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적정성평가(LAT)결과, 삼성·한화·교보생명 44조원↑..50개사 상대 금감원직원 '단 2명'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시 국내 보험사 자본금이 52조원 급감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금리 하락을 반영해 지난해 연말 재산정한 것으로 직전 평가 대비 줄어드는 자본금이 10조원 늘었다.
게다가 향후 5년 안에 보험부채를 시가평가하는 솔벤시Ⅱ와 ICS 등 메가톤급 재무건전성 규제가 동시다발적으로 국내에 상륙한다. 이 와중에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금융감독원은 단 2명의 실무자가 50여개 보험사를 상대하고 있어 감독 리스크로 인한 대혼란이 우려된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사 28곳이 오는 2020년 IFRS4 2단계 도입시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해 말 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LAT)를 실시한 결과 추가로 쌓아야 할 준비금(부채)이 52조원으로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평가는 지난해 9월말 보유계약 기준으로 상품군별 상계처리를 하지 않고 이뤄졌다.
준비금은 보험사가 계약자에게 보험금을 돌려주기 위해 쌓아놓는 재원으로 현재 회계기준에서는 '원가평가'한다. 하지만 IFRS4 2단계가 도입되면 준비금을 '시가평가'해야 한다. 시가평가로 인해 준비금이 52조원 급증하면 보험사의 자본금은 이만큼 대폭 감소한다.
보험사들이 2014년에 실시한 LAT 평가에서는 추가 준비금 적립액이 42조원으로 산출됐다. 이번 평가에서 준비금 적립액이 10조원 증가한 것은 금리 하락 여파로 적용 할인율이 종전 4.3%에서 3.9%로 40bp 떨어진 탓이다.
보험사별로 추가 적립해야 할 준비금은삼성생명(249,500원 ▼2,500 -0.99%)이 27조원으로 직전 평가(22조원) 대비 5조원 증가했다.한화생명(4,885원 ▼195 -3.84%)과 교보생명은 각각 10조원, 7조원을 더 쌓아야 한다. '빅3'가 준비금 44조원을 더 쌓아야 하는 만큼 보험업계가 받을 충격파는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 재무건전성 규제도 5년 안에 줄줄이 상륙한다. 보험부채를 시가평가하는 새로운 지급여력제도인 유럽 솔벤시Ⅱ가 국내에도 도입될 예정이고 솔벤시Ⅱ와 연계된 ORSA(전사적 위험관리에 대한 감독보고)도 2017년부터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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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대형 보험사를 대상으로 하는 강력한 국제 자본규제 ICS도 2020년부터 시작된다. ICS는 보험사의 모든 자산과 부채를 시가평가하고 그룹 차원의 지급여력제도를 적용한다. 국내에서는삼성생명(249,500원 ▼2,500 -0.99%)과 삼성화재가 필드테스트를 받고 있으며 올 연말까지 ICS 도입에 따른 국가별 영향평가가 마무리된다.
보험규제 측면에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빅뱅'이 예고되면서 보험사들의 위기감도 커졌다. 보험사 CEO(최고경영자)들의 신년사에서 'IFRS4'가 키워드로 등장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다. 하지만 정작 보험사들의 준비를 독려해야 할 금감원이 체계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IFRS4 관련 보험상품감독국 실무자는 단 2명에 불과하고 테스크포스팀(TFT)은 업계 충원 인력 4명을 포함해 6명밖에 되지 않는다. 그나마 재무건전성 업무는 보험감독국으로 이원화돼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고 장기적인 대비도 불가능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제 IFRS4 2단계 도입 때까지 5년밖에 남지 않았는데 여력이 없는 소형사는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다"며 "금감원마저 컨트롤타워 역할을 못하고 있어 대혼란이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