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절차 꼼꼼하게 개선"…ELS 제재심 D-1, 은행권 '긴장'

"판매절차 꼼꼼하게 개선"…ELS 제재심 D-1, 은행권 '긴장'

이병권 기자
2025.12.17 16:06
홍콩 H지수 ELS 제재 절차/그래픽=윤선정
홍콩 H지수 ELS 제재 절차/그래픽=윤선정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관련 금융당국의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를 하루 앞두고 은행권에 긴장감이 감돈다. 약 2조원 규모의 과징금·과태료가 사전 통보된 가운데 은행들은 쟁점을 다퉈가며 소명에 나설 방침이다. 동시에 내년 이후 ELS 판매 재개를 염두에 둔 내부 정비 작업도 이어지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홍콩 H지수 ELS 사태 이후 고위험 금융투자상품 전반에 대한 판매 기준과 적합성 원칙 등을 점검·정비하고 있다. 지난 9월 신탁 표준투자권유준칙을 개정했고 10월에는 금융투자상품 투자자문 표준투자권유준칙을 제정했다.

하나은행은 불완전판매 방지 유의사항을 영업점에 주기적으로 안내하며 관련 절차를 교육하고 있다. 투자자 성향 분석과 서류 작성, 녹취 대상 상품 점검, 해피콜 절차 준수 여부 등 판매 전·후 단계별 확인 사항을 관리하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에 해당하는 장외파생상품 관련 투자권유준칙도 개정했다.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도 판매 절차와 내부 기준을 점검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감독당국 기준에 맞춰 판매 프로세스 개선과 전산 개발을 준비 중이며 농협은행은 제재심을 앞둔 이날도 관련 직원들이 금융감독원을 찾아 소통하며 고객 설명 의무와 적합성·적정성 평가 등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

은행권의 이같은 정비 작업은 향후 ELS 판매가 재개될 경우 동일한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성격의 조치다. 당장 제재심에서 소명할 불완전판매의 핵심 쟁점은 아닐지라도 최종 확정 전까지 판매 절차와 내부 기준을 끊임없이 점검하고 있다는 점에서 개선 의지를 보이겠다는 대목이다.

제재심에서 은행들은 대형 법무법인 등을 선임해 만든 의견서를 제출하고 적합성 원칙 위반이나 설명의무 미이행 여부 등 쟁점을 놓고 다툴 예정이다. 동일한 상품이라도 투자자의 금융 이해도와 위험 선호도에 따라 적합·적정성 판단의 기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판매 전에 설명을 충분히 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는 해석이다.

은행권은 고위험 금융투자상품 특성상 손실이 발생했다고 해서 판매 과정 전부를 위법으로 단정하는 것 또한 무리라는 논리도 펼치고 있다. 아울러 소비자 피해 회복을 위한 사후 조치를 충실히 이행했다는 점도 내세운다. 은행권은 총 1조3437억원을 자율배상했고 합의율은 96% 수준이다.

최종 과징금은 제재심 이후 금융위원회가 증권선물위원회와 정례회의를 거쳐 확정한다. 현행 규정상 과징금은 최대 75%까지 감경이 가능해 금융위가 판매 경위와 자율배상 등 사후 조치를 어느 수준까지 반영할지가 관건이다.

은행권이 제재 수위에 민감한 이유는 과징금이 자본 건전성과 대출 여력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과징금은 운영리스크로 분류돼 위험가중자산(RWA)에 6~7배 수준으로 반영된다. 과징금이 2조원일 경우 금융지주의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약 1%포인트(P)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별도 자본 확충이 이뤄지지 않으면 대출 여력이 줄어들 수 있고 연말 결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당장 제재심도 중요하지만 금융위에서 최종 과징금·과태료 규모를 확정할 때까지를 마무리로 보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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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권 기자

머니투데이 금융부를 거쳐 지금은 산업2부를 출입하고 있습니다. 우리 생활과 가까운 기업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제보는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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