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깃발 꽂는다…美 스타트업 젠스파크 "기억하는 AI로 승부"

한국에 깃발 꽂는다…美 스타트업 젠스파크 "기억하는 AI로 승부"

최태범 기자
2026.07.2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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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Wen Sang(웬 상) 젠스파크 COO, 백가람 LG유플러스 AX전략제휴팀 팀장, Kay Zhu(케이 주) CTO, Eric Zing(에릭 징) CEO, 이충환 미래에셋 신성장투자1본부 상무, 제미슨 파월 CRO /사진=젠스파크 제공
(왼쪽부터)Wen Sang(웬 상) 젠스파크 COO, 백가람 LG유플러스 AX전략제휴팀 팀장, Kay Zhu(케이 주) CTO, Eric Zing(에릭 징) CEO, 이충환 미래에셋 신성장투자1본부 상무, 제미슨 파월 CRO /사진=젠스파크 제공

"지금의 AI와 일할 때는 작업을 맡길 때마다 우리가 누구인지, 어떤 맥락에서 일하는지를 매번 다시 설명해야 한다. 기억을 잃어버리는 기계와 함께 일하는 셈이다. 우리의 목표는 이전 업무를 기억하고 다음 업무까지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에릭 징(Eric Jing) 젠스파크 공동창업자 겸 CEO(최고경영자)는 지난 24일 서울 광진구에서 미디어데이를 갖고 차세대 플랫폼 'AI 워크스페이스 6.0'을 공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에 본사를 둔 젠스파크는 마이크로소프트·구글·메타·유튜브 출신 전문가들이 2023년 12월 설립했다. 사용자가 요청을 입력하면 이메일 작성부터 문서 정리, 프레젠테이션 제작까지 알아서 처리하는 올인원 AI 에이전트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번 행사는 뉴욕과 도쿄에 이은 행사로, 에릭 징 CEO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총출동한 가운데 한국 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진출을 알리는 자리로 마련됐다.

징 CEO는 "AI가 너무 빠르게 바뀌어 따라잡기 어렵고, 비용은 점점 더 부담스러워지며, 정보가 넘쳐 기억하기조차 힘들다는 것이 사용자들이 실제로 겪는 어려움"이라며 "AI 워크스페이스 6.0은 이 세 가지 문제를 한 번에 풀기 위한 답"이라고 강조했다.

흩어진 업무 정보 하나로…지속형 메모리 '세컨드브레인'
 Eric Zing(에릭 징) 젠스파크 CEO 및 공동창업자 /사진=젠스파크 제공
Eric Zing(에릭 징) 젠스파크 CEO 및 공동창업자 /사진=젠스파크 제공

AI 워크스페이스 6.0의 핵심은 지속형 메모리 레이어인 '세컨드브레인(SecondBrain)'이다. 기존 AI의 경우 개별 작업이 끝나면 맥락이 단절돼 이전 업무를 다음 업무로 매끄럽게 이어가지 못했던 한계를 겨냥해 개발했다.

세컨드브레인은 이메일·캘린더·채팅 기록은 물론 허브스팟(HubSpot)·노션(Notion)·구글 워크스페이스 등 주요 업무 도구를 하나의 메모리로 통합한다. 과거 프로젝트와 의사결정, 커뮤니케이션 이력을 AI 에이전트가 후속 업무에 직접 활용하는 구조다.

업무 데이터가 쌓일수록 AI가 사용자 상황을 정교하게 이해해 다음 작업을 이어서 수행한다. 축적된 메모리의 소유권과 통제권은 사용자에게 있다. 시스템이 기억한 정보를 직접 확인·수정·다운로드·삭제 가능하다.

징 CEO는 "현재 AI의 기억 기능은 사용자의 말투나 선호도를 기억해 답변을 개인화하는 데 그치고, 대부분의 가치는 개별 대화가 끝나는 순간 함께 멈춘다"며 "젠스파크는 단순한 개인화가 아니라 AI가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데 활용하는 기억 체계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젠스파크는 차세대 AI 경쟁력이 모델 성능보다 '맥락의 범위와 깊이'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젠스파크는 화면 밖 정보까지 담기 위한 첫 하드웨어 '세컨드브레인 노트(SecondBrain Note)'도 함께 선보였다.

스마트폰 뒤에 부착하는 카드 크기 기기로, 회의·통화·대화·음성 아이디어를 녹음해 구조화된 메모리로 전환한 뒤 세컨드브레인에 동기화한다. 한 번 충전으로 최대 35시간 연속 녹음이 가능하며, 데이터 암호화와 엔터프라이즈급 보안을 적용했다.

이밖에 △사용자의 문체와 업무 관계를 학습해 G메일·아웃룩에서 회신 초안을 작성하는 이메일 에이전트 '젠메일' △자연어 요청을 고품질 시각 자료와 프로토타입으로 전환하는 'AI 디자인' △사람과 역할별 AI 에이전트가 공통 메모리를 바탕으로 협업하는 '젠팀'도 공개했다.

비용 낮추는 젠스파크의 3단계 엔진
Kay Zhu(케이 주) 젠스파크 CTO 및 공동창업자 /사진=젠스파크 제공
Kay Zhu(케이 주) 젠스파크 CTO 및 공동창업자 /사진=젠스파크 제공

케이 주(Kay Zhu) 젠스파크 공동창업자 겸 CTO(최고기술책임자)는 AI 발전 속도와 기술 차별점을 소개했다. 그는 "3년 전 AI는 사람이 5분이면 하는 작업만 처리했지만 현재 최고 수준의 모델은 전문가가 16시간 넘게 걸릴 작업까지 해낸다"고 말했다.

주 CTO는 "그러나 전체 인구의 84%는 AI를 한 번도 써 본 적이 없고, 고급 에이전트를 쓰는 비율은 0.04%에 불과하다"며 "젠스파크는 이 거대한 격차를 좁히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젠스파크의 에이전틱 엔진은 40개 이상의 AI 모델, 150개 이상의 도구, 20개 이상의 프리미엄 데이터셋을 기반으로 작동한다. 사용자가 요청을 입력하면 엔진이 각 작업에 가장 적합한 모델·도구·데이터를 자동으로 연결해 결과물을 완성한다.

주 CTO는 비용 절감 비결로 3단계 구조를 제시했다. 그는 "작업에 맞는 최적 모델을 자동으로 고르는 라우팅, 특정 작업에 맞춰 모델을 파인튜닝하는 자가 학습, 저렴한 모델로 작업을 처리하다 판단이 중요한 순간에만 고성능 모델을 호출하는 구조를 갖췄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최우선 시장"…3년간 1억 달러 투자
젠스파크 미디어데이 /사진=젠스파크 제공
젠스파크 미디어데이 /사진=젠스파크 제공

젠스파크는 한국 시장에 향후 3년간 1억달러(약 15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웬 상(Wen Sang) 공동창업자 겸 COO(최고운영책임자)는 "한국은 젠스파크의 최우선 글로벌 시장 중 하나"라며 "인력 채용과 마케팅,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사업 기반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제이미슨 파월 CRO(최고매출책임자)는 "젠스파크 비즈니스는 하향식 영업이 아니라 개인 사용자들이 업무용 이메일로 몰려들면서 자연스럽게 시작됐다"며 "광고·컨설팅·통신·제약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전세계에서 폭발적인 수요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시장에 맞춰 영업·기술 컨설팅·고객 성공 등 100명 이상을 추가 채용하고 그중 일부는 한국에 배치할 것"이라며 "오픈AI, 앤트로픽, 마이크로소프트 등 프런티어 파트너와 협력도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젠스파크는 서비스 시작 12개월 만에 연간반복매출(ARR) 2억5000만달러(약 3600억원)를 달성했으며, 현재 7000곳 이상의 기업 고객을 확보했다. 한국에서는 LG유플러스, 미래에셋 등과 관계를 맺고 있다.

징 CEO는 "복잡한 AI 도구를 공부하는 데 시간을 뺏기지 않고, 여러분이 사람과 대화하고 자유롭게 사고하는 창의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사람은 창조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젠스파크가 지향하는 미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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