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자본확충·예보료 할증 '이중 폭탄'

보험업계, 자본확충·예보료 할증 '이중 폭탄'

전혜영 기자
2018.08.28 04:23

보험업계 "예금보험제도 분리해야", 신협은 이미 2004년 분리 후 안정적 운영

오는 2021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보험사의 자본확충 부담이 커지면서 해외처럼 통합 예금보험제도에서 보험권을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IFRS17이 시행되면 책임준비금이 증가해 보험사의 자본확충 부담이 커지는 동시에 예보료도 할증되는 구조라 보험사들이 이중으로 재무부담을 져야하기 때문이다.

◇자본확충 부담에 휘청, 예보료 할증 폭탄까지=IFRS17은 향후 지급해야 할 보험금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것이 핵심이다. 저금리 상태에서는 시가평가시 부채가 늘어나 그만큼 보험금 지급을 위해 쌓아야 하는 책임준비금이 늘어난다. 보험사에 따라서는 IFRS17 도입으로 많게는 수천억원대의 자본확충이 필요하다.

예금보험공사는 IFRS17이 시행되면 문을 닫는 보험사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위험에 대비해 차등평가요율을 확대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차등평가요율은 파산 가능성에 따라 예보료를 할인해주거나 할증해주는 제도인데 보험사는 자본확충 부담이 커진 만큼 파산 위험이 커져 예보료를 더 걷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일부 생보사는 예보료가 할증된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보험사 입장에서 이중 재무 부담이 생긴다는 것이다. 강화된 재무건전성 기준에 따라 자본을 확충해 사전에 소비자를 보호했는데 강화된 재무건전성 기준이 위험으로 인식돼 사후에 예보료를 더 내야하는 상황에 처하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사전에 보험계약자에 대한 보호제도가 강화될 경우 사후적인 예금보호 기능은 완화하거나 최소한 강화하지는 않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각 보험사들이 회계제도 변화에 대비해 재무건전성 강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차등보험료율제를 강화해 부담을 키우는 것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예보 관계자는 이에 대해 "IFRS17이 시행되고 보험사에서 선제적으로 자본을 쌓은 부분을 인정해 달라고 요구하면 이 부분을 인정하는 쪽으로 평가기준을 수정할 수는 있을 것"이라며 "다만 IFRS17 기준에 못 미치는 보험사는 예보료가 할증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04년 신협 분리, 보험업권도 분리 검토해야=해외 대다수 국가는 예금보험제도를 은행권에만 보편적으로 도입했고 보험권에는 제도 자체가 없거나 은행과 분리된 별도 기구를 통해 보험계약자를 보호하고 있다. 은행 예금보험제도가 있는 35개국 중 9개국에만 생명보험 계약자보호기구가 도입된 상태며 이중 한국과 영국만 은행·보험 통합 예금보험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자본확충과 예보료 할증으로 인한 이중 재무 부담이 현실화하기 전에 통합 예금보호제도에서 보험권은 분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이미 신협이 2004년 별도 예금보험기금으로 분리한 선례가 있다. 신협은 2004년 분리 당시 예보요율이 0.3%였는데 2015년 11월 0.25%로 한 차례 조정했고 올해 2월 0.22%로 더 낮췄다. 두 차례나 보험요율을 인하했지만 예금부채(73조원) 대비 기금적립액(1조 1920억원) 비율인 기금적립률은 약 1.6%로 은행계정 기금적립률(0.690%)의 약 2배에 달할 정도로 안정적이다.

김대환 동아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예금보험제도에서 보험권을 분리하면 해외처럼 상품별 보호 한도를 다르게 하는 등 보험업 특성에 맞게 오히려 더 두터운 보험계약자 보호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보험사들은 IFRS17 및 신 지급여력제도(킥스, K-ICS) 도입에 대비해 내부유보 확대 등 건전성 강화에 집중할 수 있어 파산위험이 오히려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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