낼 경우 보험료가 30% 안팎 인상되나(7~8등급 상승함, 인상률 4% 적용) 지금처럼 건수제와 점수제를 병행하면 50% 이상도 올릴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신의 보험료가 올랐는데, 그 이유를 전혀 모르는 소비자 입장에서 비공식적인 건수제 도입은 비난받을 수 있다"며 "향후 가격자율화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이 같은 불투명한 보험료 인상 꼼수가 더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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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화순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권화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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