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 개강을 앞둔 중국인 유학생들이 모두 입국할 경우 3월 중순 국내에서 최대 813명이 추가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감염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무증상 감염자들이 입국한 뒤 국내에서 제대로 격리되지 않는 등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수치다.
연구팀은 교육당국이 중국인 유학생을 잠복기 동안 철저히 관리하지 못한다면 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천병철 고려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등 연구팀은 중국인 유학생 입국에 따른 국내 코로나19 감염 정도를 분석한 연구결과를 지난 15일 메디아카이브에 발표했다. 메디아카이브는 논문 게재 전 정보를 공유하고 의견을 듣기 위해 논문을 미리 공개하는 곳이다.
연구팀은 "중국 유학생 입국에 앞서 다양한 시나리오에 따라 생길 수 있는 감염 환자의 정도를 미리 추정하는 것이 보건당국에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연구팀은 3월 개강을 앞두고 중국인 유학생 3만7000명이 모두 한국에 들어오는 것으로 가정했다. 이중 무증상 환자 비율을 0.2%, 1%, 3%, 자가격리 비율을 70%, 80%, 90%로 각각 설정했다. 무증상 환자 비율은 앞서 유행했던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무증상 비율인 0.2~3%를 고려한 수치다.
연구결과 중국인 유학생 입국으로 인한 국내 감염자 수는 3월 중하순에 가장 많이 늘어났다. 무증상 환자 비율을 3%, 자가격리 비율을 70%로 설정한 최악의 상황에서는 국내에서 최대 813명이 감염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증상 환자가 3%일 경우 자가격리 비율을 90%로 높여도 546명이 감염 가능성이 있었다. 무증상 환자를 1%로 가정할 경우 최소 184명에서 최대 280명이 감염되고, 마지막으로 무증상 환자를 0.2%로 설정하면 감염자는 38~67명 정도로 줄었다.

연구진은 중국 유학생 입국으로 국내 유행이 크게 확산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이미 중국인들이 매일 4000~5000명 정도 꾸준히 국내에 들어오고 있고 검역 조치도 충분히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다만 유학생 관리를 담당해야 할 교육당국이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면 피해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유학생들에게 14일 동안 방에만 있으라는 조치가 100% 지켜진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관련 경험이 부족한 대학 차원에서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기 어렵고 결국 확진자 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공중보건 역량이 제한적인 만큼 위험국에서 온 이들을 강력하게 격리하는 것이 감염자 수를 줄이고 유행을 막는 데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해 전파 가능성이 있는 중국 유학생을 효과적으로 격리하는 방안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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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최 교수는 논문에 나오는 예상 확진 환자 수 등 수치를 보고 과도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당부했다. 최 교수는 "중국에서 입국하는 유학생 수, 중국 각 지역의 위험도, 검역 효과 등 고려하지 못한 변수가 많아서 구체적인 숫자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만약 검역이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