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상호금융 회장단 "정책적 배려 없으면 농업인·지역서민 지원 위축 불가피"
충당금 130% 6개월 유예·유동성 규제에 중앙회 예치정기예금 전액 인정 필요

상호금융권에 대해 연말까지 부동산·건설업 대손충당금 130% 규제와 유동성비율 규제가 동시 강화되면서 지역·서민금융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상호금융권 회장단은 경기침체 장기화로 지역의 적자 조합이 속출할 수 있다며 금융당국에 충당금 130% 규제를 6개월 추가 유예해 줄 것을 건의했다. 조합이 중앙회에 맡긴 정기예치금은 언제든지 유동화가 가능한 만큼 유동성 비율 산정시 만기와 상관없이 유동자산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19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상호금융권의 부동산·건설업 대출에 대한 충당금 적립률을 올해 연말까지 130%로 상향 적용할 방침인 가운데 상호금융권 회장단이 6개월 추가 유예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경기회복 지연과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시장 악화로 지역금융 본연의 역할 수행에 어려움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상호금융권에서 자산이 가장 큰 농협의 경우 지난 8월말 기준 적자 농축협 조합이 216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정대로 올해 말 충당금 130% 상향 시 지난 8월말 대비 2830억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해 적자 조합은 더 늘어난다. 이로 인해 농업인과 지역서민에 대한 지원이 위축되고 지역경제 환원사업 여력이 줄 것이란 게 상호금융의 입장이다.
이에 농협·수협·산림조합·신협·새마을금고중앙회 등 5개 상호금융은 회장단 명의로 금융당국에 충당금 상향시기 유예를 요청하는 공동건의문을 제출했다. 지난해 6월부터 시행된 부동산PF 사업성평가 강화에 따른 추가 적립 부담과 매각가 및 경·공매 낙찰가율 하락에 따른 손실 확대로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서다. 특히 새마을금고는 130% 규제가 1월부터 적용되는 만큼 상호금융권간의 규제 시행 시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농협 관계자는 "충당금 제도의 연착륙을 위해 시장 회복 속도에 맞춘 단계적 조정이 필요하다"며 "단순한 규제완화가 아니라 농업인과 지역서민의 금융 안전망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말했다. 농협은 매년 수천억원 규모로 농업인·지역사회에 환원하고 있고, 지방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국 금융점포망을 운영해 서민의 금융접근성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방 점포망 확대는 금융당국의 올해 주요 정책 과제다.
상호금융 회장단은 또 유동성 비율 규제 강화와 관련 "정기예치금에 대한 유동자산 인정범위 확대"를 건의했다. 유동성 비율이란 3개월 안에 현금화 할 수 있는 자산을 3개월 이내에 갚아야 하는 부채로 나눈 값으로 연말까지 조합은 자산규모별로 90%를 맞춰야 한다. 상당수 조합은 이같은 유동성 규제 비율 준수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조합은 여유자금을 중앙회에 정기예치금으로 예치하는데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면 만기와 상관없이 즉시 유동화가 가능하다. 회장단은 "잔존만기 3개월 이내 기준을 정기예치금 전체로 인정 범위를 넓혀주는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한편 정부가 총급여 5000만원 이상의 상호금융 준조합원의 예탁금에 대해 내년에 비과세 혜택 축소를 추진하는 가운데 5개 상호금융 회장단이 공동대응에 나섰다. 비과세혜택이 축소되면 많게는 '조 단위'의 예금이 이탈해 상호금융권 경쟁력이 떨어지고 농어업인·서민의 경제적 지원 기반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특히 외국인 주주가 73% 이상인 시중은행은 각종 금융상품에 비과세혜택이 유지되는 반면 농어업인에 배당하는 상호금융 혜택은 축소돼 형평성 측면에서도 맞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