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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세, 경제, 기술 등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슈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현장의 목소리와 흐름을 전달합니다. 복잡한 글로벌 이슈를 쉽게 풀어내 독자들이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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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8년 2월 13일 정오, 영국 상원의원들이 행렬을 이뤄 웨스트민스터 홀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기 위해 의사당 밖에는 엄청난 인파가 몰려들었다. 이들은 동인도회사의 벵골 총재로서 인도의 상당 부분을 통치했던 인물에 대한 탄핵 재판을 보기 위해 그곳에 모였다. 이는 영국 국가가 마침내 힘을 과시하며 당대 최고 기업 올리가르히, 말하자면 18세기 런던의 일론 머스크와 맞서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약 170명의 상원의원 외에도 판사와 변호사, 수많은 하원의원이 참석했다. 재판 개정 당시의 모습을 담은 유명한 기록에 따르면, 왕비는 "황갈색 새틴 옷을 입고 있었으며, 머리 장식은 소박했고 아주 살짝 작은 다이아몬드들이 박혀 있었다. " 왕비는 세 자녀와 함께 방청석에 자리했다. 상원의장으로 재판을 주재한 에드워드 설로(Edward Thurlow)는 당시에도 그랬듯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다음 말로 이 재판의 핵심을 요약했다. "기업에는 처벌할 육체도, 단죄할 영혼도 없다. 따라서 기업은 제멋대로 행동한다.
키이우의 일상이 다시금 극심한 혼란에 휩싸였다. 울부짖는 공습경보 사이렌과 공격 임박을 알리는 앱의 날카로운 경고음이 도시 전역에서 일상이 되었다. 주유소와 기차역, 쇼핑몰, 사무실,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하는 폭발은 끊이지 않는 일상이 되었다. 몇몇 보도에 따르면 수도를 떠나 더 안전한 서부 지역으로 피난을 떠나는 가족들의 행렬이 다시 이어지고 있다. 수도에 사는 우크라이나인들은 전시 생활의 부침에 완전히 무감각해지지는 않았어도 꽤 익숙해진 터였다. 공습경보와 미사일, 정전, 러시아의 발전소 공격으로 인한 혹한이 그런 일상이었다. 하지만 8월 말 제트엔진을 장착한 샤헤드 드론이 대규모로 등장하고 러시아 미사일의 명중도 늘면서 공포와 파괴는 새로운 수준에 이르렀다. 한층 강화된 러시아의 종심縱深 타격 능력에 우크라이나 측 요격 미사일 부족이 겹치면서 전선은 다시 한번 키이우 시민들의 턱밑까지 다가왔다. 이코노미스트 취재진은 최근 우크라이나 현지 취재에서 전쟁의 새 국면이 우크라이나에 물리적·심리적·경제적·정치적 압박을 가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마이클 월터스(25)는 대학을 졸업하고 첫 정규직 일자리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지난해, 혈액암의 일종인 비호지킨 림프종 진단을 받았다. 뉴질랜드 출신인 월터스는 오클랜드에서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치료, 면역요법을 수차례 받았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러자 의사들은 그에게 CAR-T 치료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환자의 면역세포를 추출해 실험실에서 재설계한 뒤, 암세포와 싸우도록 몸 안에 다시 주입하는 치료법이다. 월터스는 미국과 인도는 물론 호주까지 치료처를 알아보았다. 멜버른의 한 병원에서 해당 치료가 가능하다고 밝혔으나 비용이 최대 60만 달러(8억6000만 원)에 달해, 그의 가족으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이었다. 상하이 시노유나이티드병원에서 월터스는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비용을 지불했고 8월 18일 치료 덕분에 림프종이 완전 관해 상태에 이르렀다는 소식을 들었다. "삶에 대해 더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됐어요. " 월터스는 말했다. "10년이나 15년 전이었다면 제게 이런 선택지는 없었을 거예요.
남자들이 외롭다는 이야기,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LA타임스의 칼럼니스트 진 게레로의 글은 최근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는 "남성 외로움 대유행"에 관한 여러 논평 중 하나이다. 논평에서 게레로는 이렇게 단언하고 있다. "외롭다고 인정하는 남자는 거의 없겠지만, 사실 대부분의 남자가 외로움을 겪고 있다. " 게레로는 "가상 세계", 그리고 가상 세계 속 "포르노그래피와 이데올로기적인 자극제"가 외로움 대유행의 원인 중 하나라고 주장한다. 우리의 달력에서 사교 일정을 찾아보기 어려워진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이러한 담론은 남성이나 남성성을 비판하는 답을 내놓는다. 가디언의 한 칼럼니스트는 이런 이론을 제시하고 있다. "남성들은 힘, 독립성, 극기를 우선시하도록 사회화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회화는 마음을 터놓고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기 어렵게 만든다. " 그의 주장에 동의하는 애틀랜틱의 다른 필자는 이렇게 쓴다. "우정을 유지하는 것은 원래도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남성이 마음을 열고 자신의 취약함을 드러내는 상황에서 종종 마주하게 되는 사회적 낙인은 이를 한층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조지아주 라파예트에 있는 GE어플라이언스의 약 10만㎡ 규모 조리기기 공장 조립라인에서는 사람과 로봇이 나란히 일한다. 대형 자동화 로봇팔이 전자레인지를 뒤집어 노동자들이 밑면에 배선 작업을 할 수 있게 해주며, 함께 속도를 내 15초마다 한 대씩 생산한다. 전체 작업 공정은 센서와 카메라로 감시되며, 여기서 수집된 데이터는 머리 위의 대형 화면에 표시되고 마진율이 낮기로 악명 높은 소비재 산업에서 마지막 한 방울의 생산성까지 쥐어짜 내려는 관리자들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된다. "사람이 앉아서 매일 수천 대의 제품을 검사하다 보면 딴생각이 들기 쉽고 힘들어요. 무감각해지는 일인 데다 솔직히 말해서 사람들은 이 일을 그다지 잘하지 못하죠. " 중국계 소유인 이 회사의 빌 굿 제조 총괄은 말했다. "하지만 AI 시각인식 시스템은 지치는 법도, 놓치는 법도 없어요. " 그러나 굿이 정말 기대하는 것은 다음 단계로 추진 중인 작업이다. 회사의 모든 공장, 모든 공정을 실시간으로 디지털 시뮬레이션해 문제가 생기는 즉시 진단하고 대응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은 즐거워 보이는 일이 드물다. 공식 행사에서 그의 평소 표정에는 지루함과 짜증이 뒤섞여 있다. 마치 다른 곳에 더 흥미로운 일이 있다는 듯하다. 그가 기분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 자체가 중국 관영 매체에서는 뉴스거리가 됐다. 지난해 10월 도널드 트럼프와의 회담 도중 그가 웃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을 때, 한 보도에 따르면 그 장면은 "관찰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5월 베이징에서 열린 두 사람의 회담에서는 행사 연출도 시진핑의 표정 못지않게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시진핑의 공식 관저 안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두 사람이 함께 등장했을 때, 거의 똑같은 안락의자 두 개가 놓여 있었다. 다만 미국 대통령을 위해 마련된 의자는 더 낮고 푹신해, 트럼프가 주인인 시진핑보다 몸집이 작고 자세도 더 구부정해 보이게 했다. 트럼프가 불쾌하게 여겼더라도, 내색하지는 않았다. 중국 공산당은 그 선배 격인 소련 공산당처럼, 종종 은근한 암시와 에둘러 말하는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한다. 4월 시진핑은 대만 대표단을 초청해 오찬을 베풀었다.
캐나다와 미국이 양국의 현대사 사상 최악의 무역전쟁에 휘말린 직후, 유럽 정상들의 보안전화에 대서양 건너편에서 걸려온 전화가 울렸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캐나다와 유럽연합(EU)의 관계를 다음 단계로 끌어올리고자 힘을 쏟고 있었다. 서방 동맹의 경제적 연결망을 완전히 재구축하려는 대담한 승부수였다. 카니 총리는 수개월간 프랑스와 이탈리아, 독일, 스칸디나비아 국가의 정상부터 유럽의 덜 알려진 일부 왕족까지 거의 모든 주요 지도자와 비공개로 대화해왔다. 캐나다와 그 국민 4100만 명을 유럽 27개국 공동체에 더욱 긴밀히 연결할 방안을 논의한 것이다. 이제 카니 총리는 미국과의 이혼에 따른 고통을 덜기 위해 유럽과의 결혼을 서둘러 주선하며 캐나다의 유럽 선회를 가속하고 있었다.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겠다는 위협이 오히려 미국의 북쪽 이웃을 유럽에 바짝 밀어붙인 셈이다. 정상들이 반농담으로 캐나다를 EU의 새 회원국이라 부르기 시작할 정도다. 사정에 정통한 인사들에 따르면 카니 총리는 유럽 담당 특사에게 EU나 그 공동시장에 정식으로 가입하지 않는 범위에서 가장 야심 찬 방안을 모색하라고 지시했다.
모하메드 루이지가 모로코 카사블랑카에서 무슬림형제단 관계자들의 첫 접근을 받은 것은 13세 때였다. 18세가 됐을 때는 전 세계에 이슬람 통치를 수립하려는 무슬림형제단에 충성을 맹세한 상태였다. 프랑스에서 공부하던 1999년에는 모스크 두 곳에서 무슬림형제단을 대표하게 됐고 릴(Lille)의 프랑스무슬림학생회 지부장도 맡았다. 루이지에 따르면 자신의 임무는 "이슬람주의를 확산하는 것"이었다. 이슬람이 정부와 사회를 구성하는 원리가 돼야 한다는 사상이다. 그러나 2006년에 이르러 이 운동을 일종의 "전체주의적 프로젝트"로 인식하고 경악한 루이지는 무슬림형제단을 탈퇴했다. 그는 이 운동이 프랑스와 무슬림 모두에게 "실질적인 위험"이라고 여긴다. "우리는 무슬림 공동체가 이슬람주의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야 해요. " 프랑스 당국도 무슬림형제단의 활동을 우려하고 있다. 2025년 프랑스 내무부가 발표한 '프랑스 내 무슬림형제단과 정치적 이슬람' 보고서는 무슬림형제단이 머지않아 국가의 세속주의 원칙과 여성 인권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전 세계 인공지능(AI)의 상당 부분을 구동하는 반도체를 만드는 미국 기업 엔비디아가 기업가치 1조 달러(1340조 원)에 도달하기까지는 30년이 걸렸다. 2조 달러(2680조 원)에 이르는 데는 단 9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 후 2년도 채 지나지 않아 5조 달러(6700조 원) 고지를 넘어섰다. 현재 엔비디아는 기업가치가 약 5조4000억 달러(7300조 원)에 이르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이다. 내년 매출은 거의 두 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2029년이면 연 매출이 1조 달러(134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엔비디아의 눈부신 성장을 이끈 것은 칩 제조만이 아니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자사 제품 수요를 늘리기 위해 금융공학도 동원했다. 일례로 8월 중순 엔비디아는 자사 칩을 대거 사용할 미국 오하이오주의 거대 데이터센터를 위해 최대 1050억 달러(140조 원) 규모의 재정보증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그보다 일주일 전에는 월가 대형 금융사 6곳의 도움을 받아 5000억 달러(670조 원)가 넘는 AI 인프라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5월에는 총격 사건이 없었다. " 올해 스웨덴에서 나온 이 뉴스 헤드라인은 평범하기도 했지만, 동시에 놀라운 것이기도 했다. 한때 거의 이상적인 사회로 칭송받았던 이 부유한 스칸디나비아 국가는 약 10년 동안 서유럽 어느 나라보다도 인구 대비 총격 사망자가 많았다. 그러나 외국계 범죄자들과, 많은 경우 불과 12세밖에 되지 않은 어린이들까지 연루된 갱단 폭력의 물결에 맞서 스웨덴이 반격에 나서면서 이제 그 수치는 뚜렷하게 감소하고 있다. 중도우파 성향의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이번 달에는 총격 사건이 단 한 건도 없었다는 헤드라인이 나온다는 사실 자체가 무언가를 말해준다"고 말했다. 그가 이끄는 우파 정부는 경찰 자원 확충, 아동 수감 허용, 중동과 그 밖의 지역에 있는 범죄조직 지도자 체포 등 4년에 걸친 집중적인 노력 끝에 갱단 범죄를 제압했다는 점을 내세우며 일요일 총선에서 재선에 도전하고 있다. 현 정부가 집권한 2022년 당시에는 매주 한 건이 넘는 치명적인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우간다의 테크 개발자인 어니스트 므웨바제는 지난해 자국의 수많은 언어에 맞춘 인공지능(AI)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어떤 도구가 도움이 될지 미국과 중국의 도구들을 시험했다. 중국이 이겼다. 중국 인터넷 대기업 알리바바의 AI 모델은 메타나 구글의 그 어떤 모델보다 우간다의 수십 개 언어를 더 잘 처리했다고 므웨바제는 말했다. 가격도 저렴했을 뿐만 아니라 자체 데이터를 활용해 모델을 맞춤형으로 수정할 수도 있었다. "가능한 한 저렴하게 구축하면서도 아주 훌륭하게 작동하게 만들고 싶어요. " 구글 연구과학자 출신인 므웨바제는 말했다. 그가 개발한 '선플라워' 시스템은 현재 농민들이 현지어로 날씨 정보와 작물 조언을 얻는 등 우간다 전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올해 47살인 므웨바제는 지난 1년 동안 중국산 AI 모델로 눈을 돌린 아프리카의 개발자 수천 명 중 하나다. 케냐에서는 기업가들이 법률 및 비즈니스 서비스를 간소화하는 데 이들 모델을 활용하고 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고등학생을 가르치는 교육 도구를 만들었다.
어느날 아침 출근길에 나는 열차에서 테이블을 공유하는 어색한 4인승 좌석에 앉았다. 맞은편에는 전형적인 직장인이 앉아 있었다. 30대 초반, 면바지에 드레스 셔츠, 때 묻은 하얀 스니커즈, 조금 헝클어진 머리에 귀에는 에어팟을 꽂고 맥북 화면의 불빛에 일광욕을 하고 있었다. 30분이 넘도록 나는 그 젊은 남자의 전화 통화를 들었다. 그는 듣기 괴로울 만큼 단조로운 말투로 EBITDA, 마진 확대 가능성, 비용 구조, ARR 따위를 시시콜콜 설명했다. 열차의 브레이크가 끼익 소리를 내며 종착역 도착을 알릴 때까지 그는 끝없이 말을 이어갔다. 주위 사람들이 모두 내리려고 부산스레 움직이기 시작할 때, 남자는 황급히 옆에 둔 가죽 가방을 뒤지기 시작했다. 흥미롭군! 대체 뭘 꺼내려는 걸까. ? 게리 비(Gary V)의 사진 액자? 오픈클로(OpenClaw)가 구동되는 맥 미니? 어느 것도 아니었다. 그가 꺼낸 것은 기다란 뜨개바늘 두 개였다. 바늘 사이에는 소복한 분홍털실 더미가 달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