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은행권에는 임기가 끝나는 행장이 많다.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이 27일로 임기가 끝나고 이광구 우리은행장, 조용병 신한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의 임기도 내년 3월까지다. 지방은행 중에서는 박인규 대구은행장, 손교덕 경남은행장, 이동대 제주은행장이 내년 3월에 임기가 끝난다.
새 은행장 선임을 앞두고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차기 기업은행장은 내부 출신이 유력하다. 김규태 전 전무, 김도진 부행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권선주 행장이 연임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장은 이광구 행장 연임이 유력하지만 내부에서 다른 얘기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이광구 행장이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 출신이라는 '흠집내기'다. 이종휘 전 행장과 이광구 행장이 모두 상업은행 출신이어서 한일은행 출신 행장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우리은행은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해 만들어졌다.
조용병 행장은 유력한 차기 신한금융그룹 회장 후보자로 꼽힌다. 조 행장이 차기 회장이 되면 신한은행장은 교체될 전망이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초대 통합은행장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연임이 유력하다.
은행장 못지 않게 경쟁이 치열한 자리가 있다. 전국금융노동조합 위원장을 비롯한 임원들이다. 20일부터 시작된 금융노조 임원 선거는 23일쯤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선거가 막판에 이르면서 양측 후보자간 경쟁은 과열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선거를 나흘 앞둔 지난 16일 1번 후보인 허권 위원장-성낙조 부위원장-유주선 사무처장 선거캠프측이 금융노조 33개 지부 중 국노협(국책금융기관 노동조합 협의회)를 포함한 22개 지부의 지지를 얻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기호 2번 김기철 위원장-박원춘 부위원장-황은숙 사무처장 선거캠프측은 기호 1번측의 주장이 허위사실이라며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소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새 은행장과 새 금융노조 위원장이 내년에 직면할 금융산업을 둘러싼 환경은 어렵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긴 했지만 국내는 전반적인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당분간 NIM(순이자마진)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가계부채 '경고등'은 꺼지지 않고 있고 소호(SOHO:자영업자)와 중소기업도 어려워질 것이란 예상이 많다. 가계와 중소기업은 올해 은행 성장을 이끈 큰 축이었으나 내년에는 가장 큰 위험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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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만에 경쟁자도 등장했다. ICT(정보통신기술) 주도의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내년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시장을 혼탁하게 할 '미꾸라지'가 될 지 은행권을 확 바꿀 '메기'가 될 지는 두고 봐야하지만 은행권 변화는 불가피하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2일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SC제일은행, 한국씨티은행 등 7개 민간은행이 긴급 이사회를 열고 성과연봉제 도입을 결정하면서 은행권 노사는 머리를 맞댈 수밖에 없다. 성과연봉제는 올해 내내 은행권 노사가 다퉜으나 결론이 나지 않았다. 새 은행장과 새 금융노조 위원장이 성과연봉제를 비롯해 어려운 금융환경을 돌파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마련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