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본 "과학적 근거 부족"…의료계 "근거 낮지만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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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의 잠복기 중 전파 가능성을 놓고 중국 보건당국과 질병관리본부가 엇갈리고 있다. 중국 보건당국은 우한 폐렴이 잠복기 중 전파된다고 발표했지만, 질병관리본부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지난 26일 마 샤오웨이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주임은 우한 폐렴의 원인 병원체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잠복기에도 전염성이 있고, 감염 초기에는 발열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다고 발표했다. 다만 마 주임은 잠복기 전파 가능성에 대한 근거는 밝히지 않았다.
중국 보건당국이 잠복기 감염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지만, 질병관리본부는 이를 신뢰하지 않고 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스 등 유전자 변이가 일어난 코로나바이러스를 포함해 그 어떤 코로나바이러스도 잠복기 중에 전파된 적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박혜경 질병관리본부 위기대응생물테러총괄 과장은 "지금까지 알려진 코로나바이러스 중 잠복기 중에 전파되는 경우는 없었다"며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중국 측에 근거를 요청했으나 아직까지 답변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의 경우 아직 우한 폐렴의 잠복기 내 전파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은 상태다.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중국 보건당국이 방역 실패에 대한 핑계로 잠복기 내 전파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의료계에서는 현재까지 사례를 볼 때 우한 폐렴의 잠복기 중 전파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는 중국 보건당국이 발표한 내용인 만큼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통상적으로 감염병은 잠복기에는 전염되지 않고, 중국 보건당국이 과학적 근거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우한 폐렴의 잠복기 내 전파 문제는 의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 교수는 "그러나 중국 보건당국이 발표한 내용인 만큼 함부로 무시할 수는 없디"며 "이례적으로 홍역, 수두, 인플루엔자의 경우 잠복기에서도 전파되는 만큼 만약을 대비해 방역 체계 등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만약 중국 보건당국의 발표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잠복기에도 전염성이 있다면 현재 국내 방역 체계에 큰 구멍이 뚫리게 된다.
현재 질병관리본부는 중국 방문력이 있고, 발열, 호흡기 증상 등을 보이는 환자들을 역학조사관 판단에 따라 조사대상 유증상자로 분류하고, 격리 검사를 한 후 확진 판정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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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본부는 확진자의 동선 공개 역시 발병 이후로 한정해 공개하고 있다. 발병 이후라도 오랫동안 머물지 않은 장소의 상호명 등은 공개하지 않는다.
지난 25일 확진 판정을 받은 세 번째 확진자 A씨(54)의 경우 지난 21일부터 3일간 서울 강남구 소재 호텔(호텔뉴브)에 투숙했으나, 질병관리본부는 발병일 이후로 한정해 22일부터 호텔에 머물렀다고 발표했다. A씨가 방문한 일산의 음식점, 카페 등의 상호는 밝히지 않았다.
박 과장은 "확진자가 오래 머물러서 감염 위험이 높은 곳 위주로 공개했고, 그동안 연휴 기간 중이라서 문 닫은 곳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며 "확진자가 방문한 곳은 소독 지침에 따라 소독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호흡기 감염이기 때문에 확진자가 사용한 식기류를 세척하면 그 이후에 다른 사람이 쓰더라도 감염 위험이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