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 벤처스튜디오 방식 자회사도 창업지원 대상 포함
후속투자 유치 어려움·7년 내 매각 조항 등 보완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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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부가 액셀러레이터(AC)가 지분 과반을 갖고 세운 자회사도 창업기업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AC가 회사를 직접 만드는 컴퍼니빌딩을 활성화하려는 조치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를 환영하면서도 창업자 지분 희석에 따른 후속 투자유치 부담, 7년 안에 지분을 모두 팔아야 하는 규정 등을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스타트업 성공 확률 높이는 벤처스튜디오
기존 AC·벤처캐피탈(VC)의 투자 방식은 이미 세워진 스타트업과 창업자를 골라내 자금과 네트워크를 대주는 방식이었다. 최근 글로벌 창업생태계에서 트렌드로 자리잡는 '벤처스튜디오' 모델은 투자자가 사업 아이디어를 직접 기획하고 창업팀을 꾸려 자본과 인력을 투입해 회사를 만드는 방식이다. 컴퍼니빌딩이라고도 한다. 시장성을 먼저 검증한 아이디어로 출발하고 개발·법무·재무 인력을 투자사가 지원하는 만큼 개인 창업자 혼자 지는 초기 리스크가 줄어든다.
대표 사례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사 '모더나'가 있다. 미국 벤처스튜디오 플래그십파이어니어링의 초기 자금으로 2010년 설립됐다. 국내에선 2012년 출범한 패스트트랙아시아가 굿닥·헬로네이처·푸드플라이를 만들어 매각했고, 데이원컴퍼니와 패스트파이브를 키웠다. 최근엔 씨엔티테크, 더인벤션랩 등 AC들도 컴퍼니빌딩에 나섰다.
이렇게 만들어진 스타트업은 일반 스타트업보다 성장 속도가 빠른 편이다. 벤처스튜디오 협의체 '글로벌 스타트업 스튜디오 네트워크(GSSN)'에 따르면 시드 투자를 받은 벤처스튜디오 모델 스타트업의 72%가 시리즈A에 도달해 일반 스타트업(42%)을 웃돌았다. 창업부터 시리즈A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25.2개월로 일반 스타트업(56개월)의 절반 수준이었다.
AC 의무투자 비율에 '벤처스튜디오 방식 자회사' 포함

지금까지 AC가 지분을 절반 이상 보유한 자회사 형태는 창업기업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중소기업창업 지원법 시행령은 법인이 의결권 있는 주식의 과반을 가진 채 새 회사를 세우면 창업으로 보지 않는다. 기존 기업이 자회사를 만들어 창업 지원을 받는 '위장창업'을 막기 위해서다. AC가 과반을 쥔 자회사는 이 조항에 막혀 창업지원사업 대상에서 빠졌다.
컴퍼니빌딩을 했다가 징계를 받은 AC도 있다. 벤처투자법 시행령은 AC의 경영지배 목적 투자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AC가 직접 선발·보육한 초기기업에 한해 예외로 허용했다. 지난해 8월 이 요건이 삭제되면서 AC가 회사를 처음부터 세울 수 있게 됐지만, 그 전에 자회사를 세운 AC 4곳은 올해 4월 경고나 시정명령을 받았다. 이번 창업기업 인정은 AC의 컴퍼니빌딩을 활성화하기 위한 후속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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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가 자회사에 넣은 돈은 초기기업 의무투자 실적에도 포함된다. AC는 등록 후 5년 안에 전체 투자금의 40% 이상을 업력 3년 미만 초기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중기부 관계자는 "이번에 창업기업으로 인정키로 한, AC의 자회사형 스타트업에 투자한 금액도 의무투자로 인정한다"며 "벤처스튜디오를 추진할 역량이 되는 AC가 한정적이라 이러한 방식을 남발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바라봤다. AC 업계 관계자 역시 "벤처스튜디오 하나 세우는 데 들어가는 자본과 인력이 꽤나 많이 들어가기에 중소규모 AC는 엄두도 내기 어렵다"고 전했다.
후속투자 유치·7년내 매각 조항은 미완의 과제
AC가 지분을 많이 갖고 리스크를 떠안는 구조는 초기 창업자에게 유리하다. 하지만 후속투자 단계에선 창업자 지분이 낮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힐 수 있다. 한 VC 심사역은 "한국 창업 생태계에서 창업자의 지분율은 사업을 지속하고 노력할 유인이 된다"며 "초반에 창업자가 30%대를 보유해도 추가 투자 등으로 희석되면 나중엔 10%까지 지분율이 낮아지는 경우도 많아, 처음부터 창업자 지분율이 적은 곳에는 투자를 꺼리게 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부 투자사들은 창업자가 추후에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투자자의 지분을 사들일 수 있는 콜옵션을 계약서에 넣어 동기부여를 하는 경우도 있다.
7년 내 매각 조항도 부담이다. 벤처투자법 시행령은 AC가 경영지배 목적으로 투자하면 경영지배 성립일부터 7년 안에 지분을 전부 팔아야 한다고 규정한다. 최장 1년까지만 연장이 가능하다. 자회사가 7년 안에 자리를 잡지 못하면 AC는 낮은 가격에라도 지분을 넘겨야 해 손실을 확정할 수 있다.
한 AC 대표는 "최근 딥테크 중심으로 벤처 투자가 이뤄지는데 기술 검증과 시제품 제작에만 3~4년씩 걸리는 경우도 허다하다"며 "7년 내에 지분을 매각하라는 벤처투자법 시행령은 최근 투자 트렌드와는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스타트업의 초창기 생존에 공을 들여놓고 정작 기업가치가 올라가기 시작할 때 헐값에 지분을 매각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며 "시행령까지 손본다면 벤처스튜디오 방식의 창업이 보다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훈 법무법인 미션 대표변호사 역시 "AC가 직접 만드는 자회사 방식 컴퍼니빌딩을 활성화한다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면 경영지배 목적 투자를 제한하고, 일정 기간 내 매각을 강제하는 기존 규제 자체에 대한 재검토 및 개정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며 "기존 규제 하에서는 위와 같은 정책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어렵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