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지난해 추진한 '대학생 창업자 학자금대출 특별상환유예'가 올 2월 현재까지 수혜자가 단 한 명도 없어 유명무실한 제도로 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생 창업기업의 경영부담을 완화하겠다는 본래 취지와 달리 학자금 상환유예 만으론 대학생 창업자의 부채 부담을 줄여주지 못해서다. 또한 정부가 안건을 발굴하며 대학생 창업자의 학자금대출 현황 및 특별상환유예 수요 등 정확한 실태 조사 없이 정책을 추진한 것도 실패의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지난해 3월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차 규제개혁 장관 회의에서 '벤처·창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개선 추진방안'을 보고하며 학자금대출 특별상환유예 대상에 대학생 창업자를 포함시켰다. 기존 특별상환유예 대상은 부모 사망이나 본인 기초생활수급권자 등이었다.
그러나 지난 23일 교육부에 따르면 이 제도가 시행된 지난해 8월부터 올 2월 현재까지 학자금 대출상환유예 혜택을 본 대학생 창업자는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신청은 1건 있었으나 이 마저도 신청자가 서류를 제출하지 않고 중도 포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제도가 대학생 창업자들로부터 외면 받는 이유는 상환유예 만으론 대학생 창업자들의 부채 부담을 줄여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상환유예 기간에도 이자가 계속 쌓이기 때문에 학생 창업자들이 해당 제도로 얻는 혜택이 없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또한 상환 능력이 있는 학생 창업자는 이 제도를 이용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건 발굴 당시 중기청은 대학생 기술창업자를 대상으로 특별상환유예를 시행, 최대 200여명이 최대 3년간 학자금 대출상환을 유예함으로써 대학생 창업기업의 경영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었다. 소관 부처인 교육부도 기존 특별상환유예자에 준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창업 대학생에게 한 달에 약 14만원 꼴로 이득이 돌아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수혜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으면서 지난해 편성된 총 5600 만원의 예산은 그대로 방치된 채 남아있다.
한편 중기청은 정확한 실태조사 및 수요조사 없이 해당 안건을 발굴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기청은 지난해 3월 배포한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 28개 혁파'란 제목의 보도자료에서 창업진흥원이 조사한 결과를 인용, 대학생 기술창업자의 학자금 대출 이용 비율이 약 42%에 이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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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조사결과는 창업진흥원 자체 창업지원 프로그램 이수 기업 가운데 대학생 창업자 28명만 뽑아 전화 질의 응답 방식으로 샘플링 조사한 수치로 대표성을 갖기에 충분하지 못하다.
이에 대해 중기청 관계자는 "대학생 창업자의 특별상환유예는 창업자들과의 간담회 자리를 통해 발굴된 안건"이라며 "2012년 대학생 창업자 2500명을 대상으로 인식조사를 실시했었다"고 밝혔다. 중기청에 따르면 이 조사에서 대학생 창업자의 10.2%가 학자금 대출을 통해 학비를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제도 도입 전 대학생 창업자의 학자금대출 현황실태조사나 특별유예상환에 대한 실질적 수요 조사 등은 이뤄지지 않았고 중기청은 창업진흥원의 28개 표본 샘플링 조사와 간담회에서 나온 건의안이 이 제도 시행의 근거로 활용했다. 결국 정부의 이 같은 '탁상행정'으로 대학생 창업자의 학자금 부담은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