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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세, 경제, 기술 등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슈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현장의 목소리와 흐름을 전달합니다. 복잡한 글로벌 이슈를 쉽게 풀어내 독자들이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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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심 무니르 육군 원수가 금년 4월 미국과 이란 간 평화 정상회담을 주최하기로 예정돼 있던 바로 전날, 사우디아라비아가 특별한 요청을 해왔다. 이 사안을 보고받은 두 사람에 따르면, 사우디의 모하메드 알자단 재무장관은 4월 10일 저녁 이슬라마바드의 화려한 총리 관저를 찾아 무니르와 차관 문제를 논의하면서 사우디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당시 사우디는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받고 있었다. 지난해 파키스탄과 방위협정을 체결한 사우디는 파키스탄의 사실상 지도자인 무니르에게 병력과 군수품을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이런 조치가 임박한 미-이란 종전회담을 위태롭게 하고, 이란에 동조하는 사람이 수천 만 명에 이르는 파키스탄 국내에서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파키스탄으로서는 사우디의 재정적 후원이 절실했다. 불과 며칠 전 아랍에미리트(UAE)가 35억달러 규모의 차관을 회수하겠다고 통보해 파키스탄 정부를 충격에 빠뜨린 터였다. 이는 파키스탄 중앙은행 외환보유액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이란 전쟁은 석유 역사상 가장 큰 공급 충격을 가져왔다. 하지만 전투가 가장 치열했을 때조차 유가는 분쟁 초기에 많은 전문가들이 예측했던 배럴당 150달러(21만 원)에 도달하지 않았다. 이는 몇몇 국가 덕분이다. 이란의 공격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통항 불능 상태가 돼 하루 1400만 배럴의 원유가 걸프만 안에 갇힌 직후, UAE와 사우디아라비아는 해협을 우회하는 송유관으로 하루 500만 배럴을 추가 수송했다. 미국과 일본은 역대 최대 규모인 하루 200만 배럴의 비축유를 방출했고 개발도상국들의 정부 주도 배급제는 수요의 상당 부분을 깎아냈다. 하지만 중국에서 조용히 내린 결정들이 없었다면 재앙은 여전히 닥쳤을 것이다. 중국은 2026년 2~6월 원유 수입을 절반인 하루 550만 배럴 줄였다. 전문가들은 이 조치만으로 국제 기준유인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30달러(4만3000원) 이상 낮아졌다고 추산한다. 이는 세계 수요가 하루 900만 배럴 감소했던 코로나19 봉쇄 기간 동안의 전 세계 감소량의 절반이 넘는 수치다.
10대 시절 나는 더 나은 삶을 꿈꿨다. 내 엄마는 안 버리고 뭐든 쌓아뒀고, 그 탓에 나는 허리 높이로 쌓인 쓰레기 더미 사이를 쥐들이 뛰어다니는 아파트에서 자랐다. 1년 동안 위탁가정에서 지냈고, 그 밖의 시기에는 갈 곳이 없어 어떤 여름밤에는 낡아빠진 1992년식 코롤라 뒷좌석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 그럼에도 나는 그곳을 벗어나 위로 올라가는 길을 보았다. SAT에서 최고점을 받고, 좋은 대학에서 알맞은 전공을 고른 뒤, 졸업과 동시에 돈이 되는 직업을 갖는다는 계획이었다. 성공이 보장된 계획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나는 이 계획이 운명을 바꿀 수 있다고 믿고 승부를 걸었고, 실제로 그렇게 됐다. 하버드대에서 컴퓨터과학 학위를 받은 뒤 구글에서 엔지니어로 일하게 됐다. 나는 이 상승의 궤적을 담은 회고록을 썼고, 책이 나온 뒤 몇 해 동안 전국의 대학에서 강연 초청을 받아 왔다. 처음에는 나 자신을 학생들보다 나이가 조금 많은 롤모델로 여겼다. 그러나 올해 졸업을 앞둔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는 역사소설의 화자가 된 기분이 들었다.
"이스라엘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4년 동안 참혹한 테러 공격과 여러 전쟁, 국제사회의 거센 비난을 겪고도,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만큼 자신감에 찬 인물도 드물다. 6월 30일 리쿠드당 대표로서 12번째 총선 캠페인을 시작한 그는 우호적인 인터뷰 진행자와 열광적인 청중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스라엘의 전쟁은 결코 끝나지 않습니다. 살아남고 싶습니까? 중동에서도, 세계에서도? 그렇다면 강해야 합니다. " 이스라엘은 군사적으로도, 재정적으로도 강하다. 하지만 동시에 사면초가에 빠져 있다. 이스라엘 의회는 7월 17일 해산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은 10월 27일 새 정부를 뽑는 총선을 치른다. 이는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중대한 선거 가운데 하나가 될 전망이다. 이번 선거는 유권자들이 2023년 10월 7일 테러 공격 이후 처음으로 국가 지도부를 심판할 기회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스라엘이 앞으로 어떤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로서는 선택지는 두 가지로 압축될 가능성이 크다.
벤 브로카는 지난해 12월 기업가들에게 AI 도구를 제공하는 회사를 창업했다. 이미 유료 고객 1만 명을 확보했으며 올해 매출 1000만 달러(140억 원)를 달성할 전망이다. 다만 브로카가 늘리지 않은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다른 직원이다. 올해 40세인 브로카는 혼자서 새 회사를 세우고 이후에도 대개 혼자 꾸려가는 창업자군에 속한다. AI 도구는 브로카의 이메일에 답하고, 코드 작성과 디버깅을 돕고, 고객 요청을 처리하고, 신규 구독자를 등록하며, 문제가 생기면 환불까지 해준다. 브로카는 주로 햇살이 가득한 캘리포니아주 소살리토 자택 거실에서 원하는 결정을 혼자 내릴 수 있다는 점을 만끽한다. "타협은 어정쩡한 결과만 낳는다고 생각해요. " 브로카는 말했다. 한때는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을 운영하려면 팀이 필수적이었다. 그러나 AI가 이런 통념을 뒤집으면서 더 많은 예비 창업자가 홀로 사업에 나서고 있다. 결제 서비스 기업 스트라이프(Stripe)의 분석에 따르면, 자사 플랫폼에서 연 매출 100만 달러(14억3000만 원) 이상을 올리는 1인 기업가가 수천 명에 달하며, 그 수가 2023년에서 2025년 사이에 2배로 늘었다.
7월 초, 차가운 맥주와 시원한 모밀국수, 아이스 말차라떼를 앞세운 일본의 여름은 전국의 술집과 식당, 카페에 낙원 같은 성수기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됐다. 지금 일본은 뜨겁다. 외국인 관광객 입국은 계속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달러당 약 163엔 수준의 약세 엔화는 많은 일본인들이 해외 대신 국내에서 휴가를 보내도록 만들었다. 여기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증시 랠리와 임금 상승은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부(富)의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더 넓게 보면, 경제학자들은 이제 일본이 한때는 치유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경제적 침체에서 벗어난 나라처럼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디플레이션은 이제 과거의 일로 밀려난 듯하다. 잠재 GDP를 밑돌던 '마이너스 산출갭'은 해소됐고, 수십 년 동안 '가격 결정력'을 잃었던 경제의 여러 부문에도 다시 가격 결정력이 돌아오고 있다. 마침내 일본은 1980년대 자산가격 거품의 그림자에서 벗어난 듯 보인다. 그 거품은 붕괴를 초래했을 뿐 아니라, 30년이 넘는 경제 침체를 낳았다.
비밀번호와 계좌이체, 이메일 같은 것들은 인터넷을 오가는 동안 암호화 기술 덕분에 엿보는 눈으로부터 보호된다. 하지만 이 기술이 얼마나 신뢰할 만한지는 아무도 확신하지 못한다. 수십 년간 시도했지만 이를 깨는 실현 가능한 방법은 아무도 찾지 못했다. 그렇다고 그런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해낸 사람도 없다. 이론상으로는 어떤 수학자가 내일이라도 영감을 얻어 개인정보 보호는 물론 전자상거래라는 거대한 건축물 전체를 무너뜨릴 수도 있는 셈이다. 실제로 그와 비슷한 일은 이미 한 번 벌어졌다. 1994년 미국 수학자 피터 쇼어는 여러 유형의 암호를 깨는 데 걸리는 시간을 수십억 년에서 몇 시간 이하로 줄이는 방법을 고안했다. 오늘날 '쇼어 알고리즘'으로 불리는 이 기법을 실행하는 데 유일한 걸림돌은 당시에는 대학교 칠판 위에만 존재하던 그것이 요구된다는 점이었다. 바로 양자컴퓨터다. 양자역학을 활용해 일부 계산을 일반 컴퓨터보다 훨씬 빠르게 해내는 양자컴퓨터는 이제 실제로 존재할 뿐 아니라 투자자들의 진지한 관심까지 끌고 있다.
전승에 따르면 약 2300년 전 이집트의 프톨레마이오스 1세는 궁정 고문에게 세상의 모든 문헌을 수집하라고 명했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휘하에 있었던 프톨레마이오스는 인류가 쌓아 올린 모든 지식을 보존할 도서관을 꿈꾸었다. 그의 후계자들은 이 사명을 이어받았다. 왕실 병사들은 알렉산드리아 항구에 정박하는 모든 배를 수색하여 두루마리 문헌을 찾아냈고, 그렇게 모인 책들은 아리스토텔레스의 학당 리케이온을 본떠 세운 학문과 예술의 신전 무세이온에 보관되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장서 역시 그 소장 목록에 포함되어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학문적 번영은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서기 400년 무렵,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역사 속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많은 학자들이 이 도서관의 파괴를 인류 역사상 가장 막대한 지식의 손실이자 암흑시대의 시작으로 여긴다. 수세기에 걸쳐 역사가들은 문제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파피루스 조각들을 하나하나 분석해 왔다. 오랫동안 그 원인은 전쟁으로 알려져 왔다. 기원전 48년 알렉산드리아 전쟁 당시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일으킨 화재로 4만 권이 넘는 두루마리가 소실되었다.
새로운 기술이 무기 획득부터 작전 수행까지 군사 교리 전반을 뒤흔들면서 전쟁 수행 방식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그러나 향후 몇 년 사이 이 변화는 과연 얼마나 급진적으로 진행될까?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 및 경쟁국이 신형 전차와 항공기, 군함에 투자하는 수천억 달러(수백조 원)는 기관총과 곡사포의 등장을 눈앞에 두고 말과 화살을 사들이는 것과 같은 일이 될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두고 서방 군 수뇌부 상당수는 처음엔 자신들이 배울 것이 별로 없는 전쟁이라고 일축했다. 미국과 동맹국은 전쟁에 나설 경우 제공권과 강력한 정밀유도무기로 신속하고 파괴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런 정밀유도무기의 상당량을 소진하고도 이란 같은 중급 국가에 전략적 패배를 안기지 못하면서 그러한 인식이 흔들렸다. 드론이 중심이 된 전쟁, 그리고 값싼 정밀유도무기를 얼마든지 구할 수 있게 된 상황은 이제 되돌릴 수 없는 흐름이 됐다. 과거 강대국의 전유물이었고 이들조차 대량으로 사용하기에는 너무 비쌌던 장거리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등 다른 군사 역량도 마찬가지로 확산되고 있다.
야심 있는 미국 외교관이라면 지금이야말로 새 자리를 노려볼 만한 때다. 적어도 서류상으로는 그렇다. 6월 말 기준으로 미국 대사 자리의 절반 이상이 비어 있었다. 독일부터 사우디아라비아까지 주요국 공관도 여기 포함된다. 아프리카 전문가를 꿈꾸는 이들에게는 특히 기회다. 아프리카 대륙에 있는 미국 대사관 가운데 80% 가까이가 대사 없이 돌아가고 있다. 그러나 미 국무부 안에서 외교관들의 앞날은 그리 밝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1월 백악관에 복귀한 이래 직업 외교관들에 대한 경멸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들을 두고 "아주 어리석은 외교정책 기득권층"이라고 부른 바 있다. 국무부는 세계 속 미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얼굴이자 때로는 기세등등한 집행자로서 해외에서 각별한 예우를 받는 데 익숙하다. 냉전이 끝난 뒤 미국 대사와 특사들은 제국이 파견한 총독에 버금가는 권위로 주재국을 좌지우지하곤 했다. 그러나 트럼프 2기 출범 18개월이 지난 지금 국무부는 뒷전으로 밀려난 정도가 아니라 포위당한 형국이다.
18세기 말, 핀란드의 화학자 요한 가돌린은 스톡홀름 인근 위테르뷔의 한 채석장에서 발견된 특이한 검은 암석을 전달받았다. 당시 이 암석은 텅스텐을 함유한 것으로 여겨졌지만, 가돌린은 그 안에 사실은 이전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광물 물질, 즉 '새로운 토질(土質)'이 들어 있다고 발표했다. 훗날 '가돌린의 이트리아'로 불린 이 물질은 최초로 발견된 희토류 화합물로 알려졌으며, 여기서 추출된 원소 가운데 하나가 오늘날 '이트륨(yttrium)'으로 불리는 은백색 금속이다. 오늘날 이트륨은 AI의 핵심 기반인 컴퓨터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전략 자원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현재 격화하는 지정학적 갈등의 한가운데 있는 희소 금속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이트륨을 비롯해 글로벌 제조업에 사용되는 수많은 광물의 대부분은 중국에서 생산된다. 그러나 미국과의 보복성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중국은 핵심 금속 공급에 대한 접근을 점차 제한하고 있다. 제한 대상에는 레이더 시스템에 쓰이는 갈륨(gallium), 열화상 장비에 사용되는 저마늄(germanium) 등이 포함된다.
더글러스 윌슨에게는 미국인의 삶을 개선할 '소박한 제안'이 하나 있다. 여성에게 투표권을 부여한 수정헌법 19조를 폐지하자는 것이다. "우리 교회 조직에서 하는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정치에서도 하면 돼요. " 윌슨은 최근 내게 자신이 그리는 이상적인 제도를 이렇게 설명했다. "바로 가구 단위로 투표하는 거죠. " 윌슨은 아이다호주 모스코에 본부를 둔 개혁복음주의교회연합(CREC)의 공동 창립자다. 지난 50년 동안 윌슨은 이곳에서 미국에 대한 자신의 신정정치(神政政治) 비전을 퍼뜨리기 위한 작은 제국을 일궈 왔다. 출판사와 학교, 리버럴아츠 칼리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갖췄다. 약 170개 교회가 소속된 윌슨의 교단에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도 신자로 있으며, 윌슨은 지난 2월 국방부 청사(펜타곤)에서 기도회를 인도해 달라는 초청을 받았다. 그러니 이 목사가 아무렇지도 않게 미국 인구 절반의 참정권을 박탈하자고 제안하면 사람들이 귀를 기울인다. 이 입장에 대해 묻자 윌슨은 그것이 최우선 과제는 아니라며 "더 급한 일들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