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제 처방하는 비대면 플랫폼, 복용 일정 케어하는 관리 플랫폼 인기
다이어트앱들도 단순 칼로리 계산기 벗어나 AI로 데이터 분석하고 대사관리 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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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와 마운자로로 대표되는 GLP-1 계열 비만 치료제가 국내에 상륙하면서 생존 확률이 극히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던 '다이어트 앱'을 비롯한 헬스케어·메디테크 서비스들이 비만 치료제 덕에 오히려 새로운 사업 기회를 얻고 있다. 약을 처방받는 관문인 비대면 진료 앱은 이용자가 급증했고, 약 사용자만 겨냥한 관리 앱이 새로 등장했으며, 기존 앱들은 AI(인공지능) 코칭과 혈당 관리로 방향을 틀었다. '주사 한 방'에 시장이 없어지기는커녕 새로운 수요층이 만들어진 셈이다.
GLP-1 계열 비만 치료제의 위력은 강했지만 소비자들이 모두 안심하고 맞는 것은 아니었다. 검색 빅데이터 분석업체 리스닝마인드가 2022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다이어트 연관 검색어 8만6314개를 분석한 결과 위고비·마운자로 관련 키워드 3628개는 치료 효과에 대한 기대와 함께 가격 부담, 나눠 맞기와 보관 등 투여 불편, 부작용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작용 영역에서는 설사가 월평균 1만1831건으로 가장 많았고 췌장염 9211건, 근육통 8253건, 탈모 7036건이 뒤를 이었다.
다만 부작용을 검색한 이용자들은 약을 포기하거나 대체제를 찾는 경로로 이어지지 않았다. 소비자들은 부작용 위험을 미리 인지하려 할 뿐 결국 처방 병원과 가격 등 구매 의도가 높은 키워드로 이동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약은 계속 쓰되 불편은 따로 해결하겠다는 수요다.

비만 치료제의 가장 직접적인 수혜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이 먼저 봤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위고비와 마운자로 국내 출시에 맞춰 주요 비대면진료 서비스인 닥터나우, 메라키플레이스의 '나만의닥터' 이용자가 급증했다. 닥터나우의 MAU(월간활성화이용자)는 2024년 9월 16만505명에서 한달만에 22만9599명으로 43% 늘었다. 지난해 7월엔 22만2894명에서 한달만에 27만2270명으로 22% 늘었다. 올해 7월 MAU는 50만285명까지 치솟았다. 나만의닥터 역시 위고비 출시 시기 한달만에 11만6898→15만2051명으로, 마운자로 출시 시기엔 26만2900→29만4671명으로 급증하며 올해 7월 52만3159명까지 늘었다. 광고와 부가 서비스에 의존하던 비대면 진료 업계의 수익원으로 탈모약과 함께 비만 치료제가 부상하게 됐다.
지난해 1월 비비드헬스가 출시한 '삐약'은 비만 치료제 관리 플랫폼으로, 다이어트 자체가 아닌 위고비 등 비만 치료제 복용자의 문제를 케어한다. 주사 용량과 투여일을 기록하면 다음 주사 예정일이 자동 계산되고, 투여 후 체내 약물 농도 변화나 병원·약국별 재고와 가격도 확인할 수 있다. 계열별 부작용·만족도 후기가 쌓이면서 처방 전 정보를 찾는 이용자까지 끌어들였다. 2024년 위고비 출시에 이어 지난해 8월 마운자로가 국내에 들어오며 삐약 역시 18만명이 쓰는 앱이 됐다. 카카오벤처스는 앱이 나오기도 전인 2024년 3월 시드 투자를 단행했다.
비만 치료제가 만든 새로운 시장은 '약물 동반 케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로도 묶이고 있다. GLP-1 계열이 체중과 함께 근육까지 없애기에 근손실을 막는 단백질 보충제와 함께 위장·혈당 관련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데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헬스케어 스타트업 관계자는 "약물 동반 케어 분야에서 기존 대형 제약사들이 근감소증 치료제 등의 신약을 내놓는 방식으로 접근 중"이라며 "임상시험 등에 장기간 소요되는 신약 개발과 달리 스타트업이 건강기능식품 형태로 신속하게 시장에 진입하는 것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과거의 다이어트 앱들은 '기록도구→커뮤니티·챌린지→기기연동·자동화' 같은 단계로 진화했다. 먹은 음식의 칼로리를 합산해주는 계산기의 시대를 거쳐, 목표 체중을 걸고 인증샷을 올리거나 참가비를 낸 뒤 성공하면 돌려받는 챌린지 모델이 떴다. 이후 스마트워치와 체중계, 연속혈당측정기(CGM)까지 블루투스로 붙으며 데이터가 자동으로 쌓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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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P-1 비만 치료제의 등장 이후 다이어트 앱들은 단순 칼로리 기록을 넘어서 'AI분석'과 '대사 관리'로 또 한번 이동하는 흐름이다. 2021년 설립된 필라이즈는 영양제 분석에서 출발해 식단·체중·혈당·운동까지 범위를 넓혔다. AI가 건강 데이터와 영양제 성분을 분석해 부족하거나 과도한 성분, 부작용 위험 성분을 알려준다. 누적 회원이 140만명에 달한다.
닥터다이어리는 혈당에 주목했다. 혈당·혈압·체성분·당화혈색소까지 기록하고 측정기기와 블루투스로 연동하는 방식이다. 감량 자체보다 대사 관리로 무게중심을 옮긴 사례다. 이 밖에 인아웃, 다톡이 등도 AI 기반 칼로리·영양성분 자동 분석을 앞세우고 있다.
헬스케어 스타트업 관계자는 "GLP-1의 단점 중 하나는 투약을 중단하면 다시 체중이 늘어나는 '요요'인데, 단약 이후 관리 영역에서 아직 다이어트 앱들이 활동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며 "위고비·마운자로 투약 데이터 역시 플랫폼에 쌓이면서 기존 다이어트 앱들의 시장을 갉아먹는 게 아닌, 보다 더 풍성하게 만드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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