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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세, 경제, 기술 등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슈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현장의 목소리와 흐름을 전달합니다. 복잡한 글로벌 이슈를 쉽게 풀어내 독자들이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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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5월의 오후, 부퍼탈 인근에서 '매머드'라는 별명을 가진 거대한 궤도갱신 열차가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철도 노선 중 하나를 따라 조금씩 이동하며 낡은 침목, 자갈, 레일을 뜯어내고 새것으로 교체하고 있다. 독일에서 첫 상업용 열차가 운행된 지 거의 200년이 된 지금, 이 작업은 국가 철도망을 재건하려는 역사적인 노력의 일환이자 정부가 부채로 자금을 조달하는 1조 유로(1760조 원) 규모의 획기적인 지출 계획에서 우선순위 사업이다. 독일 철도는 너무 신뢰성이 떨어져서 패트릭 슈나이더 교통부 장관은 시민들이 국가의 기본 서비스 제공 능력에 대한 신뢰를 잃는다면 민주주의가 훼손될 위험이 있다고 지난 3월에 경고했다. 독일 장거리 열차 중 제시간에 도착하는 비율은 20년 전의 84%에서 60%로 떨어졌다. 작년 파이낸셜타임스(FT)의 분석에 따르면, 국영 철도 회사인 도이치반은 가장 신뢰성이 떨어지는 영국 열차 운영사보다도 실적이 저조했다. 수년간의 투자 부족으로 인해 시간은 촉박하다. 현장 노동자들과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 모두에게 그렇다.
아벨라르도 데 라 에스프리야의 콜롬비아 대통령 당선은 중남미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과 정책 우선순위에 더욱 깊이 보조를 맞추는 지역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가 됐다. 안데스 지역에서 중앙아메리카에 이르기까지, 자유시장 경제정책과 강경한 치안 전략을 핵심으로 내세운 포퓰리즘적 공약을 바탕으로 새로운 지도자들이 잇따라 집권하고 있다. 이 같은 방향 전환은 수년간의 저조한 경제성장에 대한 불만, 그리고 일부 국가들에서 초국가적 조직범죄가 급증한 데 따른 정권교체 정서에 의해 촉진되고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는 강력한 이민 단속 정책과 마약퇴치 공동작전에 기꺼이 협력하려는 파트너 국가들의 전례 없는 네트워크를 확보하게 됐다. 이 같은 이념 진영은 미국에 중남미에서의 중국의 경제적 팽창주의를 견제할 수 있는 균형추 역할도 하고 있다. 중남미의 양대 국가인 브라질과 멕시코는 여전히 좌파 정부가 집권하고 있지만, 두 나라 모두 트럼프와 실무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텐트를 챙기고 장화를 닦으며 궐련을 마는 등, 덴마크 동부에서는 6월 27일에 시작되는 쾌락주의적인 음악·문화 축제 로스킬레 페스티벌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라인업은 어느 때보다 다국적이다. 더 큐어(영국), 애디슨 레이(미국), 블랙핑크의 제니(한국)를 비롯해 호주의 포크 비치 트리오부터 탄자니아의 필리 필리 걸스에 이르기까지 많은 아티스트들이 참여한다. 하지만 페스티벌 참가자들의 개인 플레이리스트를 엿들어 보면 더 로컬한 음악을 듣게 될 것이다. 2025년 덴마크에서 가장 많이 스트리밍된 곡 10곡 중 9곡은 덴마크 가수들이 덴마크어로 열창한 노래였다. 최고의 히트곡은 덴마크 가수 오마르와 뭄레의 '헬레 베옌'('끝까지')이었다. 글로벌 스타의 시대에, 국민 상당수가 영어에 능통한 600만 덴마크인들이 주로 자국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놀랍게 보일 수도 있다. 그리고 꽤 최근까지 그들은 그러지 않았다. 2019년 덴마크 인기곡 20곡 중 덴마크어 노래는 5곡에 불과했다. 하지만 작년에는 그 수치가 18곡으로 늘어났다.
중국의 대만 무력 점령은 흔히 불가피하면서도 임박한 일로 묘사된다. 포린어페어스 기고자들을 포함한 많은 관측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대만 방위 공약에 대해 모호한 공개 발언을 하고, 대만의 운명에 무관심한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중국을 자극해 가까운 시일 내, 어쩌면 2026년 말 이전에 무력을 통한 통일을 시도하게 만들 수 있다고 본다. 또한 미국의 대이란 전쟁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동으로의 미군 방어자산 재배치는 중국이 미국의 대응을 두려워하지 않고 대만을 점령할 수 있다는 우려를 더욱 키웠다. 그러나 이러한 추측은 중국의 전략을 오해한 것이다. 중국은 가능한 한 가장 낮은 비용으로 대만과 통일하기를 원하며, 현재는 시간이 지날수록 통일이 더 쉽고 비용도 적게 들 것이라고 믿고 있다. 중국은 대만 방어를 위한 미국의 개입을 억제할 수 있는 군사적, 경제적 역량을 발전시켜 나가면서, 반드시 전면침공을 하지 않더라도 대만을 굴복시킬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리고 그 사이 중국은 대만이 공식적인 독립을 시도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가끔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비판자들에게 관대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는 지난해 "내가 정말 권위주의자인가?"라고 반문하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비판은 좋은 것이다. 우리는 분노나 원한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때로는 비판자들에게 보다 적대적인 면모를 드러내기도 한다. 그는 지난해 6월 "외국 세력들이 우리 사회에 분열을 조장하기 위해 NGO들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며 진노했고, 이어 "그들은 자신들이 민주주의와 인권, 언론 자유의 수호자라고 주장하지만, 사실 그것은 그들만의 민주주의, 인권, 언론 자유일 뿐"이라고 말했다. 거친 장군의 모습에서 고양이를 품에 안는 할아버지 이미지로 변신한 인물에게 어느 정도의 모호함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프라보워의 기질은 너무나 변덕스러워서 그의 동맹들조차 인도네시아의 거시경제 안정성과 민주주의의 미래를 우려하고 있다. 프라보워는 권력을 중앙집중화하고 있으며, 다당제 민주주의에 대한 자신의 오랜 경멸을 실천하려는 듯 의회 내 야당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불과 두 달 만에 존슨 행정부가 베트남 정책에서 겪었던 5년의 과정을 모두 질주해 지나갔다. 개입, 확전, 답답한 교착 상태, 그리고 협상까지다. 이제는 닉슨 행정부의 영역에 들어섰다. 처음에는 거친 위협을 쏟아내고, 이어 만족스럽지 못한 합의를 통해 빠져나와야 할 필요성을 점차 깨닫는 단계다. 이러한 속도가 유지된다면 이란 개입은 몇 달 안에 끝날 것이며, 그 무렵이면 잘잘못을 따지는 논쟁이 이미 시작돼 있을 것이다. 물론 어떤 역사적 유비(類比)도 완벽하지 않으며, 이란과 베트남의 분쟁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점이 많다. 지역도 다르고, 작동하는 이념도 다르며, 기간은 훨씬 짧고, 미국 지상군 투입이나 징병도 없으며, 행정부 교체도 없고, 첨단 군사기술이 활용되는 등 여러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두 분쟁의 구조에는 주목할 만한 대칭성이 존재한다. 우크라이나 전쟁 역시 마찬가지로 한국전쟁과 구조적으로 대칭적이다. 그리고 구조는 정책결정자들의 선택을 제약하기 때문에, 이러한 패턴을 인식하는 것은 전쟁이 어떻게 끝날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
미국과 중국 간의 차가운 무역 전쟁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승리하고 있는 것 같진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월 중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큰 기대를 모았던 정상회담을 가졌을 때, 무역 전문가들은 더 많은 것을 기대했다. 양측은 관세를 조율하고 농산물을 교환하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전반적으로 겉치레만 요란했을 뿐 실속은 별로 없었다. 이번 정상회담은 미국이 중국에 요구 사항이 있을지라도 중국은 더 이상 미국의 파트너들을 공개적으로 달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줬다. 트럼프식 관세 위협이 중국의 대규모 미국 제품 구매를 축하하는 서명식으로 이어지던 시대는 지났다. 수년간 강력한 제조업을 구축한 중국은 자신만의 경제적 무기를 갖게 되었다. 중국을 너무 세게 때리면 그들은 상대국이 의존하는 핵심 부품의 공급을 차단하여 상대국의 산업을 무너뜨릴 것이다. 그 위협은 전 세계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일본과 유럽 국가들도 중국에 의해 입은 상처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미국조차 중국의 위협에 위축된 것처럼 보인다면 더 약한 다른 국가들에게 어떤 희망이 있겠는가? 현재로서는 각국이 공격을 중지하면서 상황이 안정적인, 심지어 평온한 것처럼 보인다.
수 세대에 걸쳐 미국식 자본주의는 기술 발전, 생활 수준 향상, 막대한 부를 창출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제도, 전문지식, 엘리트에 대한 광범위한 불신, 심하게 양극화된 정치, 그리고 기업과 정부 간의 적절한 균형에 대한 합의 부족이 두드러진다. 미국 자본주의는 기로에 서 있다. 한 길은 역사적 기회로 이어진다. 이 길을 가려면 생산성을 높이고 널리 공유되는 번영을 창출하며 나아가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인공지능(AI) 및 청정 기술과 같은 혁신을 지속적으로 발견하고 활용해야 한다. 다른 길에는 경제적 승자와 패자 사이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포트홀이 파여 있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수십 년 동안 미국이 장려했던 제품, 자본, 인력 및 아이디어의 세계적인 흐름을 차단하기 위해 미국이 세우고 있는 장벽으로 인해 길이 좁아져 있다. 미국인들은 혁신, 세계화, 경쟁의 힘에 대해 불안과 회의감을 점점 더 표출하고 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소득, 부 및 기회의 성장을 경험하지 못했거나 자신들의 자녀가 이를 경험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정상에 너무 오래 머문 챔피언이 그러하듯 리튬이온 배터리는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스마트폰부터 전기차, 드론에 이르기까지 수십 년 동안 모든 기기에서 선호되는 배터리로 자리 잡으면서, 리튬이온 배터리의 설계는 에너지 밀도와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수없이 수정되었다. 하지만 과학계 일각에서는 이러한 성능 향상이 이론적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고 말한다. 아무리 뛰어난 모델이라도 추운 날씨에는 쉽게 방전되거나 용량이 빠르게 감소하며 가전제품에 사용되는 배터리의 경우 자연발화하는 일도 발생한다. 이와 동시에 배터리 수요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2026년에 판매되는 자동차의 30%는 전력을 리튬이온 배터리에 의존하는 전기차(EV)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미국의 가정과 기업들은 기록적인 수의 대용량 배터리를 설치했다. 컨설팅 기업 우드매켄지에 따르면 2030년 말까지 배터리 설치량은 거의 40% 증가할 수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에 맞설 훌륭한 대안이 절실한 상황이다. 재료과학의 발전 덕분에 마침내 몇몇 대안이 가시화되고 있다.
1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다보스포럼 참석자들에게, 미국과 중국 사이에 낀 국가들은 더 이상 각자 따로 협상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가 식탁에 앉아 있지 않다면 . 우리는 메뉴 위에 올라가게 된다"고 말했다. 이 표현은 시대의 분위기를 정확히 포착했다. 각국 수도와 국제회의 현장에서 중견국들은 갑작스럽게 다시 주목받고 있다. 싱크탱크 보고서와 신문 칼럼들은 인도를 핵심 '스윙 스테이트'로 묘사하고, 브라질·인도네시아·사우디아라비아·튀르키예를 성공적인 헤징 전략의 모델로 내세우며, 호주·캐나다·유럽·일본·한국에는 더 긴밀히 공조하고 미국 의존도를 낮추라고 촉구한다. 새로운 용어들도 뒤따랐다. 전략적 자율성(strategic autonomy), 다중정렬(multialignment), 미니래터럴리즘(minilateralism), 가변적 기하(variable geometry) 같은 표현들이다. 일반적인 해석은 이러한 움직임이 다극화 세계의 도래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즉, 미국은 지배력을 잃어가고 있다, 나머지 국가들의 부상은 서방 중심 질서의 대안을 만들어냈다, 기존의 위계질서는 중간 규모 국가들이 협상하고 중재하며 강대국들을 서로 견제하게 만드는 보다 느슨한 체제로 대체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휴대폰은 아폴로 우주선을 달로 안내했던 거대한 컴퓨터보다 메모리 용량이 200만 배 더 크고 수천 배 더 빠르다. 이처럼 놀라운 크기 축소는 트랜지스터를 점점 더 작게 만들 수 있는 인류의 능력 덕분에 가능했다. 각 트랜지스터는 모든 컴퓨팅의 기본 언어인 1과 0 사이를 전환할 수 있는 미세한 스위치이다. 트랜지스터 수십억 개가 반도체라고 불리는 작은 실리콘 칩에 집적된다. 칩 하나에 더 많은 트랜지스터가 들어갈수록 더 많은 논리 회로 및 메모리 회로를 담을 수 있으며, 더 많은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첨단 반도체는 단언컨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이다. 지난 5년 동안 반도체는 미국과 중국 사이의 지정학적 발화점으로 떠오르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러한 경쟁에도 불구하고 반도체를 제조하려는 모든 국가나 기업은 단 하나의 기업 ASML에 의존하고 있다. 2020년 BBC가 "비교적 덜 알려진 네덜란드 기업"이라고 불렀던 ASML은 직경 30cm 웨이퍼에 트랜지스터 수십억 개를 집적하는 데 필요한 정밀도로 칩에 트랜지스터를 새길 수 있는 세계 유일의 장비를 만든다.
루스벨트 몬타스는 도미니카공화국의 작은 산골 마을에서 자랐다. 12번째 생일을 이틀 앞두고 그의 어머니는 그를 뉴욕으로 데려왔고, 그곳의 한 의류 공장에서 최저임금을 받는 일자리를 구했다. 몇 년 후 그가 고등학교 2학년이었을 때, 아파트 건물에 사는 이웃 몇몇이 책 한 무더기를 버렸다. 그중 하나는 소크라테스 대화록의 양장본이었다. 몬타스는 그 책을 집어 들었고 소크라테스는 그의 삶을 바꿔놓았다. 고등학교 시절의 은사 한 분 덕분에 몬타스는 컬럼비아대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으며, 이곳 학생들은 학교의 '코어 교육과정'을 통해 서구 문명의 훌륭한 고전들을 접하게 된다. 그곳에서 몬타스는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저작을 접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자신의 내면 깊은 곳을 탐구하면서 내 자신의 내면에 접근할 수 있는 언어를 주었다. 의심과 혼란으로 가득 찬 감정의 광야였던, 미국에서청소년기를 거쳐 성인이 되어가던 내 자신의 성장기를 탐험할 수 있는 모델과 일련의 질문들을 주었다. " 몬타스는 회고록에 썼다. 역설적으로 몬타스는 아우구스티누스로 인해 기독교 신앙을 잃었지만 철학에 대한 믿음을 얻게 되었다.